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미디어 "올 연말 트럼프 펀드 출시"..제조업, 에너지, 코인
트럼프 대통령이 가지고 있는 소셜미디어 회사인 Trump Media & Technology가 상장지수 펀드(ETF)를 출시한다고 발표했습니다.
펀드 종류는 1) Made in America (미국산) 펀드 2) Energy Independence(에너지 독립) 펀드, 그리고 3) 비트코인 플러스 펀드로, 모두 트럼프 대통령의 정책에 ‘우선 순위’가 있는 종목들로 구성될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리 '금융의 나라' 미국이라고 하지만 "정책을 결정하는 현직 대통령이 이래도 되나"라는 논란이 불거질 것으로 보입니다.
❶ 트럼프 ETF
트럼프의 소셜미디어 회사인 트럼프 미디어는 "상장지수펀드(ETF)와 개별 관리 계좌에 대한 상표를 출원했다"고 밝혔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ETF는 올해 말 출시될 예정이다"라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미디어의 이같은 결정은, 소셜 미디어 플랫폼 Truth Social이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방안입니다. 펀드가 인기를 끌 경우 수수료 수익을 크게 올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ETF(상장지수펀드)는 주식시장에 상장되어 개별 주식처럼 거래되는 펀드로, 전통적인 뮤추얼 펀드보다 낮은 수수료와 세제 혜택을 제공하는 투자 포트폴리오로, 일반 투자자들에게 가장 널리 보유되고 선호되는 금융 상품 중 하나입니다.
❷ 트럼프 ETF, 가능할까?
트럼프 대통령 브랜드의 영향력을 의심하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Trump Media는 지금까지 이 펀드가 어떤 방향으로 투자를 할 것인지, 수수료는 어느 수준이 될 것 인지 같은 구체적인 정보는 거의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 회사의 계획은 이미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산 운용사는 새로운 펀드를 출시하기 전, 증권 규제 당국의 승인을 요청한 후에야 이를 홍보하는데, 아직 신청서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하지도 않았습니다.
현지 대통령이 자신의 회사가 판매하는 투자 상품에 대해 자신의 행정부에 직접 승인을 요청한 전례가 없기 때문에, 어떤 심사 결과가 나올지도 알 수 없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과 인터뷰한 펀드출시 자문 제공사는 "이건 분명히 증권법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❸ 새로운 대안투자?
논란이 일자 이 회사 대변인은 "회사가 모든 관련 법규와 규정을 완전히 준수하고 있다"라고 해명했습니다.
그는 "우리는 투자자들에게 미국 에너지, 제조업 및 시장 전반에 걸쳐 경쟁력 있는 대안을 제공하는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수단을 제공하고자 한다"라며 "비트코인과 관련된 전략을 포함하여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며 우리 제품을 차별화하려고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이 회사는 Truth.Fi 라는 브랜드명으로 금융 부문에 진출한다고 지난 1월 29일 처음 발표했습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미디어의 지분 가운데 53%를 가지고 있는데, 이 지분은 자신이 100% 소유 중인 신탁으로 이전해 놨고, 관리는 그의 아들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씨가 관리하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PS. 트럼프 리딩방?
세계 최대의 ETF 운영사인 Vanguard나 BlackRock의 경우 낮은 수수료를 바탕으로 수천억 달러 규모의 ETF를 운용합니다. 이 ETF에 유례없이 많은 투자금이 몰리면서 이번 실적 발표에서 주가가 폭등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소규모 회사들이 만든 펀드들이 돈 버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일부 작은 규모의 ETF 운용사들의 경우, 큰 회사의 ETF에 비해 다소 높은 수수료를 부과하기도 한다"라면서 "이런 펀드는 대부분 수익이 많지 않지만, 가끔씩 큰 성공을 거두는 펀드가 나오면 엄청난 수익을 가져오기도 한다"라고 설명합니다.
자, 그럼 이건 어떨까요?
'트럼프 Made in USA 펀드’ ‘트럼프 에너지 독립 펀드’ ‘트럼프 비트코인 플러스 펀드’
미국 금융당국이 허가를 해줄지도 아직은 알 수 없지만, 만약에 출시가 된다면 이 펀드는 엄청난 성공을 거둘까요? '아메라카 퍼스트'에 열광했던 미국 유권자들이 이 펀드를 살까요? 안 살까요?
이미 블랙록 같은 회사는 이른바 '아메리카 퍼스트 정신'을 활용해 '미국 제조업 ETF'를 지난해 7월 출시했습니다. 하지만 이 펀드의 자산 규모는 1천2백만 달러 규모로 다른 펀드에 비해 눈에 띄게 성공하지는 못했습니다.
티커 역시 상징적인 이름의 'MADE'인데, GM이나 Eaton, Deere & Co, RTX 같은 미국 제조업 회사 113개로 이뤄진 ETF입니다.
수수료는 블랙록치고는 높은 0.4% 수준입니다.
지난해 7월 24.32 달러로 상장돼 이제 24~26 달러 언저리를 맴돌고 있는 정도입니다.
물론 트럼프의 아메리카 퍼스트 펀드는 다를 수 있겠죠?
만약 출시된다면 사시겠습니까?
"3개의 펀드에 1/3씩 나눠서 재산을 다 넣겠다"라는 미국인의 댓글도 있었습니다.
요즘 트럼프 대통령의 화려한 관세 정책과 좌중우돌 언사 때문에 들썩이는 주식 시장을 보면서, 그의 펀드를 사는 게 '가장 마음 편한 투자'일 수도 있겠다는 엉뚱한 생각도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