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를 바라보는 월스트리트의 다양한 시선들
테슬라는 참 재미있는 기업입니다.
보는 사람의 성향에 따라 '주가 전망'이 극과 극을 달립니다. (물론 지금까지는 대부분 긍정적이고 인내력 있는 사람들이 돈을 벌어왔습니다)
그리고 이번 실적 발표 뒤에도 월스트리트 역시 의견이 극도로 엇갈렸습니다.
실적 발표 다음날 기준 테슬라 주가가 400달러였는데, 월스트리트의 목표 주가는 '125달러~430달러'까지 다양했습니다. 125달러라면 지금 주가에서 70% 떨어질 수 있다는 계산이죠.
단순히 자동차 회사로서 판매량 전망만 해봐도 복잡한데, FSD 같은 자율주행 시스템의 안전성, 계란도 집는다는 휴머노이드 로봇의 수익성, ESS 같은 배터리의 판매량, 그리고 2025년 로보택시 등장의 성과처럼 숫자로 분석하기 어려운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겠죠.
트럼프 2기의 총아로 떠오른 '일론 머스크 효과'는 아예 숫자로 분석이 안될 것이고요.
테슬라는 참 어려운 기업입니다.
CNBC가 월스트리트의 각 투자회사들은 어떤 부분에 집중해서 주가 전망의 차이가 나왔는지 간단히 요약한 기사를 썼습니다.
** 참고로 2025년 1월 31일 기준 테슬라의 주가는 400달러 정도 됩니다.
I. 모건스탠리 "AI, 로봇 기대. 비중 확대".. 목표 주가 $430
모건 스탠리의 애널리스트 애덤 조나스는 4분기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테슬라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했습니다.
모건 스탠리는 AI와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기대에 집중했습니다.
조나스는 "4분기 실적을 보면 자동차 기업에서 인공지능(AI) 및 로봇 공학을 활용하는 다각화된 기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평가했습니다.
II. 골드만 삭스 "리스크 있다. 중립".. 목표 주가 $345
골드만 삭스는 "장기적 성장 가능성은 있다"라면서도 일론 머스크가 추가로 제시한 목표들이 달성되지 못할 수 있다는 리스크에 주목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❶ "테슬라의 장기적 성장 가능성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유지"
❷ "완전 자율주행(FSD)이 인간 운전자보다 안전해지는 시점이 온다는 전망이나 2025년 테슬라 인도량 20~30% 증가 같은 목표가 달성되지 않을 리스크가 존재한다"
III. 웰스 파고 "로보택시 과잉 반영. 비중 축소".. 목표 주가 $125
애널리스트 콜린 랭건의 전망인데, 70% 정도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을 내놨습니다.
이 애널리스트는 "자율 주행 로보 택시와 휴머노이드 옵티머스 autonomous Cybercab and humanoid robot Optimus 모두 개발 중인데도 주가에 너무 과도하게 반영됐다"라고 주장했습니다.
❶ 수요 감소와 (차량) 가격 인하 효과 감소로 차량 인도량이 줄어들 것으로 본다.
❷ 추가 가격 인하와 낮은 판매량을 감안하면 마진도 부정적이다.
❸ 테슬라의 차세대 모델 모델의 수요 및 마진에 대한 우려도 있다.
❹ 오토파일럿에 대한 미국 규제 강화 가능성과 기존에 약속했던 기술(Dojo, Optimus, 완전 자율주행 등)도 제때 잘 나올지 알 수 없다.
VI. UBS "로봇, 더 기다려야, 매도" .. 목표 주가 $259
UBS는 휴머노이드 로봇에 주목했습니다. 그리고 "실적에 영향을 주려면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는 게 결론이었습니다.
UBS는 매도 의견을 유지했지만, 목표 주가를 기존 $226에서 $259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❶ 테슬라가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에 성공할 거라는 믿음과 그 기술이 얼마나 빨리 성장할 것인 지가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별개의 문제이다.
❷ 향후 1~2년간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이 주가를 결정한다고 보면, 휴머노이드 로봇 사업은 2026년까지 실적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하지 못할 것이다.
V. 에버코어 ISI "ESS가 본업은 아님. 중립".. 목표 주가 $275
에버코어는 테슬라가 힘을 주고 있는 에너지 저장장치 ESS에 주목했습니다.
테슬라는 2025년도에 이 분야가 50% 성장을 할 거라고 자랑했지만, 애널리스트 크리스 맥낼리는 “현재 EV/에너지 산업 사업이 단지 시가총액의 40% 미만을 차지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시총 1.5조 달러 중 약 6000억 달러에 해당할 뿐”이라고 분석했습니다.
PS .. 테슬라에 대한 질문들
일론 머스크와 테슬라의 실적 발표는, 향후 주가 전망과 별개로, 늘 우리를 미래로 끌고 들어가는 재미를 줍니다.
애널리스트가 던진 이런 질문들을 보면, 그가 테슬라에 매우 부정적이든, 아니면 긍정적이든, 모두가 이미 미래의 모습에 대해 갑론을박을 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정말로 2025년에는 로보택시가 캘리포니아에 등장할까?"
"2025년에는 휴머노이드 로봇이 공장에서 정식으로 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을까?"
"진짜로 인간보다 안전한 운전을 하는 FSD를 만날 수 있을까?"
차가 스스로 운전하고, 로봇이 빨래를 개주는 세상.
그런 미래의 세상이 언제쯤, 어떻게 올 지 고민하는 것도 테슬라 분석의 일부라면, 다른 기업 분석보다는 재미있어 보입니다.
그래서 테슬라는 참 어려운 회사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