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나는 내가 어른인 건지, 어른인 척하는 건지, 어른이 되고 싶어 끊임없이 고뇌를 하는 건지
알 수 없을 때가 있다.
사람 하나를 딱 한 가지의 색이나 성향을 지닌 생명체로 정의 내릴 수는 없기에
스스로가 어른인지 아닌지 확인할 길이 없는 게 자연스러울 수도 있겠다.
셀 수 없는 많은 일들이 쉬지 않고 일어나는 이 흥미로운 세상에서
나는 어쩌면 '어른'이 되기에는 부족할 것이다.
여전히 이상적인 꿈을 많이 꾸고,
여전히 정착과는 거리가 멀며
가정과 집을 장만하는 똑 부러진 선택보다는
낯선 곳에서 하늘을 누리며 천천히 흘러가는 삶을 택했다.
살면 살수록 사회에서 암묵적으로 정의 내린 듯한 '어른' 혹은 '어른스럽다'의 모양새와는
거리가 있음을 느낀다.
그래서 여전히 '어른'의 일반적인 모양새를 모르겠다.
사실 딱히 정의 내릴 필요도 없었다.
'어른'이 되기 위해 세상에 태어난 게 아니니까.
'나'의 삶을 살다 가기 위해 태어난 게 분명할 테니까.
그저 오늘의 하늘과 햇빛을 반기며
온 마음을 다 해 잘 살아가는 사람을 '어른'이라 여기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