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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를 다녀와서

내가 원하는 여행을 알겠어

by 하크니스

친구와 도쿄여행 3박 4일을 다녀왔다. 컨디션이 안 좋은 것도 있었고, 음식이 잘 맞지도 않았던 것도 있다. 그리고 항상 줄을 1시간 정도는 기다려야 했더니 더 실망이 컸던 것 같기도 했다.


사람 구경은 충분히 했다. 신주쿠의 출근길을 보는 건 재미있었다. 사람냄새도 나고, 어디든 사람들이 살아가는 모습은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다. 신주쿠역은 기네스북에 오를 만큼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기도 했다.


일본의 도심을 보는 것은 이제 많이 한 것 같다. 이제 여행을 다니게 된다면 조용한 소도시를 가거나,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곳을 다니고 싶다.


지난번 후쿠오카 여행 때도 버스투어를 했는데 피곤했지만 재미있었다. 평소에 가볼 수 없는 자연을 본다는 게 좋은 포인트인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이 어떤 건지도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았다.


여행의 묘미는 누구와 가느냐 어떤 경험을 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 일본을 가면 항상 일본 친구들을 만났었는데, 이번엔 그러지 못했다. 그렇다 보니 더 허전함이 많이 느껴졌던 여행이었던 것 같다. 일본을 온다면 으레 만났던 친구들을 못 보니, 뭔가 빠진 기분이었다.


알아듣지도 못하는 그 말들을 하는 친구들을 보면서도 이런 게 사람 사는 것이구나라는 걸 느꼈었는데..


아마, 운이 좋으면 내년 3월에 도쿄를 가게 될 것이다. 8월 15일에 도쿄마라톤 신청을 할 거고, 당첨된다면 3월 1일에 도쿄 시내를 뛰게 된다. 그때는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친구라고 말하고 있지만 가족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잘해봤자 1~2년에 한 번 볼 수 있는데, 한 번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헤어질 때마다 눈물 흘리는 친구들을 볼 때 속으로 난 이해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가 살아갈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게 실감되어, 하루라도 더 친구들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게 된 데에는 내가 작년에 '죽음'을 생각했었기 때문이다.


당장이라도 내가 마음을 먹으면 우리들은 영원히 헤어지게 되는 것이다. 가족, 친구 이 세상 모두 말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한 번 친구들을 만나는 그 시간이 더 소중하게 느껴진다. 후쿠오카, 기타큐슈에 가서 친구들을 만나 같이 밥 먹고 차를 마실 때는 느끼지 못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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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위해 타토야마 공원도 데리고 가준, 소중한 우리 가족들.




그렇다. 내가 좋아하는 여행은 다름 아닌 사람이었던 것 같다. 내 소중한 친구와 떠난 여행이었지만 일본에 있는 또 다른 소중한 친구를 만나지 못해 아쉬움이 컸던 것 같다.


이번 여행을 통해 내가 좋아하는 여행이 뭔지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다.


자연을 보는 것. 소중한 일본 가족을 만나는 것. 여행이라면 스케줄보다는 천천히 여유를 즐기는 것.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은 내 여행 방법이다.


2026년 3월엔 다 볼 수 있길 바라고. 그때까지 내 생활이 안정을 찾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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