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챙김은 2,000년이 넘은 역사를 자랑하는 불교에 뿌리를 둔다. 마음챙김 수행을 통해 우리는 습관으로 굳어진 생각의 일상적인 틀이나 형태를 부수고, 대신 그 자리에 긍정적인 것들로 채울 수 있다. 공감과 연민을 바탕으로 더욱 진정성 있는 인간관계를 맺으며 자신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귀중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명상은 운동과 같기에 그 안에서 평온함, 고요함, 통찰력, 강력한 정신력을 키울 수 있다.
마음챙김을 위한 여러 가지 수행법이 있는데 그중 누구나 가장 쉽게 할 수 있는 기본 명상으로 ‘호흡명상’, 폭포수처럼 쏟아지는 잡념을 금방 잠재울 수 있는 ‘만트라명상’, 걸으면서 알아차림을 할 수 있는 ‘걷기명상’, 공감을 통해 유대감을 형성하는 ‘듣기명상’ , 내면의 깊은 감정을 탐색할 수 있는 ‘글쓰기&낭송명상’, 자신과 타인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보내며 자비와 사랑을 키우는 ‘자애명상’, 촛불의 불빛에 의식을 부드럽게 집중하여 마음을 고요히 하는 '촛불명상', 절하는 동작을 통해 내면의 고요함을 찾는 '절 명상', 몸의 감각에 집중함으로써 긴장을 이완시키는 '바디스캔 명상'을 소개한다.
• 호흡명상
호흡명상은 호흡의 느낌에 집중함으로써 감각의 통제와 에너지를 조절하여 현재에 닻을 내리는 명상이다. 우리는 항상 숨을 쉬지만, 호흡을 의식하는 일은 거의 없다. 자신의 호흡에 대해 알아차리고 의식적으로 통제하면서 호흡하는 것은 마음의 평화와 신체의 이완을 일으키는 수많은 방법 가운에 가장 핵심적이고도 기본이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호흡은 마음챙김 명상에서 주의를 기울이기 아주 좋은 대상이다.
호흡명상은 그저 호흡의 느낌에 집중하면 된다. 붓다는 들숨 날숨의 호흡을 인위적으로 길게, 또는 짧게 하고자 통제하지 말고, 다만 호흡이 일어나는 순간순간에 주의를 기울이고, 그 호흡을 알아차리고 지켜보라고 강조한다. 어떤 의도를 가지고 조작하고자 한다면, 더 많은 주관적 생각이 일어나 그 속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나 코에서 들숨과 날숨이 가장 분명하게 느껴지는 곳에 집중하면 좋다. 올라가고 내려가는 하복부의 움직임을 관찰해도 되고, 코로 들어가고 나가는 공기의 감각에 몰입해도 된다. 배에 손을 올리면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 몸의 움직임을 더 쉽게 느낄 수 있고, 한 손바닥을 펴서 코끝 가까이 올려놓으면 공기가 들어오고 나가는 움직임을 더 쉽게 느낄 수 있어 주의 집중에 도움이 된다.
숨을 들이켤 때는 교감신경계가 작동되고 내쉴 때는 부교감신경이 작동되므로 내쉬는 숨을 더 천천히, 더 길게 하는 것이 부교감신경계를 강화시켜 이완하는데 유리하다. 일상에서 갑자기 스트레스를 받는 일이 생겨 긴장될 때 호흡을 이용하면 언제든지 현재에 머무를 수 있다.
• 만트라 명상
만트라란 “자기 몸을 보호하고 타인에게는 은혜와 축복을 주고, 깨달음의 지혜를 얻기 위해 외우는 신비한 위력을 가진 말”이라는 뜻의 산스크리트어로, 한자로는 ‘진언(眞言)’ 또는 ‘다라니(陀羅尼)’라고 한다.
만트라(신성한 소리,mantra) 명상은 특별한 의미가 있지 않은 말, 또는 즉 자신의 믿음 체계와 결합한 신념 요소의 말에 주의집중하며 소리 내어 읊으면서 하는 명상이다. 하버드 의대의 하버트 벤슨(Herbert Benson) 박사와 그 연구팀은 이완 반응을 일으키는 만트라 명상 수련이 교감신경계 반응을 야기하는 유전자 발현 기능을 낮추어 만성 스트레스로 인한 체세포의 손상을 막아준다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만트라를 계속 반복하면 처음에는 잡념이 일어나지만, 잡념을 알아차리고 그 생각을 뒤로 미루어 두고 의식을 무조건 만트라에 집중하다 보면, 머릿속은 어느새 깨끗하게 정리된다. 만트라 명상은 과거에 대한 후회, 미래에 대한 불안 등으로 말미암은 끊임없는 정신적 소음을 제거하는 데 효과적이며, 명상이 끝난 후에도 상당 시간 동안 마음과 몸이 한결 차분해짐을 느낄 수 있다.
대표적으로 가장 잘 알려진 만트라의 기본 소리는 ‘옴(Aum)’이다. 옴(Aum)에서 A는 창조를, U는 유지를, M은 소멸을 의미한다. 몸과 마음을 정화하고 고요하게 하는 ‘옴’ 만트라 진동 체험은 ‘오~’ ‘우~’ ‘흠~’의 소리로 나누어 반복한다. ‘오’ 소리를 낼 때는 가슴 부위에서, ‘우’ 소리는 낼 때는 목 부위에서, ‘흠’ 소리를 낼 때는 머리(정수리) 부위에서 떨림의 진동을 손으로 느낄 수 있다.
‘옴’ 외에도 자신이 느끼기에 편안하거나 자신의 신념 체계와 잘 부합하는 단어나 구절(사랑, 평화, 관세음보살, 옴 마니 반 매훔,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샬롬 등)을 하나 선택하여 활용하면 된다.
• 걷기 명상
걷기명상은 내가 걷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쉽고도 간단한 명상이다. 아무리 바쁜 직장인이라 하더라도 출퇴근 시간에 걷지 않는 사람은 없으므로 어디서든 틈틈이 하기 좋은 명상이다. 걸으면서 하는 명상은 어떤 곳으로 가기 위해 걷는 게 아니다. 걱정, 근심 등을 지워버리고 현재 걷고 있는 순간만을 생각하며 내딛는 한 걸음, 한 걸음을 느끼며 걷는 것이다.
왼발이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발꿈치가 들릴 때부터 들숨을 하고, 앞으로 나아가 발꿈치가 닿는 순간부터 날숨을 천천히 한다. 오른발이 움직일 때도 마찬가지로 반복한다. 이 세상에 처음으로 호기심을 갖고 걷는 것처럼, 걷는 동안 현재에 머무르면서 자기 발이 땅에 닿는 것을 느끼고 발과 땅 사이의 접촉에서 느껴지는 신체 감각을 주의 집중하여 지켜본다.
• 듣기 명상
듣기 명상은 타인을 향하여 공감하고 행복하기를 빌어주는 명상이다. 대화하다 보면 앞에 있는 사람의 얘기를 듣지 않고 자신의 목소리에 집중하는 때가 많다. 게다가 그들이 무슨 말을 할지 짐작하고 미리 대답을 준비하는 때도 많다.
듣기명상은 일상에서 친구, 가족, 동료, 지인과 대화할 때 언제든지 할 수 있다. 누군가가 말할 때 편견 없이 진심으로 귀 기울여 상대방에게 온전히 집중하고 충분히 말할 기회를 주면 된다. 들을 때는 상대방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거나, 상대방 쪽으로 몸을 기울이거나, 고개를 끄덕이거나, 상대방의 말에 맞장구를 치면서 듣는다.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고 무엇이 필요한지 공감하려 노력하며 오직 주의를 집중해서 들어주는 공간을 만든다.
만일 여러 해 동안 누군가와 살았지만, 그의 마음을 얻었다 할 수는 없다면, 아마도 정말 제대로 들어준 적이 없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렇게 귀 기울여 경청할 때야 비로소 그곳에서 그와 함께하며 애정 어린 유대를 형성할 수 있게 된다.
• 글쓰기 & 낭송 명상
글쓰기 명상은 문법이나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기 생각과 감정을 정리하고 표현함으로써 내면의 깊은 감정을 탐색하고 현재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명상이다. 최근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했던 한강 작가가 어느 인터뷰에서 그녀 역시 ‘글을 쓰면서 치유가 됐다’고 말하기도 했다. 글쓰기는 억눌렸던 감정과 깊은 상처를 글로 표현함으로써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하고, 스스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수용하는 길을 열어준다.
글쓰기 명상의 핵심은 쓰는 동안 현재의 순간에 집중하고, 과거나 미래의 걱정에서 벗어나 글을 통해 지금, 이 순간의 경험에 몰입하는 것이다. 글을 통해 내면의 소리를 글자와 문장으로 옮기면서 무의식중에 잠재해 있던 감정의 결들이 표면으로 드러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오픈하고 드러내면서 부정적 에너지가 빠져나와 사라지게 된다.
글쓰기와 함께 좋은 글귀를, 목소리를 내어 낭송하는 것도 명상 효과가 있다. 낭송명상은 글이나 구절을 소리 내어 읽음으로써 소리와 말의 에너지를 통해 명상 상태에 도달하는 방법이다. 낭송을 통해 일정한 호흡과 집중을 유지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마음을 집중하고 평온하게 함으로써 내면의 안정을 찾는 경험할 수 있다. 또한 글귀의 의미와 감동이 소리를 통해 외부로 방출되고 자신에게 진동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에서 긍정적 에너지를 증폭시키며, 글귀에 담긴 감정과 메시지를 직접 체험함으로써 마음속 치유 효과를 증폭시킬 수 있다.
• 자애명상
자애명상은 자신과 타인에게 긍정적인 마음을 보내며 자비와 사랑을 키우는 명상이다. 보통 자애심이라고 하면 자기를 사랑하는 마음(自愛心)이 쉽게 떠오르지만, 자애명상에서 자애는 사랑 자(慈) 와 사랑 애(愛)를 합친 단어로, 우리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깊은 사랑의 마음을 뜻한다.
먼저 ‘나 자신’의 행복을 위한 기도부터 시작한다. 그다음 상대방이 행복해지기를 바라는 따뜻하고 친절한 마음으로 사랑의 마음이 잘 일어나는 대상을 마음에 떠올린다. 사랑하는 자녀, 배우자, 가족, 친구 등 가까이 있는 소중한 사람을 떠올리면 된다. 그 사랑의 마음을 유지하고 더 강하게 키워가면서 그 대상을 점차 별로 친하지 않은 사람, 잘 모르는 사람, 더 나아가 내가 싫어하는 사람, 나를 미워하는 사람으로 확장해 나가며, 상대방의 행복이나 소망이 이루어지도록 빌어준다.
막상 명상을 시도해 보면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것도 그리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나를 힘들게 하는 이들까지 사랑의 감정을 느낀다는 것은 실제로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존재론적 관점에서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나름의 괴로움을 겪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고통받는 가련한 존재라는 연민의 감정을 품어볼 수 있다. 싫어하는 마음을 없애는 방법은 사랑의 힘을 키우는 것뿐이다.
우리 뇌는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해줌으로써 내가 행복해지도록 프로그래밍 되어 있다고 한다. 인간이 경험할 수 있는 최고의 행복은 누군가를 조건 없이 사랑함으로써 얻어질 수 있다. 노스캐롤라이나 대학 바버라 프레드릭슨(Barbara Fredrickson) 연구 결과에 따르면, 7주 동안 자애명상을 수행한 사람들은 일상생활에서 긍정적 감정을 더 많이 경험했고, 삶의 목적이 뚜렷해지고 질병 증상이 감소하는 등 개인적 역량이 증진되었다고 한다.
• 촛불명상
촛불명상은 어둠 속에 켜진 촛불의 불빛에 의식을 부드럽게 집중하여 마음을 고요히 하는 명상이다. 이 명상은 촛불에 시선을 고정함으로써 마음의 평화와 집중력을 높이는 데 목적이 있다. 특히 시각적인 집중을 통해 마음의 산란한 흐름을 잠재우며, 불빛을 통해 현재에 닻을 내려 내면의 고요함을 찾을 수 있다.
촛불명상을 시작하려면 조용하고 어두운 방에서 촛불을 켜고 편안하게 앉는다. 불꽃의 움직임에 시선을 고정하고 천천히 호흡하며 촛불의 밝기와 형태, 미세한 흔들림 등을 관찰한다. 잡념이 떠오르더라도 다시 불빛에 집중하여 호흡을 조절한다. 눈이 피로해지면 잠시 눈을 감고 촛불의 잔상을 느끼면서 호흡을 계속한다.
촛불명상은 눈을 정화하고 시각적 집중을 통해 아즈나 차크라를 활성화하여 직관과 내면의 통찰력을 강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마음의 안정과 함께 잡념이 줄어들며, 명상 후에도 차분하고 밝은 시야를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된다.
• 절명상
절명상은 불교 수행에서 흔히 행해지는 전통적인 수행 방식으로, 절하는 동작을 통해 신체를 사용하여 마음을 안정시키고 내면의 고요함을 찾는 명상이다. 절명상은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 현재에 집중하는 것으로, 절을 반복하면서 신체의 움직임과 마음의 흐름을 일치시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절명상은 바른 자세로 서서 호흡을 정돈한 후 천천히 절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절을 할 때 손을 모으고, 허리를 숙이며, 두 손과 이마가 땅에 닿도록 하여 경건한 자세를 유지한다. 절을 하는 동안 자신이 몸을 숙이며 내려가는 동작 하나하나에 집중하고, 내려갈 때는 숨을 내쉬고 올라올 때는 숨을 들이쉬며 호흡과 동작을 맞춘다.
절을 반복하면서 자신을 비우고 겸손해지는 마음을 경험할 수 있으며, 이를 통해 스트레스 지수를 낮추고 마음의 안정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신체를 움직이며 명상하므로 정적인 명상보다 집중하기가 쉽고, 정신적 수련과 신체적 균형을 동시에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 바디스캔 명상
바디스캔 명상은 신체의 각 부위를 차례로 의식하며 긴장을 풀고, 몸과 마음의 연결을 깊이 인식하는 명상이다. 이 명상의 목적은 몸의 감각에 집중함으로써 현재의 상태를 관찰하고, 각 부위의 긴장을 이완시켜 평온한 마음을 찾는 데 있다.
바디스캔 명상을 시작하려면 조용한 공간에서 편안하게 누워 눈을 감고 호흡을 가다듬는다. 발끝부터 머리까지 신체의 각 부위에 의식을 두며, 차례로 발가락, 발바닥, 발목, 종아리, 무릎, 허벅지, 골반 등으로 의식을 이동시킨다. 각 부위에 집중하면서 어떤 감각이 느껴지는지 관찰하고, 긴장이나 불편함이 느껴진다면 천천히 숨을 내쉬며 그 부분의 긴장을 풀어준다.
이렇게 신체의 각 부위를 의식하면서 주의를 기울이면 일상에서 무시하기 쉬운 몸의 신화를 알아차리게 되고, 이를 통해 내면의 상태를 깊게 이해할 수 있다. 바디스캔 명상은 몸과 마음이 평온하게 하나로 연결되도록 돕고, 신체적 이완을 통해 스트레스와 불안을 감소시키며 마음의 안정감과 집중력을 높이는 효과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