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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골할머니 Feb 09. 2019

어느정도까지 미니멀해지고 싶은가?

미니멀라이프의 기준은?

처음에 미니멀라이프라는 말을 쓸 때만 해도 (어쩌다 미니멀라이프 ㅡ파타야 한달살기 글 참조) 깊게 생각해보지 않고,  그저 간소한 ㅡ오히려 부족한 ㅡ살림을 가지고 산다는 의미로 사용 했었다. 그런데 "두번째 미니멀 라이프" 라는 글을 쓰고 나서 곰곰히 생각해 보게 되었다. 진정한 미니멀 라이프란 무엇인가?


파타야에서는 작은집에 빗자루와 쓰레받기만 있었는데, 그 빗자루마저도 사용하지 않았다. 바닥면적이 워낙 좁다보니 엎드려서 걸레로 싹싹 닦아내도 잠깐 이면 되었다. 할머니 할아버지 둘이서 별로 더럽힐 것도 없기는 했다.

치앙마이에 오니 전기청소기가 있다. 집이 좀 넓어지긴했어도  뭐 걸레로 닦으려면 못닦을 것도 없지만, 있으니까 편리해서 쓴다. 스핀걸레라고하나? 손대지않고 빨아서 짜서 쓰는 막대걸레도 있다.
편리함과  늘어나는 살림과  미니멀라이프의 간편 함과  그 경계는 어디일까?


파타야에서나 치앙마이에서나 우리가 가진 옷의 개수는 똑같은데, 파타야에서는 빨래가 생기는 대로 손으로 빨았고, 지금은 며칠 모아서 세탁기로 빤다. 2~3일 이지만 빨래 모이는게 지저분해 보이지만 그래도 손으로 안빨고 세탁기를 쓰게 된다.


식생활에 있어서는 변함없이 미니멀하다.

고기나 생선 메인반찬 한 개에 채소 약간이 전부다. 채소를 매일 챙겨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 한국에 있을 때보다는 확실히 반찬수가 줄었다. 한국식 밑반찬이 없다.

뿐만 아니라 양념도 줄었다. 여태 마늘, 파 없으면 음식을 못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마늘 ,파 없이도 훌륭한 맛이 난다는 걸 처음 알았다. 고기양념에도 양파와 후추 만으로도 고기잡냄새 같은거 안나고 맛있는 국물이 된다.닭곰탕을 끓일 때도 양파껍질 삶은물에 닭과 양파만 넣어도 훌륭한 맛이 난다.  태국은 돼지고기가 부드럽고 쫄깃하고 맛있다. 수퍼마켓에서 돼지등뼈를 싼 값에 살 수 있다.
역시 양파껍질물에 푹 끓이고 감자, 양파, 당근, 브로콜리등 채소를 넣으면 한가지만으로 충분한 한 끼 식사가 된다. 고추장만 풀면 감자탕이 된다. 양념이 줄으니까 재료 본래의 맛 을 더 즐길 수 있는 것 같다.


식사의 양도 줄었다.  
한국에 있을 때는 항상 배부르게 먹고, 배고프지 않아도 다음 끼니때가 되면 또 양껏 먹었다. 나이가 드니 소화능력도 떨어져서 항상 더부룩한 상태로 지냈다. 여기 와서는 기본적으로 양을 적게 먹고, 배가 안고프면 끼니를 거르기도 한다.

왜 그런지 몰라도 한국에선 그게 잘 안된다. 자꾸 많이 먹게 된다.


이렇게 장기로 여행나와서 지내다보니 일상이 단순해진다. 단기 여행자처럼 조금이라도 더 보려고 열심히 돌아다니지 않는다. 오히려 사람 많은 관광지를 피하게 된다.


인터넷에서 찾아보니 미니멀라이프의 시작을 버리기부터 시작하는 것 같다. 버리는 기준은 각자 다르겠지만 왜 내가 미니멀리스트가 되려는지 확고한 생각을 가지고 기준을 정해야 하겠다.


내 경우  어느 정도까지 미니멀해지고 싶은지  아직 잘 모르겠다. 나이가 60이 넘어가면서 주변을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또 장기여행 을  몇 번 하면서, 많은 물건 필요없이도 잘 살 수 있구나 하는걸 실감했지만 실천은 쉽지 않았다.


제대로 고민 한 번 해 보아야겠다.

어느 정도로  미니멀해지고 싶은지,

버리는 기준은 무엇으로 삼을지,

우선 내 생각, 내 마음부터 단순해 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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