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을 살아간다는 것은 생각보다 꽤 많은
의연함과 용기가 필요했다.
새로운 것들보다 익숙한 것들이 더 많아지고,
신나고 흥미로웠던 일들이 조금씩 시들해져 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오늘과 내일을 일단은 살아가는 것.
모든 날이 설레고 재밌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었지만
그건 욕심이었다.
그건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는 데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여전히 나는 드문드문 올라오는
일상의 무료함과 익숙함이 주는 느낌을 두 팔 벌려 환영하진 못한다.
그러나 그보다 더 중요하고 확실한 것은
하루하루가 주는 소중함과 가치는 세상 무엇보다도 귀하다는 거였다.
특별해서가 아니라 무사히 잘 흘러가서 소중한 게 일상이라서.
소리 없이 조용히 지나가지만
깊은 바다처럼 우리는 분명 흐르고 있으니까.
어쩌면 특별한 순간보다 더 깊고 진한 건 늘 존재하는 일상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