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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흐름 Oct 19. 2021

#40. 불어오는 바람에게 바람을 말했다.

일이 바쁘거나 

어느 날 갑자기 우울에 다시 빠져 허우적댈 지라도 

계절의 변화만큼은 마음껏 느낄 수 있기를.


피곤에 젖은 날들이 이어져도  

여름의 맑고 밝은 밤하늘만큼은 놓치지 않고 

좀 더 바라보기를.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는 이 길 끝에서 

유난히 평화롭게 흔들리는 어느 억새밭을 잠시라도 감상할 수 있기를.


뭐가 뭔지도 모르겠고 

아깝도록 잘만 흐르는 시간들 속에서 

낮과 밤의 온도차만큼은 느끼며 살아가기를.


어느 가을의 선선함에 취하거나

누군가가 내려준 커피에 푹 빠지기도 하고   

지나가는 길에 들러 포장한 아이스크림에 행복을 느끼며 하루를 보내기를.


살면서 느끼는 이 작지 않은 평온함들을 

누군가에게 온전히 전해줄 수 있거나 나눠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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