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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흐름 Oct 19. 2021

#38. 우리가 안고 사는 것들

어느 더운 여름날이었다.

유명하다는 막국수 집구석자리에 너와 나는 자리를 잡고 앉았다. 


물을 따르며 너는 내게 말한다.

자신의 외로움은 도대체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고.

나는 말한다.

네가 외로움을 안고 살듯이 나는 아마 우울을 늘 안고 살아야 할 것 같다고.


그래도 이 와중에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건

외로움을 안고 사는 너와 

우울을 안고 사는 내가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어느 순간부터 느꼈다는 것이다. 


너 또한 나의 존재가 조금이나마 그럴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본다. 


더 분명히 말할 수 있는 건 

외로움도 명랑함으로 따스하게 덮고 살아갈 줄 아는 너와,

우울함도 평온함으로 태연하게 덮고 사는 내가 

생각보다 지금의 삶을 꽤 잘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나는 우리가 오랫동안 지금의 이 마음과 감정을 기억하고 간직하며 

앞으로의 날에 좋은 에너지가 되어주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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