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뜨아?"
나는 아침마다 회사 커피메이트와 늘 고민을 하며 카페로 간다.
한겨울이면 무조건 뜨아겠지만, 요즘 같은 날이면 늘 고민이 된다.
이번 주 월요일은 누가 봐도 묻지마! 뜨아였던 날씨였다. 주말과는 갑자기 달라진 아침공기에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뜨아였다.
하루에 커피를 두세 잔을 마시다 보니, 점심 먹고 먹는 커피 역시 또 고민에 빠지게 된다.
밥을 먹으면 뱃속이 든든해서 그런지 들어갈 때의 추위는 사라지고 같은 공기라도 춥지 않게 느껴진다.
그래서 누군가 커피를 산다고 하면, 또 고민에 빠진다.
'이번엔 아아를 먹을까?'
늘 커피 선택은 짧은 순간의 선택이 후회를 부를 때가 종종 있다.
커피를 손에 들고 점심도 먹었으니 한 바퀴 돌고 들어가자고 하면 처음에 시원했던 아아의 시원함은 그새 사라지고 다시금 햇살이 비추이는 데도 춥게 느껴져서, 뜨아로 할걸 그랬나, 하는 마음이 든다.
회사에서 모닝커피를 마실 때도 마찬가지이다. 날씨가 모처럼 쌀쌀해졌으니 이제 뜨아를 좀 마셔볼까? 하는 마음에 뜨아를 사서 사무실로 돌아오면, 답답한 일들이 산재해 있어서 아아로 샀어야 했다는 후회가 밀려든다.
요즘은 아침저녁과 낮의 온도차가 크게 나서 낮에는 아아를 먹어도 좋을 정도로 춥지 않았다. 거래처 미팅을 왔다가 미팅 시간보다 좀 일찍이라 잠시 일하면서 기다리려고 들어선 카페에서, 히터가 돌아가는 공간의 따스함에 나는 고민할 필요도 없이 아아를 주문했다.
하지만, 전화기에 계속되는 거래처의 연락에 몇 번이나 카페 밖으로 나가서 들락날락했더니 어느새 처음 들어왔던 카페 안의 따스한 공기는 사라지고 외부의 쌀쌀한 공기를 내가 몰고 들어오고 있었다.
자리에 앉아서 커피 한 모금을 마시는데,
"아, 따뜻한 커피로 주문할걸....."
요즘 갱년기라면서 혼자 덥다 춥다를 반복하고 있는 나를 보면 이상하지도 않은 생각이다.
발은 시렵지만 몸에선 열이 나서 두꺼운 수면양말을 신고, 상의는 얇은 실내복을 입고 있다.
집안에서 입는 얇은 후리스는 입었다 벗었다를 반복하기 귀찮아서 어느 옷장에 넣어두었는지도 모르겠는 요즘, 나는 매일 커피를 주문할 때마다 혼자서 심각하게 고민한다.
아아를 할까, 뜨아를 할까..
아, 왜 짬짜면처럼 아뜨는 없는 거야,라는 말도 안 되는 상상을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