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좋아서 시작했다.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몰두했고, 할 수 있게 됐다는 마음 하나로 충분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달라졌다.
'오늘은 또 어떻게 버티지?'라는 말이 더 익숙해졌다.
좋아한다는 마음이 바닥나서가 아니다.
일상에 치여 좋아하는 마음을 갈아 넣게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좋아해서 붙잡은 일이었는데, 오래 붙잡다 보니 때로는 내 손만 상처투성이가 되었다.
'내가 왜 이걸 하고 있지?'
답은 분명 알지만, 굳이 매일같이 확인해야 하는 질문이 되었다.
그만두고 싶은 건 아니다.
다만 오래 함께하려면 이유를 다시 세워야 한다.
처음의 열정만으로는 버티기 어렵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그래서 나는 가끔 나에게 묻는다.
'넌 아직 이 일을 좋아하니?'
대답이 매번 같지는 않지만, 그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하던 일을 반복한다.
어쩌면 ‘버틴다’는 건 꼭 나쁜 말이 아닐지 모른다.
버틴다는 건, 초심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이기에 하루 더 버텨본다.
*노래: 하루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