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마와의 거래, 우리의 일상이 되다
교활한 메피스토펠레스의 약속과 파우스트의 욕망이 빚어내는 이 드라마는 그야말로 인생의 축소판이 아닐 수 없다. 괴테가 평생에 걸쳐 완성한 이 작품은, 마치 우리 모두의 내면에 숨어있는 욕망과 후회를 들춰내는 듯하다. 파우스트 박사는 지식의 한계에 좌절하여 악마와 계약을 맺는다. 그런데 말이다, 우리도 매일 그런 계약을 하고 있지 않은가?
SNS에 글 하나 올리는 것도, 스마트폰 앱 하나 다운받는 것도, 우리의 영혼 조각을 팔아넘기는 일이 아닐까?(악마에게 넘긴다는 얘기는 아니다! 단순히 우리 고유의 것을 타자에게 넘긴다는 의미다.)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는 순간, 우리는 모두 현대판 파우스트가 되는 셈이다. 다만 우리의 메피스토펠레스는 악마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을 뿐. 오히려 편리함과 즐거움이라는 가면을 쓰고 있지 않은가?
괴테의 천재성은 이렇게 시대를 초월하는 보편적 주제를 다루면서도, 동시에 그의 시대의 특수성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에 있다.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경계에 선 '파우스트'는 마치 우리 시대의 기술 혁명과 인간성 상실 사이의 갈등을 예견한 듯하다.
파우스트가 추구한 '영원한 젊음'은 오늘날 성형외과와 항노화 산업의 번창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의 '무한한 지식'에 대한 갈증은 인터넷과 인공지능의 발달로 어느 정도 해소된 듯 보이지만, 과연 그것이 진정한 지혜를 가져다주었는가? 오히려 우리는 더 큰 혼란에 빠진 게 아닐까?
그레첸을 유혹하고 파멸시키는 파우스트의 모습은, 현대 사회의 무분별한 소비주의와 쾌락주의를 떠올리게 한다. 우리는 모두 조금씩 파우스트가 되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끊임없는 욕망의 추구 속에서 진정한 행복을 잃어가고 있는 건 아닐까?
하지만 '파우스트'의 진정한 매력은 이러한 비관적 전망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파우스트는 구원받는다. 그의 '끊임없는 노력'이 그를 구원한 것이다. 이는 우리에게도 희망을 준다. 우리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성찰한다면, 현대의 메피스토펠레스들로부터 우리의 영혼을 지킬 수 있을 것이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단순한 문학 작품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며, 인간 존재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것은 우리에게 던져진 질문이다. 당신은 어떤 파우스트가 되겠는가?
파우스트 박사는 모든 학문을 섭렵했음에도 진리를 찾지 못해 좌절한다. 그는 자살을 시도하지만 실패하고, 결국 악마 메피스토펠레스와 계약을 맺는다. 메피스토펠레스는 파우스트에게 이 세상의 모든 쾌락을 맛보게 해주겠다고 약속하며, 그 대가로 영혼을 요구한다.
파우스트는 메피스토펠레스의 마법으로 젊음을 되찾고, 순수한 소녀 그레첸을 유혹한다. 그러나 이 관계는 비극으로 끝나고, 그레첸은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처형당한다. 파우스트는 괴로워하지만, 메피스토펠레스와의 여정을 계속한다.
2부에서 파우스트는 고대 그리스의 헬레나와 사랑에 빠지고, 황제의 재정 고문이 되어 종이 화폐를 발행하는 등 다양한 경험을 한다. 마지막으로 그는 바다를 메워 새로운 땅을 만드는 대규모 공사를 시작한다.
파우스트는 이 일에서 깊은 만족을 느끼며 생을 마감한다. 메피스토펠레스는 그의 영혼을 가져가려 하지만, 천사들이 나타나 파우스트의 영혼을 구원한다. 파우스트의 "끊임없는 노력"이 그를 구원한 것이다.
• 파우스트: 모든 지식을 섭렵했지만 여전히 불만족한 학자. 악마와 계약을 맺고 다양한 경험을 추구한다.
• 메피스토펠레스: 파우스트와 계약을 맺은 악마. 교활하고 냉소적이며, 인간의 약점을 이용한다.
• 그레첸: 순수한 소녀로, 파우스트에 의해 유혹당하고 파멸한다.
• 헬레나: 고대 그리스의 미인으로, 파우스트가 2부에서 사랑에 빠지는 대상이다.
• 바그너: 파우스트의 조수로, 학문에 대한 순수한 열정을 가진 인물이다.
• 지식과 경험의 추구: 파우스트의 끊임없는 지식 추구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이 중심 주제이다.
• 선과 악의 대립: 천국과 지옥, 구원과 파멸 사이에서의 인간의 선택이 중요한 테마로 다뤄진다.
• 욕망과 그 대가: 무한한 욕망 추구의 결과와 그에 따른 책임이 그려진다.
• 구원과 용서: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구원의 가능성이 제시된다.
• 자연과 과학의 관계: 자연에 대한 인간의 지배와 그 한계가 탐구된다.
'파우스트'는 괴테가 60년에 걸쳐 완성한 작품으로, 18세기 말부터 19세기 초의 유럽 사회와 문화를 반영하고 있다. 이 시기는 계몽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로, 이성과 감성, 전통과 혁신 사이의 갈등이 뚜렷했다.
산업혁명의 시작과 함께 과학기술의 발전이 가속화되던 시기였으며, 이는 작품에서 파우스트의 끊임없는 지식 추구와 새로운 경험에 대한 갈망으로 나타난다. 또한 당시 독일의 분열된 정치 상황과 사회적 변화도 작품의 배경이 되었다.
괴테의 '파우스트'는 단순히 한 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적인 욕망과 고뇌를 탐구하는 보편적인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우리에게 많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