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을 시작하며

나르시시스트 부모를 둔 자녀들에게

by 지피지기

내가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2022년 8월 첫날 알게 됐으니 이제 겨우 열흘 남짓 됐을 뿐이다.


나르시시스트에 대한 글을 쓰게 된 계기는 나르시시스트 주제를 다루는 한 유튜버 분의 말씀 때문이었다. 나르시시스트로 인해 피해를 당한 사람은 평소 자신이 해보고 싶었던 '쓸데없는 짓'을 최대한 많이 해보는 것이 좋다고 해서였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쓸데없는 딴짓들을 해보려고 글을 한 편 썼고, 이왕이면 작가에 도전해보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도전을 했는데 덜컥 브런치 작가가 되어버렸다.


사실 이렇게 빨리, 쉽게 작가가 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신청 첫날에는 설마 되겠냐는 생각이 강해서 나중 일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다음 날부터 왠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에 갑자기 머릿속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린 결론은 '주님 뜻대로'였다. 만약에 작가가 된다면 내 가족보다는 내가 모르는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며, 작가가 되지 않는다면 내 가족과 친척들에게 먼저 알리고 그들의 영혼 구원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해볼 생각이었다. 어떤 것이 주님의 뜻인지는 결과에 맡기기로 했다.


결과적으로 작가가 됐기 때문에 이제부터는 사명감을 가지고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더 공부해 나갈 것이다.


다만 글을 읽기 전에 미리 독자분들께 양해를 구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째, 나도 아직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제 첫 발을 내디뎠을 뿐이다. 이 여정의 시작과 과정들을 공유하고 싶은 마음에 쓰는 글이기 때문에 전문가의 의견처럼 전적으로 의지하기보다는 하나의 경험담, 참고사항으로 읽어주셨으면 한다. 더욱이 핑계일 수도 있지만 지금 35개월 쌍둥이들을 키우다 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없어서 나르시시스트에 관한 지식을 거의 유튜브에 의존하고 있다. 깨어있는 시간 거의 내내 블루투스 헤드폰을 쓰고 나르시시스트 관련 유튜브만 듣고 있다. 개중에는 심리상담사나 심리학과 교수, 정신과 의사분들이 운영하는 채널도 있지만 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이 운영하는 채널도 있기 때문에 전문 지식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혼재되어 있다. 이 점을 유념해주셨으면 한다.


둘째, 자녀들을 키우는 부모의 입장에서 부모의 단점을 공격하는 글로 보여 불편하게 느껴지는 분들은 읽지 말아 주시길 바란다. 부모의 입장보다는 자녀의 입장에서 쓴 글이기 때문에 부모의 입장에서 보면 충분히 불편하게 읽힐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도움은커녕 불편함만 느껴지는 글이라면 본인을 위해 읽지 않는 것이 낫다.


셋째, 기록보다는 기억에 의존하여 쓴 글이므로 다소 왜곡된 내용이 있을 수 있다. 내가 기억하고 있던 내용과 기록된 내용에는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아마 몇십 년 전에 쓴 읽기를 읽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초등학교 때까지는 엄마와 선생님이 일기 검사를 하셨기 때문에 사건 중심의 기록을 남겼지만 그 이후의 일기들은 거의 감정 쓰레기통이라고 해야 할 정도로 내 부정적인 감정을 배설하는 용도로 써서 스스로 부끄러운 마음에 다 버렸다. 설상가상으로 초등학교 때 썼던 일기들도 대부분 남아있지 않다. 따라서 내 기억에 의존해서 글을 써야 하므로 먼 과거의 경험담일수록 다소 왜곡된 부분이 생길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이유는 디테일한 것들은 사실과 다소 다를 수 있지만 큰 틀과 본질은 남아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자세한 것은 차차 다른 글들에서 풀어 나가겠지만 미리 나에게 도움이 됐던 매체를 소개해 드리자면 '서람tv 힐링 크리에이터'와 '썸머's 사이다힐링' 유튜브 채널을 추천드린다.


그리고 이분법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열린 관점에서 읽어주시길 꼭 당부드리고 싶. 이분법적인 사고는 나르시시스트들이 잘 쓰는 방법이다. 물론 이분법적인 사고를 한다고 해서 모두 나르시시스트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나르시시스트들은 이분법적인 사고에 익숙하다. 그들에게는 '천사'아니면 '악마', '흑'아니면 '백'이다. 이런 사고가 그들과 주변 사람들을 어려움에 빠트린다.

말씀을 드리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나르시시스트를 단순히 '악마'로 생각할까 봐서이다. 물론 그들에게 피해를 당한 입장에서 그들은 충분히 악마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나르시시스트에 대해 알면 알수록 그들은 '악마'가 아니라 인격장애가 있는 '환자'에 가깝다. '환자'라는 관점에서 그들을 이해해야 그들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조금 더 객관적으로 볼 수 있다.


원래의 나는 별로 사는 의미도 모르겠고 무력해서 이십 대에는 충동적으로 이 세상을 하직할까 하는 생각도 했었고, 결혼은 했으나 굳이 아이를 낳을 필요가 있을까 해서 4년을 아기 없이 지내다가 육아휴직으로 연명하며 지내 무기력한 사람이었다. 얼마 전까지도 광고 하나 보면 1포인트를 주는 앱테크에 집착하며 하루를 허비했던 사람이다.

그런데 브런치 작가가 되면서 정말 오랜만에 삶의 의미를 찾은 것 같다. 나르시시스트와의 관계로 인해 무기력해진 분들이 꼭 나와 같은 경험을 해보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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