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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빠니까 양보해야지"라는 말을 하지 않을 때 생긴 일

개인을 존중해준다는 것과 타인을 배려해야 하는 가르침 그 사이에서

선천적으로 타인에 대한 애정과 관심도가 높고 다정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순한 기질이었던 내 아들도 그 부류인 줄 알았건만, 일곱살무렵부터 두드러진 아이의 성격은 그와는 영 거리가 있는 편이었죠. 개인주의가 강하고 타인에 대한 경계심이 높으며 자신이 좋아하는 사람 이외엔 거리감을 두는 아이었습니다.


동생에 대한 애정이 높은 것을 보고 매우 놀랐었지만, 그 또한 자신의 영역 안에 들어온 사람이었기 때문에 애정도가 높은 것이었고 아기를 좋아하는 것도 정말 그 귀여움에 눈을 떴기 때문이었을 뿐.

관계에 대해 알려줘야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더라구요.

아이에게 이런 저런 것을 알려주다 보면, 정말 ‘아니 이런 것까지 알려줘야해?’ 싶을 때가 오면서 이른바 “현타”가 올 때가 종종 있어요. 부모로서 깊은 내공을 쌓기 위해선 그때마다 자신의 그 속내와 거리를 두고 차분하게 조곤조곤 짚어주고 가르쳐야 하는 것 같습니다.


사실, 형제를 키우다보면 서로의 마음에 앙금이 남아있지 않게 하기란 굉장히 어려운 숙제입니다. 터울이 적을수록 그럴 거예요. 사이가 아무리 좋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저도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저희 아이들도 이런저런 생채기가 있을테지요.


그래도 바랍니다. 그 모든 성장의 과정 속에서, 스스로 그리고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보듬어가며 소중함을 배워가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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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