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 크루즈로 기지개 펴는 크루즈 회사.. 크루즈업, 주가 더 오를까?
2020년 2월 일본 요코하마 항에 벌어졌던 '다이아몬드 프린세스호 격리 사건' 기억하십니까?
당시 이 크루즈선에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오자 일본 정부는 "아무도 일본에 상륙해서는 안된다"라면서 승객과 승무원 3700명을 2주 동안 배 안에서 격리했습니다.
코로나가 크루즈선의 환기구를 타고 번지면서 환자가 급증해 450여명까지 늘어났습니다. 당시만 해도 코로나 19의 치사율이 높던 초기라 환자들은 크루즈 안에 갇힌 채로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당시 일본은 코로나 환자를 배에서 내리지 못하게 하는 막는 일종의 '쇄국 정책'을 폈는데, 워낙 초기라 대처법도 몰랐고, 그래서 3,700명을 격리해 관리할 자신이 없었던 겁니다. 배 안에서 환자가 급증하자 전세계가 비난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몇몇 나라들은 부랴부랴 전세기를 보냈고, 그제서야 일본 정부는 배 안에 있던 그 나라 국민들을 선별적으로 돌려보내줬습니다.
이 사건이 벌어진 뒤 크루즈 선은 코로나에 아주 취약한 여행 수단으로 많은 사람들의 마음 속에 자리잡았고, 2019년까지만 해도 엄청나게 잘 나가던 크루즈 회사 주가는 곤두박질 쳤습니다.
그리고 5년이 지났습니다.
❶ 크루즈 회사와 금리
보통 카니발 크루즈, 로얄 캐리비안 크루즈, 노르웨지안 크루즈을 보통 세계 3대 크루즈 회사라고 합니다.
10층이 넘는 높이의 큰 크루즈선을 몇 십척씩 같고 있는 회사들이니, 말 그대로 '중후장대' 기업들입니다.
많은 여행 상품들을 팔지만, 주로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프랑스 남부, 크로아티아를 오가는 지중해 코스와 플로리다에서 출발하는 캐리비안의 섬 투어들로 수입을 올립니다.
위 그래프에서 보듯 이 회사들의 최근 10년 주가를 보면, 아직도 코로나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 곳도 있고, 다시 회복한 회사도 있습니다.
다른 크루즈 회사들도 비슷한 모습인데, 모두 코로나 기간 내내 장사를 제대로 못했고, 그 탓에 중후장대한 배를 유지하기 위해 엄청난 빚을 졌고, 금리 또한 고공행진을 하면서 빚 갚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최근 크루즈 상품 가격도 올렸고, 상품 예약률도 아주 높지만, 여전히 수익의 상당 부분을 빚 갚는데 쓰고 있습니다.
❷ 리버 크루즈 River Cruises
그런데 CNBC가 크루즈 회사 중에 하나인 로얄캐리비언 크루즈가 "리버 크루즈river cruises를 시작한다"면서 기사를 썼습니다.
주로 바다를 다녔는데, 앞으로는 유럽에서 '강 투어'를 한다는 건데, 물론 얕은 강과 다리를 지나기 위해 몇 천명씩 싣고 바다를 오가는 기존의 대형크루선이 아니라 훨씬 작은 규모로 강 투어를 할 것으로 보입니다.
2027년 시작할 리버 크루즈의 정확한 크기는 공개되지 않았는데, 일단 골드만 삭스는 "선박당 약 180명 정도를 태울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올해 예약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는데, 어느 강에서 투어를 할지, 어떤 시설을 갖춘 배를 마련할지 바다에 접한 항구에서 대형 크루즈선으로 갈아탈 수 있는지 등등은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이미 독일,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을 배를 타고 여행할 수 있는 크루즈 상품을 운영하고 있는 작은 회사가 있어서 (대형 크루즈 회사보다 작다고는 하지만 심지어 미국에 상장되어 있는 규모입니다) 짐작은 해볼 수 있습니다.
그 회사 홈페이지에서 가져온 지도를 보면, 네덜란드에서 라인강 타고 중부 유럽을 관통하다가 운하를 거쳐 이동한 뒤 다뉴브강을 타고 내려올 수 있습니다.
게다가 3대 크루즈 회사 가운데 하나가 리버 투어에 뛰어들었다면, 추가 상품도 쏟아질 것이 뻔합니다.
얼핏 생각해봐도 콜롬부스가 미 대륙을 발견할 때 출항했다는 스페인의 세비야 같은 일부 내륙 도시도 강 타고 올라갈 수 있습니다. 프랑스도 곳곳에 큰 강이 있어서 이미 강으로 농산물을 수출하는 큰 도시들이 있습니다.
또 강을 타고 올라가다가 더 이상 못가게 되면, 중간에 작은 배로 갈아타고 하루 여행 다녀오는 전술도 있습니다.
지금도 대형 크루즈선들이 정박할 수 있는 큰 항구 시설이 없는 그리스 산토리니 같은 도시에서는 ‘작은 배로 갈아탄 뒤 상륙해서 여행하고 돌아오는 전술’을 쓰고 있습니다. 파리나 런던, 로마는 그렇게 여행할 수 있지 않을까요?
❸ 고령화와 크루즈 여행
특히 리버 크류즈를 통해 중부 유럽 내륙의 많은 도시를 갈 수 있다는 건 고령층 고객 확보 차원에서도 유리하다고 보도했습니다. 유럽 크루즈 이용객의 상당수가 이 지역에 사는 '부자 나라 고령층'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유럽 선진국들의 경우 고령층의 건강을 위해 ‘여행 바우처’를 무료로 제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나라마다 보조해주는 비율은 다릅니다)
그런데 이 바우처는 돈으로 바꾸거나 다른 곳에 쓸 수 없어서 무조건 여행에 쓰는데, 상당 부분을 고령자를 위한 '크루즈 여행'에 사용합니다.
한 번 짐을 실어 놓으면 도시를 알아서 찾아다니는 크루즈 여행이 '이동 부담'이 적어서 시니어 여행에 적합하기 때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예전 크루즈에서 만났던 한 북유럽 70대 어르신에게 "바우처로 크루즈 여행만 다니시냐"고 여쭤본 적이 있는데, "그럼 그 바우처로 알프스를 올라가겠나?"라는 답을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크루즈는 고령화 인구 증가에 따른 수혜를 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나이가 들수록 크루즈 여행에 돈을 쓰려는 경향이 강하다"라고 CNBC는 전했습니다.
매년 유럽의 주요 항구까지 가서 지중해를 돌아보는 고령층 여행객들에게 리버 투어는 새롭기도 하고, 가깝기도 하며, 자연스럽게 바다 접한 항구로 가서 큰 배로 옮겨 탈 수도 있는 '편한 여행'을 제공할 수 있습니다.
웰스 파고는 이번 리버 크루즈 발표에 대해 "수익의 1%에 해당하지만 보완적인 서비스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골드만삭스는 "휴가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바클레이즈는 "이 회사는 매년 800만명 이상의 고객을 유치하는데 절반은 리버 크루즈에 관심이 있다. 수익은 작은 부분을 차지하지만, 고객 네트워크를 더 넓힐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습니다.
PS .. 코로나 이후의 여행
코로나 충격으로 나락으로 떨어졌던 여행업들이 거의 대부분 제자리로 돌아왔고, '코로나 확산에 최적화된 환경'이라는 오명 때문에 회복이 가장 늦었다는 크루즈 회사들도 제자리를 찾고 있습니다. (물론 주가는 이미 많이 올랐습니다)
골드만 삭스나 바클레이즈 같은 대형 투자회사들 '리버 크루즈' 같은 작은 규모의 사업에도 관심을 보이는 건 빚 갚기 급급하던 크루즈 회사들이 뭔가 새로운 사업을 내놓기 시작하면서 변화의 조짐을 보여주기 시작했다는 판단도 깔려 있을 겁니다.
솔직히 금전적으로만 보면 이런 작은 리버 크루즈 배로 이 회사들이 큰 돈을 벌어 주가가 치솟을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CNBC는 "아무리 잘 벌어봐야 이 회사 전체 수입의 1%에 불과하다"는 보고서 내용을 전했습니다.
"아직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공개가 안된 상황이라 평가를 보류한 투자회사들도 있다"고도 전했습니다.
다만 전세계 선진국들이 겪고 있는 '고령화 현상'이 유리하게 작용할 건 분명합니다.
한 보고서는 "우리가 아는 것은 미국 내 베이비붐 세대(55세 이상 인구)가 2030년까지 1억 1천만 명에 이를 것이며, 이들 중 순자산 100만 달러 이상을 보유한 이들도 상당수라는 점"이라는 분석을 내놨습니다.
하지만 우울한 전망도 있습니다.
빚이 산더미처럼 많은 크루즈 회사들, 금리가 여간해서는 예전 수준까지 쉽게 내려갈 것 같지 않다는 점은 큰 걱정입니다. 돈 벌어 은행 좋은 일 시켜주는 일을 반복할 수 있으니까요.
게다가 3대 크루즈 회사의 주가는 이미 지난해 많이 올랐습니다. 각각 59%, 66%, 109% 올랐습니다.
빚 많은데 장사는 잘된다는 이 업종, 2025년엔 어떤 모습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