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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esigner MYO Nov 29. 2018

day 69. 두근두근 생애 첫 영문 기사

아트 매거진 Can Journal

지난 9월 말, 지역 아트 매거진에서 'Creative Fusion 2018 : Data Arts Edition' 아티스트들과 인터뷰를 하고 싶다는 의사를 전해 왔다. 영어로 인터뷰가 웬 말. 한국에서야 인터뷰는 꽤 여러 번 해봐서 괜찮지만(사실, 괜찮아지는 데 1년은 걸렸었다..), 영어로 인터뷰해보긴 난생처음. 걱정이 몰려오기 시작했다. 


10월 초, 인터뷰 일정을 잡기 위한 메일이 왔고, 나는 인터뷰를 하기 전에 질문 리스트를 보내달라고 요청했다. 다행히 질문 리스트는 바로 보내줬는데, 질문이 15개나 있었다.


물론, 인터뷰라는 것이 하다 보면, 추가 질문도 생기고 질문 순서도 바뀌기 마련이지만 영어 실력이 워낙 소박한 지라.. 사전 준비가 필요했다. 질문 별로 답변을 작성하고, 뉴욕에서 살고 있는 친구에게 보내서 검수 받고, 같이 이야기 나누면서 답변을 수정하고, 그렇게 완성한 원고를 달달 외우고도 자신이 없어서 답변을 출력했다.

드디어 인터뷰 당일. 캔 저널(Can Journal)의 편집장인 Michael Gill은 인포그래픽이라는 분야에 아주 관심이 많았다. 바이스 버사의 대표 포트폴리오 중 하나인 저스트 터치 잇 앱과, 제1회 제주 비엔날레 – 투어리즘 출품작 ‘관광 데이터로 보는 제주’ 모션 인포그래픽에 큰 관심을 보였다. (실제로 기사에도 영문으로 된 다른 포트폴리오 이미지 대신 제주 비엔날에 작품을 실었더라.)

중간에 적당한 단어나 표현이 생각나지 않아 시간을 지체할 때도 마음 편히 생각할 수 있도록 배려해준 Michael Gill 덕분에 처음에 다소 떨리던 목소리는 점점 안정을 되찾았고 인터뷰를 잘 마칠 수 있었다. 인터뷰가 끝나고 시계를 보니 한 시간 반이나 지나 있었다.


그렇게 몇 주 내내 걱정했던 인터뷰가 무사히 끝나고, 한 달 뒤에 따끈따끈한 아트 매거진이 배달되었다.

함께 지내고 있는 인터내셔널 아티스트 안젤리카(왼쪽), 알시노(오른쪽)의 기사

영어로 된 기사는 처음이다. 처음은 언제나 설렌다

바이스 버사를 오픈하고 10년 가까이 되면서 어느 순간 '처음'이 사라졌다. 회사를 오픈하고 몇 년은 모든 프로젝트가 처음이었기에 언제나 설레고 재밌었다. 기사 한 줄만 나와도 신기하고 좋아서 온 가족들에게 보여주곤 했는데 어느새 인터뷰 기사가 나와도 금세 잊어버리기 일쑤. 

일이 재미 없어진 건 아니지만, 예전보다 흥분할 정도로 기뻐하는 일이 많이 줄어들었다.


미국에서 지내는 3개월 동안 책으로 쓰면 500 페이지는 될 정도로 많은 일이 있었지만, 가장 좋았던 점은 바로 이런 설렘을 다시 찾은 게 아닐까 싶다.


이 설렘을 앉고 이제 슬슬 바이스 버사 디자인 스튜디오로 복귀할 준비를.

2019년 바이스 버사 10주년을 맞이하며, 다시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로운 프로젝트를 준비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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