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그바다 Aug 11. 2021

모두가 아는 '하얀 애'

4. #셀프간택 #길냥이구조 #동네사람

 



포부 좋게 셀프 간택(?)을 결정했지만 사실은 막막했다.


자, 그럼 무엇부터 해야 하는 거지?


 평소에 길냥이와 관련해 챙겨보는 콘텐츠가 없었으므로 나는 유튜브 벼락치기를 통해 열심히 공부했다. 그루밍, 하악질, 번팅, 궁디팡팡, 치즈, 고등어, 젤리 등등... 집사들의 세계에서 쓰이는 용어들을 먼저 익다. 그러고 나서는 길냥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방법에 대한 영상들을 깡그리 다시 다 복습했다. 한 번은 포기했다가 두 번째로 한 결심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결코 번복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길냥이를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서 관건은 '잡는 것'이었다.


 나는 먼저 하얀이를 잡을 도구(?)를 마련해놓기로 결정했다. 한 번만 쓸 예정이라 새로 사기는 애매했으므로 일단 당근마켓에 글을 올렸다. 케이지나 이동장을 산다는 글 제목에 길냥이 구조 목적을 언급하며, 혹시 구조 팁을 알면 채팅을 달라는 내용도 추가했다. 하얀이는 꽤나 오랜 시간 동안 밖에 있었으니까 나처럼 눈여겨보고 있던 사람이 분명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어쩌면 누군가가 도와준다고 할지도 모른다는 기대도 내심 들었고 말이다.


 그렇게 떨리는 마음으로 글을 쓰고 나서 한숨을 돌리고 있을 때였다.


신기하게도 글을 올린 지 5분도 안 돼서 채팅이 왔다.


이 아이 맞나요?

하얀이 과거 사진(왼쪽)과 당근마켓 채팅창(오른쪽)


 당근님께서 보내주신 사진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어딘지 모르게 깡패같이 나온 사진 속 하얀이는 당당하게 정면을 노려보고 있었는데, 그 위풍당당함이 이상하게도 나를 안심시켰다. 길거리에서 다른 고양이들에게 맞고만 다니지는 않았겠구나 싶은 느낌이었달까...?


 당근님은 나에게 전화번호를 물으셨다. 얼마나 반가우셨으면 얼굴도 모르는 나에게 번호까지 물어보셨을까? 그 태도에서부터 하얀이에 대한 마음이 느껴졌다. 아니, 애초에 얼굴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사진을 보고도 하얀이를 바로 알아볼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계신 분이었다.


당근마켓에 올린 하얀이의 사진


 우리는 곧바로 통화를 했다.


 그런데 놀라운 사실이 밝혀졌다.


 알고보니 그분은 옆 단지, 심지어 물리적으로는 바로 옆 아파트 건물에 살고 계셨던 것이다. 베란다에서 그분 집이 보일 정도로 우리가 가까운 곳에 살고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자 나는 이렇게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이건 운명이다!


 묘(猫)연이 인(人)연이 되는 순간이었다.




 며칠 뒤 당근님께 이동장을 빌리면서 여러 가지 팁과 함께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그분은 하얀이에 대해 많은 것을 알고 계셨다. 이 동네에서 그 애를 모르는 사람이 없다고 하셨는데, (역시나!) 자기 또한 눈처럼 하얀 고양이에게 자꾸만 눈이 갔다고 하셨다. 품종묘인 걸 보니 누군가에게 버려진 게 분명해서 안쓰러웠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사람을 그렇게나 좋아하는데 길거리 생활을 하는 게 안타까워 데려오고 싶었으나 다묘 가정이라 포기했다고.


 당근님(이하 A 집사님)은 이미 두 마리의 성묘를 키우고 계셨다.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들을 데려오신 것이었다.


 A 집사님께서는 연신 내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말씀해주셨다. 하얀이를 데려가 줄 결심을 해줘서 고맙다고. '집사님네 고양이도 아닌데 왜 저에게 감사하시나요?' 아마 예전의 나 같았으면 의문을 품었을 것이 분명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제 나는 그게 어떤 뜻인지를 조금은 알고 있었다. 누구의 책임인지를 떠나서, 길거리에 버려진 생명 하나가 다시 제 자리를 찾을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


 바로 그 마음에 대해서 나는 계속 이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대망의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정자에서 하얀이를 만났다.


 '드디어 오늘이다!'


 속으로 몇 번이고 외치며 나는 후다닥 집으로 들어갔다. A 집사님께 빌린 이동장을 가지고 나와 아파트 현관 앞에 두고, 다시 정자로 달려갔다.


하얀이를 데려올 때 썼던 이동장과 담요


 가슴 졸이며 정자에 도착했을 때 하얀이는 여전히 벤치에 얌전히 앉아 있었다.


 나는 천천히 다가가, 들고 간 츄르를 꺼내 들었다.


 츄르로 유인해서 하얀이를 아파트 현관 앞까지 데려오는 것은 쉬웠다. 이미 그전에 해봤으니까. 하지만 문제는 이동장을 경계해서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습식캔을 따서 이동장 안에 넣어보았지만 하얀이는 내 얼굴만 멀뚱멀뚱 쳐다볼 뿐 그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다른 곳으로 가려고 해서 다급하게 캔을 빼서 주면 먹고, 다시 넣으면 딴 데로 가려고 몸을 돌렸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하얀이가 답답하기는 했지만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은 들었다. 딱 봐도 수상한 곳에 누가 제 발로 들어가겠냔 말이다.


 그렇게 두 시간 넘게 하얀이를 지켜봤던 것 같다. 어느새 해는 저물고 날씨가 어둑해져 있었다.


 허겁지겁 나오느라 슬리퍼를 신어서 발이 시렸다. 하지만 잠시 신발을 갈아 신고 오는 동안에 하얀이가 딴 데로 가버릴까 봐 움직이지 못하고 있었다. 발가락을 꼼지락거리며 고민에 빠졌다. 어떻게 해야 하지?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나는 자포자기 상태로 멍을 때리며, 바람에 날리는 낙엽과 혼자 놀고 있는 하얀이를 바라보았다. 그때였다.


어? 저기 상가 앞에서 밥 먹는 애 아니야?


 아주머니 한 분께서 하얀이를 아는 체하셨다. 반가워하시는 얼굴을 보자 하얀이가 유명인사라는 A 집사님의 말이 생각났다. 나는 쭈그려 앉은 채 웃으며, 겨울에 추울까 봐 집으로 데려가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해드렸다. 그러자 아주머니께서는 호기심 어린 표정으로 나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대단하네~ 근데 어떻게 잡으려고?"

 "그러니까요. 안 들어가네요. 그냥 기다리고 있어요."

 "잡아서 넣어야 하는 거 아니야?"

 "그럼 도망갈 것 같아서요. 일단 먹이를 안에 넣어놨어요."

 "기다린다고 거길 들어가려나?"

 "들어가길 바라야죠. 근데 저도 잘 모르겠어요."

 "여하튼 수고해요. 애가 복 받았네."

 "네, 들어가세요."


 그렇게 아주머니와의 대화가 끝이 났다.


 무언가 생소한 기분이 들어 생각해보니, 같은 아파트 주민과 처음으로 이야기를 나눈 것이었다.


 이사 온 지가 1년이 넘었는데도 나는 그때까지 딱히 이웃들과 말을 섞은 적이 없었다. 아무래도 학교만 왔다 갔다 하니까. 아니, 그 학교도 코로나 때문에 수업이 전부 비대면으로 돌아가서 캠퍼스에는 두어 번 갔을 뿐이었다. 한 마디로 나는 학업 때문에 이사 온 곳에서 거의 칩거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누군가 갑자기 나에게 말을 거니까 그동안 잊고 있던 타인의 존재(?)가 새삼스럽게 다가왔던 것이다.


 어쨌든 내가 별별 생각을 하는 동안에도 하얀이는 여전히 혼자서 잘 놀고 있었다. 나는 하얀이가 노는 모습을 구경하며 도대체 쟤를 어떻게 잡을 것인가를 다시 고민해보기 시작했다.


 진심으로 답이 없었다.


야밤에 혼자서도 잘 노는 하얀이


 그렇게 또 몇 분이 흘렀을까. 아파트 앞 주차장에 쪼그려 앉은 나를 흘끔거리는 몇 명의 구경꾼을 지나쳐, 누군가가 옆 동으로 들어가려다 나와 눈이 마주쳤다.


 그분은 하얀이를 흐뭇하게 쳐다보며 나에게 물었다.


데려가시려고요?
그 아이, 여기 108동 아주머니께서 밥 주시는 애 맞죠?


 하얀이를 보는 눈길이 아주 따땃~한 것을 보아하니 이미 집사님이실 것 같다는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적중했다. 몇 년 전 치즈냥에게 간택을 받으셨다는 B 집사님은 옆 동에 살고 계셨다. 아마도 그분이 말씀하시는 '108동 아주머니'가 하얀이의 밥그릇을 만들어주신 분 같아서 나는 물었다.


 "그럼 정자에 있는 밥그릇을 108동 아주머니께서 가져다 두신 거예요?"

 "네. 아마 그럴 거예요. 저는 그렇게 알고 있어요."

 "아, 그렇군요."

 "네."

 우리의 짧은 대화는 그렇게 끝이 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뭔가 마음에 걸렸는지 B 집사님은 옆 동으로 들어가려다, 멈칫하시더니 발걸음을 옮겨서 다시 가까이 오셨다.

 "그렇게 하면 안 들어갈 텐데요."

 "알고 있는데 제가 고양이 잡는 방법을 몰라서요. 그냥 기다리고 있어요."

 "애들은 이동장 싫어해서 스스로 안 들어가요. 그리고 춥지 않으세요?"

 "춥지만 어쩔 수 없죠. 오늘 못 잡으면 내일도 기다려보려고요."

    

 조금 더 길어진 대화 끝에서 B 집사님은 망설임 없이 가지고 있던 짐을 내려놓으셨다. 그리고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나에게서 츄르를 받아 들고는, 하얀이를 부르면서 쓰다듬기 시작하셨다. 역시 고양이를 직접 키우시는 집사님의 내공은 다른 것 같았다.

 나는 옆에서 연달아 에? 어? 오? 감탄사를 남발하면서 집사님께서 하얀이를 이동장 쪽으로 모는 모습을 구경했다. 그런데 잠시 후 갑자기 집사님께서 하얀이 엉덩이를 밀어 이동장 안으로 집어넣으시려는 것이었다! 과감한 시도에 잠시 놀랐지만 좋은 전략인 것 같았다. 몇 번이나 성공할 뻔했으니까. 그러자 위기를 느꼈는지 하얀이는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집사님은 나에게 이동장을 들고 와 달라고 말씀하셨다. 나는 이동장을 들고, 하얀이 뒤를 쫓는 B 집사님 뒤를 졸졸졸 따라갔다.


 그러는 와중에 또 다른 목소리가 우리에게 말을 걸었다.


어? 이 하얀 애 저기서 밥 먹는 애 아니에요?


 얼굴이 익숙하다 싶어 기억을 더듬었더니 윗집에 살고 계시는 분이셨다. 이사 오고 얼마 되지 않아 시끄러워서 찾아갔던 기억이 있어 반가움에 나도 모르게 외쳤다.


 "앗, 저 기억나세요? 예전에 시끄럽다고 찾아갔던 아랫집이요!"

 살짝 민망해하신 뒤 그분은 나에게 물었다.

 "이 아이 데려가시려고요?"

 "네. 1년 동안 아무도 안 데려가더라고요."

 "저도 꽤 오래 봤어요. 좋은 일 하시네요."

 "좋은 일이라기보다 제가 그냥 계속 신경이 쓰여서요. 춥기도 하고."

 "그러니까요. 길냥이 데려오는 결정 힘든 거 저도 알거든요."


 알고 보니 그분도 길냥이에게 여러 번 간택을 당했다가 여건이 되지 않아 친구들에게 입양을 보낸 내력을 가지고 계셨다. 자신은 여전히 키울 상황이 되지 않지만 자기 때문에 주변 친구들은 다 집사라는 것이었다. 안 그래도 평소에 하얀이를 계속 보고 있었는데 드디어 데려가는 사람이 나타나서 다행이라고 말씀하시면서 윗집 분께서는 나와 하얀이를 번갈아 보셨다.


 동시에 츄르가 다 떨어졌다는 B 집사님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얀이는 아직 이동장 안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이었다.


 나는 바로 츄르를 하나 더 가지러 집으로 뛰어올라가면서 생각했다.


어떻게 모두가 너를 알고 있을까?


 이상하게도 나는 그동안 전혀 몰랐던 '길냥이의 세계'를 사람들은 이미 다 알고 있었던 것처럼 보였다. 왜냐면 만나는 사람마다 다 고양이를 키우거나 간택 경험이 있었으니까. 이 정도면 솔직히 '고양이 아파트'라고 불러도 되는 거 아니야? 아니면 다른 아파트도 똑같으려나?  나는 별별 생각을 하며 츄르를 가지고 1층으로 내려갔다. 그런데 이미 상황이 종료되어 있었다.


 두 분이서 합심해서 하얀이를 이동장 안에 넣고 마침 문을 잠그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당황한 채로 물었다.


 "잡으셨어요? 어떻게요?"

 "그냥 밀어서 넣었어요."


 나의 길고도 길었던 기다림은 그렇게 허무하게 끝나버렸다.


 이동장 안에서 우렁차게 들리는 하얀이의 울음소리를 들으면서 나는 두 분과 전화번호를 교환했다. 근처에 용하다는 동물 병원 정보를 받고, 전화로 길냥이 검사 약까지 마쳤다. 감사의 인사를 나누며 다음에 하얀이가 집에 잘 적응하면 같이 밥을 먹자는 말과 함께 우리 셋은 헤어졌다. 나는 마지막으로 핸드폰으로 택시를 잡은 뒤, 이동장을 들고 택시를 탈 지점으로 걸어갔다.


 그렇게 하루 만에 하얀이는 구조되는 것 같았다.


 ...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이동장이 생각보다 무거워서 앞뒤로 흔들렸다.

 크게 흔들렸다.

 안에서 하얀이가 발버둥 치는 게 느껴졌다.

 뭔가 불안했다.

 들리던 이동장이 갑자기 앞으로 쏠렸다.

 안에서 하얀이가 중심을 못 잡고 왔다 갔다 하면서 무게 중심이 쏠리는 게 느껴졌다.

 너무 불안했다. 그래도 계속 걸었다.

 또다시 이동장이 앞으로 쏠렸다. 무거웠다.

 잠시 내려놓을까 생각도 했다.

 하지만 택시를 타는 지점이 코앞이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하면서 계속 걸었다.

 어쩌면 그때 잠시 걸음을 멈췄어야 했던 걸까?


 불안하게 한 발을 더 내딛는 순간,

 하얀 물체가 뿅! 하고 앞으로 튀어나가 버렸던 것이다.


응? 방금 뭐였지?


 갑자기 눈앞에 하얀 게 나타났을 때, 이동장을 빌려주시며 A 집사님께서 해주셨던 말이 떠올랐다.


 '이거 문이 잘 안 닫힐 수도 있으니까 꼭 한 번 더 체크해봐야 해요.'


 아뿔싸!


 열린 문이 덜렁거리는 게 손끝으로 느껴졌다. 뒤늦게 이동장 안을 확인하면 텅 비어 있었다. 고개를 들고 정면을 바라보니 나를 경계하며 네 발로 서 있는 물체는 분명 솜뭉치... 나는 잠시 얼음이 되어 생각했다. 나 지금 쟤 놓쳐버린 거야? 스스로가 어이없었다. 하얀이도 이렇게 쉽게 빠져나왔다는 게 믿을 수 없었는지 도망치기는커녕 부동자세로 나를 빤히 쳐다보았다.


 우리는 한동안 서로를 마주한 채 서 있었다.


 잠시 뒤, 나보다 먼저 상황을 파악한 하얀이가 재빨리 움직여 자동차 밑으로 들어가 버렸다. 나는 혹여나 놓칠까 하얀이에게서 눈을 떼지 않으면서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대응책들을 생각해보았다. 이건 저래서 안되고 저건 이래서 안되고... 그리고 마지막으로 B 집사님을 떠올렸다. 당황한 채로 나는 방금 딴 번호로 전화를 걸었다. 여보세요? 집사님의 목소리가 들리자마자 다짜고짜 하얀이를 놓쳤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잠시 뒤 허겁지겁 나온 B 집사님은 자초지종을 듣더니 일단 하얀이의 위치를 파악하고 움직이기 시작하셨다. 나는 처음에 했던 것처럼 이동장을 들고 그 뒤를 졸래졸래 따라다녔다.

 그날 우리는 한 시간 넘게 하얀이를 따라다니며 두 번째 구조를 시도했다. 그러나 방금 잡힌 경험이 있는 하얀이는 자신의 옆자리를 절대로 우리에게 내어주지 않았다. 제 영역을 완전히 떠나지는 못하고 자동차 밑을 옮겨 다니며 도망치는 하얀이는 지쳐 보였다. 결국 우리는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B 집사님께서는 오늘은 날이 아닌 것 같다며 나를 위로해주셨다. 자신의 퇴근 시간을 알려주며 언제든 전화하라고도 덧붙이셨다. 알겠다고 했지만 나는 하얀이가 다시 이 근방에 나타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다. 잠시긴 했지만 포획된 트라우마 때문에 어쩌면 이곳으로 다시 오지 않을 수도 있다는 최악의 상황도 고려할 수밖에 없었다.


 집으로 돌아와 나는 좌절했다. 모든 게 내 탓인 것 같았으니까.


 문을 한 번 확인했어야 됐는데...
 
 확인할 걸...

 확인...

 ...했어야 했는데...


 여전히 밖에 있을 하얀이가 자꾸만 떠올랐다.

이전 04화 이 애는 얼마인가요?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