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의 시장, 이스마일로보

사람사는 냄새가 가득하다

by 넙죽

이스마일로보에는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


러시아에 살면서 느끼는 점은 이 나라의 정서가 우리의 80년대나 90년대의 정서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직 정감이나 공동체주의가 살아있다고 해야하나. 사람마다 느끼는 점은 매우 다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는 여타 유럽국가들을 여행할 때보다 훨씬 안전하다고 느끼며 살고 있다. 누군가 러시아사람들에 대해 묻는다면 그들은 매우 정직하고 자신들의 삶에 대해 성실하게 사는 사람들이라고 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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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몇달 지내다 보니 이 나라 사람들의 삶으로 깊게 들어가보고 싶었다. 역시 사람 사는 곳을 보려면 다른 곳들 보다는 시장이다. 이스마일로보는 집에서 꽤 거리가 있는 편이었지만 충분히 가볼만 한 가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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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현지 직원들 말로는 80년대까지는 이곳이 꽤 괜찮은 지역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았으나 현재는 사람들의 관심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이 되었다고 한다. 아무래도 다른 관광지들과도 거리가 조금 있다보니 동선의 효율성이 떨어져 관광객 입장에서도 일정을 짤 때 고민이 많이 되는 곳이긴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방문한 날에는 사람들이 꽤 있었다. 명성이 조금 떨어지긴 했어도 품은 매력까지 바래지지는 않았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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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는 품목들도 다양하다. 곰가죽부터 양탄자 소련시대 선전물, 각종 골동품, 그림들까지. 심지어 집에서 안입는 옷가지까지 들고 온 사람들도 보았다. 시장은 물건 구경하는 재미도 있지만 사람 구경하는 재미도 있는 법이다. 시장의 상인들과 구경온 손님들의 어우러짐을 즐겨본다. 다른 시장들처럼 가벼운 호객 행위는 있지만 불쾌할 정도는 아니며 다른 나라들에 비하면 점잖게 느껴질 정도였다. 부담없이 돌아볼 정도였으니까. 다만 우리 부부는 그곳에서 무엇인가를 살 엄두는 나지 않았다. 시장은 흥정이 제맛인데 아직 흥정할 러시아어 실력까지는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구경하는 재미는 확실히 챙겼으니 흥미로운 방문이었다. 우리 둘다 다음에 부모님들이 오시면 이곳에 모시고 와도 좋다고 생각했을 정도이니까. 러시아인들의 삶을 느끼고 싶다면 이스마일로보를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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