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장에는 1980~1989년에 태어나고 자란 80년대생들 14명의 인터뷰와 손으로 쓴 유서를 담았습니다. 유서는 인생의 끝을 가정해보고 작성한 것으로 죽음이 임박한 상황에서 쓰인 것이 아님을 밝힙니다. 죽음에 관해 이야기 나누기 위해서는 먼저 참여자들이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지 물어야 했습니다. 다소 민감할 수 있는 정보가 있어 참여자들의 개인정보는 익명을 기반으로 하되 이해를 돕기 위한 최소한의 표기만 하였습니다.
참여자는 지인, 지인의 지인, SNS 이웃 등 제 주변에 있는 사람들 중에 삶과 죽음에 관해 이야기 나눠보고픈 사람들로 선정했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자기 몫만큼의 삶의 무게를 짊어지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집단으로 치부하지 않고 개개인의 삶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평범한 사람은 한 명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떤 삶이든 고난은 있는 법이니 인터뷰 대상은 누가 되었어도 상관이 없었을 것으로 생각해봅니다.
인터뷰는 사전에 준비한 질문과 참여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추가 질문하는 방식으로 한 명당 약 2시간 정도 진행되었습니다. 인터뷰 후에는 최소 3줄 이상 자필로 유서를 써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대부분 손으로 유서를 쓰기 때문에, 가상으로 쓰는 것이지만 최대한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원고를 취합한 후 인터뷰에서 인상 깊었던 내용을 꼽아 일러스트레이터와 이야기를 나누고 떠오르는 이미지를 그림으로 옮겼습니다. 인터뷰 앞 장의 그림은 그런 의미로 눈여겨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인터뷰 시점은 2019년 가을로, 1년이 지난 지금은 참여자의 생각도 인생도 많이 달라졌을지 모르겠습니다. 살아오며 겪었던 경험과 생각을 기꺼이 나눠주신 참여자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인터뷰하던 때보다 더 자기답게 살고 있기를 바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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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생들의 유서' 입고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