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호회
두 개의 그림 동호회 활동을 한다.
하나는 <어반스케쳐스 전주>라는 동호회다. 한 달에 한번 만나 함께 그림을 그린다. 순수목적 동호회다. 나는 일반 회원이라 너무 좋다. 신간이 편하다.
다른 하나는 내가 만든 <전주 어반드로잉 로그>라는 동호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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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카페에 앉아 그림 그리기보다는 함께라면 더 좋을 것 같아서 만들었다. 혼자가 편하지만 여럿이하면 뻘쭘하지도 않고 나름의 매력이 있다. 날씨가 좋아지면 야외에서 만날 것이다. 야외에서 혼자 그림 그리기란 여간 쑥스러운 것이 아니다. ‘함께’라는 점에서 마음이 따뜻하고 편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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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만 되어도 좋겠다는 생각이었다. 점점 참여자가 늘어서 회원 숫자가 17명이 되었다. 그중 몇 분은 스스로 나가시거나 내가 강퇴시켰다.(연속 8회 그림모임 불참 시 강퇴 규칙적용) 현재 12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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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반 스케치 취지에 맞게 운영하려고 했다. 어반스케치는 현장을 생생하게 표현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그냥 자기가 그리고 싶은 것을 그려도 좋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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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그림 그린 후 마지막에 사진을 남긴다. 이번 주는 춥고 눈 내려서 여섯 분이 참여했다.
매주 화요일 두시에 특정한 장소를 미리 공지하여 만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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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여섯 달째 진행되고 있다. 초기에는 모임장으로서 약간의 어려움도 있었지만 영리를 취하지 않고 순수 목적으로 진행되니 마냥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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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으면 신간이 편할 줄 알았다. 나의 특별한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줄 알았다. 그런데 지난번 소규모 전시회를 할 때 알았다. 아, 누군가는 힘든 일이 생길 수밖에 없구나. 동호회를 만든 처음 목적과 다른 스트레스가 생겼다. 몇 가지 보충해서 선언했다.
* 우리 동호회는 시의 단체 지원금을 받는 일에 지원서를 내지 않을 것이다. 어디나 집단적 이득금이 생기면 머리가 더 복잡해질 것이란 점에서다. 올해 지원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도 어려운 점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 5월 전시 이후 가급적 전시회는 갖지 않으며 순수하게 그림만 그린다. (단, 회원 5인 이상 자발적 전시기획은 응원한다.)
특정한 누군가가 경제적 이득을 취하지 않으면 최소한 할 말은 할 수 있기 때문에 한편 후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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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한옥마을 전시가 예정되어 있어서 회의를 하고 미비한 부분에 대해서 의논했다. 다행이다. 단체전의 어려움을 잘 이해해 주시고 서로 맡은 부분을 협조하여 진행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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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림만 열심히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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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심히 그림 그리시는 한 회원님을 그렸다.
안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같은 취미를 지녔다는 이유로 처음 만나 함께 그림을 즐기면서 그린다는 점이 동호회의 가장 큰 장점이다. 솔직히 내가 모임장의 역할을 지속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저 여건이 되는 때까지 즐겁게 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