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조금의 완벽주의가 있다. 회사에 다니지 않고 독립적으로 살아가려고 하며 이것저것 시도해봐야 하는 시점에, 완벽주의는 실행을 저해하는 정말 큰 요소라는 것을 절실히 느끼고 있다.
여러 가지 시도를 해보고, 완벽하지 않아도 실행하는 것에 초점을 두려 하지만 쉽지 않다. 완벽주의를 완벽하게 벗어나야 한다는 완벽주의에 다시 빠지고 있는 아이러니라고 해야 하나... 정확히 말하면 실패했을 때의 두려움, 주위의 시선들을 극복하는 것이 어려운 것 같다.
한 자기 계발 숏츠에서 봤던 문답 형식의 짧은 대화들이 인상 깊게 남아있다.
하고 싶은 것을 지금 시작하라고 하는 남자에게 여자는 두렵다고 대답한다. 남자가 뭐가 두렵냐고 물었더니, 여자는 모르겠다고 대답한다. 남자는 뭐가 두려운 건지도 모르겠으면 그냥 하면 된다고 한다. 남자의 말에도, 여자의 말에도 공감이 되었다.
뭐가 두려운지 모르겠는데 두려운 거면 사실 그 두려움은 실체도 없는, 어쩌면 진짜 두려운 것이 아니지 않을까. 우리가 하고 있는 걱정의 90%는 사실 일어나지 않을 일들에 대한 걱정이라는 이야기처럼 말이다.
이전 프로젝트를 통해 알게 되어 가깝게 지내는 대표님도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업을 하다 보면 워낙 변동되는 부분도 많고 계획적으로 되지 않는 부분도 많기 때문에, 완벽하지 않아도 순간의 기회를 잡는 것이 진짜 능력이라고 말이다. 한편으로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기회를 잡는 것이 더 두려울 수도 있지만, 그 기회를 잡지 못하고 날려 보내는 것이 더욱 큰 손실인 확률이 많다고 한다.
나와 NONS의 일원으로 함께하고 있는 H도 완벽주의의 성향이 있다. 원래의 성격이 워낙에 꼼꼼하고 세심하다 보니 더욱 정돈되고 완성된 것을 추구한다. 디자인을 전공한 H는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고, 앞으로 자신만의 작품 활동을 하고 싶은 꿈이 있다.
최근 H는 완벽주의를 타파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하나 시작했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으니, SNS에 매일 3분 동안 그린 그림을 올리는 것이다. 계정 이름은 3 minutes left(3ML)로, 3분 남았다는 뜻을 담아서 지었다.
H의 작품을 기반으로, 멀지 않은 시점에 완벽주의를 없애고 다 같이 무엇이든 시작해 보자는 스토리를 담은 브랜드를 론칭해 보는 것을 논의 중이지만 완벽주의 2명은 이 조차도 완벽하게 시작하려고 하다 보니(!) 시작이 쉽지 않다.
Done is better than perfect. 완벽보다 실행이 낫다는 것을 항상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