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오르막에 조그맣게 자리한 매점이었다. 매점 주인은 좀 젊은 할아버지. 산을 오를 때도 내려올 때도 그 가게에 손님은 없었다. 외지고 한적한 길목이라 그런가.
손님이 없어도 가게 문을 열고 하루를 시작했을 주인. 만약 정말 하루 종일 손님이 하나도 없어도 다음날이면 주인은 변함없이 문을 열 것이다. 변함없이 아침에 일어나서, 변함없이 하루를 짐작하고, 변함없이 세수를 하고, 변함없이 간단한 아침을 먹고, 변함없이 옷을 챙겨 입고, 변함없이 거울을 한 번 들여다 보고...
늘 하는 일을 변함없이 하게 하는 것은 손님이 별로 들지 않는 그 가게일 것이다. 별 소득이 없어도 그 일을 할 수 있어 하루를 시작할 것이다.
별 소득이 없어도 내 일을 해야 한다는 것, 그 해야 하는 것 때문에 나의 하루가 경건해진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나의 시 쓰기도 그러할 것이다. 시를 꼭 써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시를 쓰고 있는 순간이 있어서 시를 놓지 않고 있어서 나의 일상이 이어진다. 쓴다는 일이 그럴 것이다. 어쩌면 산다는 일도 그런 것이 아닐까. 꼭 무엇이 있어서라 아니라, 지금 내가 해야 하는 일에 내 몸이 가 있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