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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마튤립 Oct 24. 2024

'여기요~ 절 보고 함께 웃어주세요!'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95

오늘부터 83일 전,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11번째에 '아기와 함께라면 나는 인사 왕'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썼었다. 그리고 그로부터 거의 세 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보면 아기가 금방 또 많이 자라났음이 체감된다.


당시 아기는 누군가가 쳐다보면 같이 보면서 슬며시 미소 짓는 것 반, 같이 보다가 울음을 터트리는 것 반이었다. 그래서 엘리베이터를 타면 울음을 터트리기 시작하는 아기를 후다닥 데리고 나오기 일쑤였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 아기가 완벽히 달라졌다.

'제게 눈을 맞춰주세요!' 하고 갈구하는 눈웃음과 코찡긋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웃어주기 시작한 것이다.


길을 걷다가도,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도서관에서도, 백화점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말이다!


그제는 문화센터가 끝나고 몇몇 엄마들과 함께 잠시 커피를 마시는데, 뒤에 앉은 이모들을 발견하고는 눈웃음과 코찡긋을 날리기 시작했다. 그렇지만 수다 삼매경에 빠진 이모들은 아기를 쳐다볼 새 없었고, 아기는 단념한 듯 고개를 돌렸다.


이렇게 한 번의 시도로 끝날 아기가 아니지!

다시 또 눈웃음과 코찡끗을 무장한 채 이모들을 계속 쳐다보자, 아기의 시선이 어찌나 따가우셨을지- 웃고 있는 아기를 드디어 발견하고는 함께 장난도 치며 웃어주었다. 이모들이 자리를 뜰 때까지 자꾸 쳐다보며 시선을 강탈한 아기. 이야기하는 데에 방해가 되진 않으셨을지- 조심스레 사과의 말씀을 드려본다.


아기와 함께 밖에 있다 보면 자꾸 누군가를 보며 웃고 있어서, 누가 아기를 쳐다보고 있나? 하고 아기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이목을 끌기 위해 타인을 향해 웃어주고 있는 경우가 더 많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낯가림이 조금 있던 아기인데, 이렇게 금방 잘 웃어주는 아기가 되었다는 것이 참 신기할 뿐이다.


'아니 어쩜 그렇게 관심받는 걸 좋아하는 거야! 쪼꼬미 귀요미 녀석!!'


어느새 다른 사람들에게 잘 웃어주는 아기로 변했지만, 애착이 형성되어 있는 사람과 가까이 있을 때만 다른 사람들에게 웃어주는 걸 보면 엄마가 포근한 울타리라고 느끼는 듯하여 참 다행스럽다!


지금은 외향형에 가깝지만 어린 시절에 다른 사람들이 쳐다만 봐도 울어서 별명이 '울보'였던 나, 그리고 그때나 지금이나 내향형인 남편, 우리 둘 모두를 닮지 않은 것 같은 우리 아기.

세 달 만에 바뀐 아기의 성향이 앞으로 또 어떻게 변해갈지는 모르겠지만, 지금처럼 해맑게 예쁘게 잘 웃는 아기가 되기를 바라는 엄마의 마음이다.


웃는 얼굴을 보면 절로 웃음이 나오고, 또 웃는 얼굴에는 침을 못 뱉는다는 속담이 있듯-

누군가 웃음을 지어주면 우리 모두 금세 마음이 행복해지기 마련이니 말이다.


'아기야, 지금처럼 행복하게- 예쁘게 웃으며 지내렴! 많이 많이 사랑해!'




오늘은 100일간의 육아 감사일기 아흔다섯 번째 날이다.


아기와 함께 나선 산책길에서 짧은 신호등을 건너는 찰나- 갑자기 아기가 눈웃음 코찡끗을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아니 여기에는 웃어줄 사람이 없는데?' 하고 아기의 시선을 따라 오른쪽을 바라보니, 오토바이에 타고 신호 대기 중인 아저씨가 계셨다. 아니 이제 하다 하다 도로 한가운데에 멈춰 있는 아저씨께도 웃음을 전하다니-! 너무 웃기고 귀여워서, 함께 산책을 나선 옆집 언니와 함께 하하하하 웃음을 터트렸다.


횡단보도를 기다릴 때에도 아기가 또 해맑게 웃고 있어서 뒤를 봤더니, 다른 이모와 또 인사를 하고 있었고- 길을 가는 중에도 호시탐탐 탐색을 하며 '또 웃어줄 사람 없나~?'하고 사람들을 쳐다보는 아기의 모습에 내 귀여움 저장고가 한도 초과 되었다.


이미 점심시간에 들른 도서관에서도 책을 고르는 이모와 책을 정리하는 사서 선생님들을 책꽂이 반대편에서 보며, 마치 첫사랑 영화처럼 웃고 있던 아기의 모습에 귀여움 저장고가 많이 채워졌던 상태였기 때문이다.

(나는 그 모습이 귀엽지만 혹시나 하시는 일에 방해가 되지 않을까 싶어, 아기가 자꾸 쳐다봐서 죄송하다고 말씀을 드렸더니 되려 아기가 웃어줘서 좋다고 답해주셔서 참 감사했다!)


이렇게 아기가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하는 것을 좋아하는 것 같이 느껴져서, 부쩍 추워진 요즘이지만 밖으로 자꾸 나가려 한다. 밖으로 나가면 또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경험할 수 있으니 말이다.


전보다 다른 사람들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해진 아기를 위해, 부단히 더 움직여야겠다.

코끝이 빨개지는 겨울이 찾아오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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