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딸아
오늘은 성실함에 대해 이야기해보고 싶어.
아빠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
40년 넘게 살아오면서 진짜 잘하는 게 무엇인지 지금도 찾고 있어. ㅎㅎ
좋아하는 것, 하고 싶은 것은 참 많거든.
노래 부르기, 영화 보기, 사람들 만나서 이야기하기, 세계일주 등등.
내가 잘하는 게 무엇인지 아는 것도 참 감사한 일이야.
그래서 아빠는 너를 볼 때마다 좋아하는 것을 찾아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아.
아빠가 잘하고, 내세울 것은 없어도 다른 사람보다 조금은 잘하는 것이 바로 성실함이야.
꾸준함과 어찌 보면 비슷하면서도 다른 면이 참 많아.
아빠는 어떤 일이 주어지면 그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해내.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떤 일이든 성실하게 하려고 해.
그래서 대학 시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마다 점장님들이 다 아빠보고 같이 일하자고 하셨어.
그리고 지금 회사에 들어오기 전에 1달간 인턴을 했던 회사에서도 대학 졸업하면 다른 데 가지 말고 같이 일하자고 하셨지.
그 이야기는 아빠가 일을 잘해서 같이 일하자고 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
편의점 점장님 이야기를 들어보니 알바생들이 성실하게 일하는 친구들이 많지 않다고 하시더라.
개인 사정으로 갑자기 못 나온다 하고, 아파서 못 나온다 하고, 일 그만둔다 하고... 이런 일이 자주 있었던 모양이야.
아빠는 일하기로 했던 날짜는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고 했거든.
아빠가 편의점 알바를 그만두고 난 어떤 날에는, 점장님께서 연락하셔서 "알바가 급하게 빠졌는데 하루 도와달라"고 부탁하시곤 했어.
그리고 아빠는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고등학교 3년 총 12년 개근이었어.
요즘은 '개근거지'라는 이상한 말이 있던데.
아빠는 개근상만큼 값지고 귀한 상은 없다고 생각해.
사랑하는 딸아,
어떤 일을 하든 성실하게 했으면 좋겠어.
공부도, 일도, 노는 것도... 어떤 것이든 너에게 주어진 것들은 성실하게 해나갔으면 해.
아빠에게 물어볼 수도 있겠네.
"어떻게 성실하게 해요?"
이렇게 물어보면, 답하기가 참 어려워.
왜인지 아빠는 '이 일은 내가 아니면 할 수 없다'라는 생각이 항상 있었던 것 같아.
'내 것'이라는 생각, '내가 없으면 안 된다'는 생각.
이런 생각이 아빠를 성실하게 만든 것 같아.
우리 딸도 아빠가 보니까 그 누구보다 성실해.
지금의 성실함이 너의 인생을 밝게 비춰줄 거야.
힘들 때는 쉬어가더라도 맡겨진 일에 항상 최선을 다하고 성실하게 임하는 우리 딸이었으면 좋겠어.
늘 사랑해. 아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