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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씨리Rhee Nov 23. 2023

나와 "화해" 하기

#화해 #자기용서하기 #독립 #진정한나 #이대로도괜찮아 #너무애쓰지마 #네자신있는그대로사랑스러워





결혼하기 전, 어렸을 때부터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즐겨보곤 했다. 그때마다, 오은영 박사의 부드럽지만 단호한 태도로 아이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언제나 카리스마를 느끼며, 나도 나중에 저런 훌륭한 양육 태도를 지녀야지 하곤 생각했다.


그랬던 내가, 아이를 낳고 엄마가 되자, 참으로 쉽지 않은 많은 마음의 일어남을 겪어야 했다. 어린시절 처했던 양육환경에 의해 나의 마음은 물들여지고, 왜곡된 나 자신이 또 엄마가 되어 양육을 하고 있으니 쉽지 않은 일이다. 완벽한 부모님은 없으니까 말이다. 오은영의 화해라는 책을 통해, 나는 나 자신과 결국엔 화해를 하고, 있는 그대로의 나를 껴안을 용기를 얻었다.

 


당신 탓이 아니에요. 그때 당신은 어쩔 수 없었어요


나는 '나'그대로 옳다. - '마음 같아선' 이라는 생각이 들면 그 마음대로 해도 된다.

가족의 뒤치다꺼리로 인정 받고 있나요? - 역할들을 착하게, 순종적으로 잘 해내야 내 존재를 인정 받기 보다는 더 큰 비중을 차지해야하는 것은 그냥 '나'이다.

나는 차갑고 이기적인가요? - 나의 어떤 모습이든 나를 인정해야 한다.

거절 당하는 것이 두려운가요? - 지난 세월 수없이 버림을 받았다고 느끼며 살아온 지난 인생은 절대로 나의 잘못이 아니다. ‘나는 이렇게 살면 안 되는 존재다. 누구도 감히 나에게 함부로 할 수 없다.’ 사람은 언제나 존중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날 싫어하는 것 같은가요? - 누군가 자신을 싫어하는 것 같아도 ‘날 싫어할 이유가 있나?’ 되물을 정도의 당당함과 자기 확신이 있어야 한다. 자율성을 키우고 수치심을 극복하려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아니라 내가 나를 어떻게 보는지부터 살피는 훈련이 필요하다.

'모 아니면 도' 인 성격인가요? -  장담할 수 없는 너무 먼 미래를 생각할 필요도 없다. 그냥 예상할 수 있는 오늘을 충실히 살아 내면 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버림 받았다고 느끼나요? - 불같이 화를 냈다가 비굴할 정도로 사과를 하는 부모는 자식으로 하여금 두려움과 동시에 경멸감을 일으킨다. 더욱이 기본적인 보살핌을 받지 못한 사람 중에는 주변 사람에 대한 ‘이상화’가 심해지기도 한다.

 

나는 위에 해당되는 성격을 조금씩 모두 갖고 있다. 나는 항상 흔들리고 자신감이 없다. 어디서도 내 목소리를 내는 것이 두렵다. 왠지 내가 갖는 생각은 틀린 것만 같고, 다른 사람들이 들으면 말도 안됀다고 비웃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이건 모두 나를 양육해준 부모님의 탓인가?




허구의 독립성



허구의 독립성을 가진 사람들 중에는 마음 깊은 곳에서 부모가 언젠간 나를 인정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미움이 크면서도 부모를 가장 가까이에서 챙기는 경우가 많다. 이런 사람들은 부모로부터 좀 멀어질 필요가 있다. 이런 사람들은 정말 최선을 다해서 살았을 거다. 죽을힘을 다해서 살았을 거다. 좀 허점을 보일 정도로 내려놔도 좋고, 열심히 안하고 쉬어도 괜찮다. 이 우주 안에서 가장 소중한 사람은 나이기 때문이다. 내가 없으면 이 세상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교 재학 시절, 추워지는 겨울로 접어드는 때였던 2학기 기말 고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다. 시험을 치뤄내느라 긴장되었던 마음을 내려놓고, 엄마 아빠 그리고 남동생과 저녁 식후 사과를 깎아 먹고 있었다. 무슨 이야기였는지 기억은 안나지만, 너무나 우스운 이야기를 내가 했던가, 남동생이 꺼내었던가, 4명의 식구들이 입안에 사과를 가득 물고는 깔깔 거리느라, 사과 즙조차 못 넘기고 있었다. 고단했던 긴 하루의 피곤함은 따뜻한 온돌 방 아래로 스며들고, 식구들의 행복한 웃음으로 마음안에 행복감이 충만해졌던 순간이었다. 그때 내 마음 한켠엔, '아, 이런게 행복이구나.'라고 어렴풋이 느꼈던것 같다.


속절없이 당했던 ‘나’와 화해해야 하고, 자신을 형편 없이 생각 했던 ‘나’와 화해하고, 자신을 비난했던 ‘나’, 자신의 나쁜 면에 진저리를 쳤던 ‘나’, 자신을 가장 초라하고 작은 존재라고 여겼던 ‘나’여서 어떤 것도 가질 수 없고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느꼈던 ‘나’와 화해 해야 한다. 성인이 된 지금, 이제는 부모가 ‘나’를 어떻게 보느냐보다,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를 더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독립이다.



고통이 시작되는 곳을 알았다면 행복이 오는 곳도 아는 거에요


화해란 무엇일까?


나의 내면과 내가 손을 잡는 것이 ‘화해’이다. 부모는 죽을 때까지 ‘나’에게 사과하지 않을 수 있다. 우리는 죽을 때까지 부모를 용서하지 못할지도 모른다. 그 마음 그대로 놔두어도 좋다. 부모도 내가 아닌 이상 남이다. 결국 ‘내’가 화해해야하는 것은 바로 ‘나’이다.


이 우주상에 존재하는 오직 한 사람 '나' 


언젠가부터 ‘자존감 높이기’가 상당한 이슈가 되었다. 그런데, 자존감을 높이려고 너무 애쓰지 말자. 살면서 겪을 수밖에 없는 상처나 갈등, 위기를 너무 고통스럽지 않게 버텨 내는 정도면 된다. 자존감은 우주 공간에 ‘나’라는 사람은 단 한 명이라는 것을 언제나 잊지 않는 것이다. 결과보다 ‘내가 했다’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부여하고 스스로를 인정해 주는 연습을 해야한다.  혹시 나의 단점 때문에 내 자신이 싫은가? 하지만, ‘나’를 완전히 바꿀 필요는 없다. ‘나’는 ‘나’일때가 제일 편하다.


나는 나이다. 그런데, 마음에 무언가 탁 부딪히면 아파지기 전에 그릇을 꽉 잡자. 그 울림이 너무 오래 가서 나의 뿌리와 둥지까지 흔들게 두지 말자.



 매일 잠들기 전, 나를 용서하세요


매일 ‘더 나은 사람’이 되는 것보다 ‘나를 아는 사람’이 되는 것이 더 필요하다. 왜냐면 ‘나’를 알아야 ‘나’를 다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은 자신을 계속 알아가는 과정이다. 자신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자신을 더 잘 다루게 된다. 자신을 잘 다루게 되면 마음이 쉽게 요동치지 않는다. 자신에게 실망할 일이 조금은 덜 생긴다. 매일 저녁 자신을 용서하자. 그리고 나와 화해하자.




나야말로 '열등감'에 너무 우대를 해줬던게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열등감 뒤에 숨어서 성인이 다 됀 지금, 엄마가 아빠가 밉다고, 나도 있는 그대로 사랑받고 싶다고 울고 있었다. 아직도 내 안의 어린아이는 사랑 못받은 열등감에, 나 자신은 가치가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 짓고 있다.


아직도 부족하다고, 더 일을 잘 하고 성과를 내라고 채찍질 하는 내가 있다. 진정으로 나를 안아주고 사랑해줄 사람은 이 우주에 단 하나 있는 '나' 자신이라는 것을 다시 깨닫는다.


여태 나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지 못하고, 인정해주지 못하고, 허울만 좋게 덮어 놓은 나 자신에게 화해의 손길을 내밀어 본다. 내 안의 나와 맞닿은 손길이 따스하다.






e-Book으로 읽게됀 오은영의 화해. 오늘 생겨난 불씨는 오늘 끄자. 오늘의 나를 용서하고 화해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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