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스 전략7: 마무리 글
2017년 9월 서울시 발표에 따르면, 30세 이상 서울시민 5명중 1명이 대사증후군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대사증후군이란 복부비만, 고혈압, 고혈당, 고중성지방, 낮은 HDL콜레스테롤 등 심뇌혈관질환 위험인자를 3가지 이상 갖고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이뿐만이 아니라 이 발표에 의하면 30세 이상 서울시민의 70%는 위의 대사증후군 위험요인 5개중 1개 이상을 앓고 있고, 서울시민의 사망원인중 22%는 심뇌혈관질환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인자인 대사증후군은 말 그대로 음식, 운동, 스트레스 등으로 비롯된 잘못된 생활습관에 의해 우리몸의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혈액순환의 비상등이 켜졌다는 신호입니다. 아시다시피 대사증후군을 고치는 방법은 단순한 약물복용으로는 불가능합니다. 반드시 균형 잡힌 생활습관을 기반으로한 능동적인 자기치료와 관리를 통해서 몸의 밸런스를 복원하는 것만이 완치를 가져옵니다.
앞 장에서 설명 드린 여러 범주의 밸런스 전략을 옛날 어르신들의 말로 다시 표현한다면 결국 “잘 먹고, 열심히 노동(운동)하고, 잘 싸고, 잘 자고, 마음 편하게 살면 병 걸릴 일 없다”로 요약될 수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이미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건강상식이며, 이런 상식이 잘 지켜지지 않는 현대사회의 일상이 이상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과연 우리사회가 사람이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수있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는 것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도 가능할 것 같구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유야 어찌 되었건 우리가 살아가는 현대사회란 환경은 ‘병 걸릴 일 없는 완벽한 밸런스 상태’를 허락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아쉽고 억울할 수도 있지만 항상 해결책이나 극복이란 현실을 인정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합니다.
결국 우리는 각 부분별로 ‘자기방어 기제’를 스스로 구비할 필요가 있습니다. 먹는 일, 움직이는 일, 생각하고 느끼는 일, 배설하는 일 등 각 기능별로 이상징후가 생겼을 때 신속하게 파악하고, 파악한 뒤에는 무작정 병원이나 약국을 찾아 수동적으로 내 몸을 의사에게 맡기지 말고, 최소한의 우리몸에 대한 ‘보편적 지식’을 바탕으로 능동적인 자기치료를 병행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이 능동적 자기치료란 다름아닌 우리몸의 밸런스 회복 입니다. 큰 시간을 들이지 않고도, 어려운 방법을 사용하지 않고도, 자연이 우리 몸을 다스리는 법칙에 거스르지 않는 ‘자연스러운’ 방식으로 우리 몸을 회복하는 일 입니다. 능동적 자기치료 방법은 결국 우리몸의 거버넌스(Governance)를 의사나 약사 같은 제3자가 아닌 우리 몸의 주인인 바로 자신이 진단하고 관리하고 발전시키는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업의 흥망성쇠에서도 거버넌스가 중요하듯이(지배구조에 따라 기업경영의 목적과 방식이 잘될수도 잘못될수도 있듯이) 우리몸의 흥망성쇠에서도 “우리몸의 거버넌스를 누가 가지고 있는가”는 중요한 물음이 될 수 밖에 없겠습니다.
우리는 의사의 지시를 맹목적으로 잘 따르기만 하는 ‘착한’ 환자가 되기 보다는 자기 주도적인 치료자세를 바탕으로 진료와 치료과정에서 의사에게 많은 질문을 하고, 심지어 의사의 지시에 도전하기도 하는 ‘성가신’ 환자가 될 필요가 있습니다
서양의학계에서 사람들은 ‘차’(몸)를 운전하는 주체가 자신이라는 사실은 잊은 채 ‘좋은’ 환자가 되도록 교육받는다. 우리는 몸을 관리하는데 아주 기초적인 지식만을 가지고 있기에, 몸이 망가졌을 때 어떻게 관리 방법을 바꿀 수 있을지 생각도 하지 않은 채 문제 해결의 모든 책임을 의사에게 떠넘겨 버린다. 보통 의사들은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만 감추는 약을 처방하거나 그렇지 않으면 부작용이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문제를 해결하려고 든다.
완전치유 생환자들은 의사가 시키는 대로 기계적으로 따라 하지 않는 ‘성가신’ 환자들이다. 비유를 확장해보면, 그들은 최상의 연료와 엔진오일을 찾고 정기적으로 세차를 하고 광택을 내며 절대 엔진오일 교환시기를 놓치지 않는 자동차광인 셈이다. 그들은 자신의 건강에 관한 한 매우 적극적인 자세를 취한다 .
켈리 터너, <하버드 의대는 알려주지 않는 건강법> 중에서
자동차를 잘 아는 사람이 차를 잘 유지 관리하듯이, 우리몸을 잘 아는 사람이 몸을 잘 유지 관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많은 경우 우리몸의 관리와 치료에서 수동적인 자세는 지식의 부족으로부터 비롯됩니다. 결국 조금씩 조금씩 우리몸의 기초적 메커니즘에 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일이 우리몸의 거버넌스를 찾는 일의 출발점이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