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애정하는 시 19
별
나해철
한겨울 마른 나뭇가지 끝에도
주먹만큼한 별들은 매달려
외로워
외로워 말라고
파랗게 빛나는데
아직은 심장에 따뜻한 피 흐르는
내 가슴과 어깨 위에
어찌 별들이 맺혀 빛나지 않겠는가
사람들아 나를 볼 때도
겨울 나무를 만날 때도
큰 눈에 어린 눈물보다도 더 큰
별이 거기 먼저 글썽이고 있음을 보라
나해철 시인에 대해서는 사실 아는 것이 많이 없다. <별>이라는 시로 그를 처음 알았고, 그가 맑은 감성을 가진 사람이며, 별과 겨울과 나무와 눈물을 사랑하는 시인 같다는 생각만 잠시 해봤을 뿐이다.
어릴 때부터 하늘을 올려다보는 일을 좋아했다. 낮에는 구름, 밤에는 달과 별. 언덕 위 빌라에서 살 때도 그랬고 일산의 변두리 아파트에 살 때도 다행히 내 방 창문에서 별은 언제나 잘 보였다. 지금은 별을 맨눈으로 보기가 어려운 시대가 됐지만, 밤하늘의 별이 어디에 있는지, 몇 개가 떴는지, 어떤 게 가장 밝은지 찾는 재미가 있었다. 그래서 지금도 별이 잘 올려다 보이는 곳에 가면 눈물이 날 것 같은 설렘과 흥분이 있다. 윤동주의 시를 읽으면 마음이 맑아지는 것처럼, 별을 볼 때도 그렇다. 그 앞에 나의 모든 것을 드러낼 수 있고, 다 알고 있는 것 같아서 좋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그 무언가.
한 겨울 마른 나뭇가지를 보면서 그 끝에 매달려 있는 별을 보는 시인의 마음은 어떤 마음일까. 앙상한 나뭇가지에서 누군가는 쓸쓸함을 느끼겠지만, 누군가는 희망을 본다. 별이 그 가지 끝에 매달려 나에게 외로워 말라고 말을 건넨다. 가슴과 어깨에 맺힌 별. 큰 눈에 어린 눈물보다 더 큰 별이 글썽이고 있음을 볼 수 있다면 세상은 얼마나 아름다울까.
평창에서 별을 본 일이 있습니다. 별을 바라보며 그냥 이대로 시간이 멈췄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무 염려도, 고민도, 의심도 없이 나도 저 별들처럼 하늘에 박히고 싶다고. 그렇지만 나를 이 세상에 남겨두신 이유가 하나라도 있을 것 같아서 다시 또, 열심히 살아보겠다고 다짐했습니다. 그런데 제가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