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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Mar 05. 2024

문득문득 마음이 따뜻했던 날

말다툼을 하더라도 머리에 붙은 먼지를 떼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

연속으로 미팅이 있던 어느 날,

갑자기 비도 오고 노트북도 무겁고 해서 택시를 탔다.


앞에 할머니가 타고 계셨지만

곧 내리실 모양인지 얼른 타라고 하셔서 탔는데..


알고 보니 할머니는

할아버지와 하루 종일 같이 다니시는 거였다.


혼자 있으면 외로운데, 하루 종일 같이 다니면

매일 여행하는 기분이시란다ㅎㅎ


'보기 좋다.. ^^'라고 생각하던 찰나

두 분의 대화가 시작되었는데, 대화 주제가 '한국 정치'.


20여 분 차 안에 있는 동안

두 분은 점점 더 언성을 높이시면서

우리나라 정치에 대해 열띤 토론을 하셨더랬다.


너무 열띤 토론인지라 난 숨죽이고 앉아 있는데,

내릴 때가 되니 갑자기

(싸우는 것에 가까워 보이던) 토론을 멈추고

아주 자상한 목소리로,

모든 일이 잘 되길 바란다고,

기분 좋은 하루를 보내라고 말씀해 주셨다.


자상한 목소리에 담긴 따뜻한 인사가 문득문득 떠올라

하루 종일 마음이 따뜻했던 날이었다.


얼마 전에 만난 언니가 그런 말을 하더라.

말다툼을 하더라도 머리에 붙은

먼지를 떼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나야 한다고.


페북이가 알려준 12년 전 오늘을 보고  떠올린

택시에서 만난 할아버지, 할머니는

왠지 그러실 것 같다는 근거 없는 확신 :)


그때의 기억이 떠올라

오늘도 문득문득 따뜻해질 것 같은 느낌.


이래서 기록이 중하지요 ㅎㅎ




https://brunch.co.kr/@designermyo/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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