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비용이 10만원이라고?

부자경영 season 1_12

by 백 곤

우리는 집안 가구에 많은 비용을 소비하고 지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돈을 지불한다. 또한 공간도 모두 그것들에게 내준다. 장식장이며, 책상, 침대와 소파, 대형냉장고와 대형 가전제품들은 우리 삶보다 더 크고 무거운 존재들이 되었다.


미니멀 라이프! 살아가면서 꼭 필요한 가장 최소한의 물건들만 소유하고 정신적인 가치들을 더 많이 소유하는 미니멀 라이프, 심플 라이프는 결코 쉽진 않았다.

인간의 소유욕은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가지길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욕구와 욕망을 끊지 않고서는 평생을 물질의 노예로 끌려 다닐 수 있기에 결단이 필요했다.


짐을 줄이기 시작했다. 필요 없는 물건들은 기증하거나 버렸고, 1년에 한 번도 입지 않은 옷 또한 과감하게 기증했다. 애초에 가전제품이라곤 작은 냉장고, 세탁기와 필수 물품 정도이니 더 버릴 것은 없었다.

TV는 대학교 때부터 아예 두질 않았기에 가전목록에 빠져있다. (가끔 식당에 대형 TV 앞에서 넋을 잃고 빠져드는 아이들을 보면서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짐을 최대한 줄이고 줄였다고 생각하였지만 여전히 많이 있다. 역시 미니멀라이프는 쉽지만은 않다.


지난 주말 이사를 했다.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나는 모든 각각의 집들에 맞는 가구와 가전이 있다고 생각한다. 애써 가지고 이사를 하면 새로운 공간에는 잘 맞지 않는다. 그렇기에 가구와 가전제품들을 기존 집에 들어올 사람에게 판다.


집을 보러오는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간을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집에 맞는 인테리어와 소품들의 조화와 분위기를 보고 집을 결정한다. 그러니 그 장소에 딱 맞춘 예쁜 가구와 제품들을 그대로 소유하길 희망한다.

기존에 가지고 있던 세탁기, 건조기, 에어컨 등 가전제품들과 벽 선반, 가구 등을 모두 한꺼번에 팔았다. 원래 가격에서 사용한 비용을 빼고 제대로 받았다.


이사를 계획하면서 큰 짐이 없었다. 우리 집에서 가장 큰 장소를 차지하는 것은 아이들 책이다. 이사를 할 때마다 책이 너무 많아 이삿짐센터 직원들의 불평이 많았다. (사실 책이 가장 무겁고 옮기기 힘들다) 이미 절반 이상을 학원으로 옮겨놨으니 책 짐도 많지 않았다.


이번에는 이삿짐센터를 부르지 않고, 스타렉스를 한대 대여해서 셀프 이사를 하기로 했다. (짐이 적은 것도 이유지만, 코로나로 인해 사람과의 접촉이 더욱 조심스러웠다.)

스타렉스는 이사할 때 아주 유용하다. 의자를 모두 눕히면 넓은 공간이 나오기 때문이다. 또는 의자를 앞으로 다 밀착하면 뒤 공간에 많은 것들을 실을 수 있다. (물론 스타렉스 벤이 가장 좋겠지만 대여가 수월하지 않다.) 렌터카에서 스타렉스를 예약했다.


“어디 멀리 좋은데 가시나 봐요?” 렌터카 직원이 물었다.

“아~네! 그냥 여기저기 좀 다녀요.”


주말이어서 대여비용 10만원에 자차보험 2만 4천원이 들었다. 이사는 스타렉스 한 대로는 되지 않았다. 가까운 곳으로 이사를 했기에 셀프로 여러 번 옮겼다.

가장 큰 짐은 결혼하기 전에 산 10년이 넘은 작은 냉장고가 다였다. 학원에 잠깐 사용을 했다가 이번에 이사를 하면서 새로운 집으로 옮겨왔다. 아직도 깨끗하고 성능이 좋아 쓸 만하다.

세탁기와 건조기는 기존 집에 들어올 사람에게서 받은 돈으로 샀다. 세탁기 12kg, 건조기 10kg, 아주 작고 심플한 제품으로 특가 세트로 샀다. 모두 지불하고도 돈이 넉넉하게 남는다.


주변에서 4인 가구인데 가전제품들이 너무 작지 않냐고들 하지만 나는 더 심플하고 작은 제품들을 원한다. 책상과 가구는 일체 없다. 책상은 벽 선반을 활용하여 선반책상을 쓰기에 조립과 해체가 간편하다. 집에 한 번도 소파를 둔 적은 없지만 기존 살던 사람이 준다고 하여 깨끗하기에 받았다. 아이들이 드디어 소파가 생겼다고 좋아한다. (이 역시 어느 정도 사용하다가 기증할 예정이다.)


이사를 다 하고 저녁에 렌터카를 반납하러 갔다.

직원이 계기판을 보더니 “기름도 만 땅으로 채워놓으셨네요. 좋습니다.” 사실 하루 종일 움직여도 같은 동네에서 이사를 했으니 주유가 필요 없었다.


이사를 다하고 기분 좋게 가족들과 함께 고기파티를 했다. 미니멀 라이프의 실천을 축하하며, 또한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보금자리에서 꿀 꿈들을 생각하며 멋진 건배를 했다.

이사? 10만원이면 충분하다.


글 | 백 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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