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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책방 May 07. 2021

책 읽기 전에 문구 쇼핑을 해야 하는이유

책 읽기를 도와주는독서템




책상과 캐비닛엔 책 읽는 나를 든든하게 해주는 문구들이 수두룩하게 있다. 필요한 것은(펜, 플래그, 포스트잇) 종류별로 다양하게 여러 개로 구비하고 있지만, 늘 필요한 것만 있을 순 없다. 나무의 곁가지처럼 꼭 필요하지 않고 없어도 되지만 있으면 좋은 것들이 나를 더 배부르게 만들어준다. 이 문구들은 내가 더 편안하게 독서할 수 있게 도와준다. 



나의 독서대


가장 먼저 책을 집중해서 편안하게 읽고 싶다면 독서대를 구비하자. 

가장 흔히 쓰이는 것은 원목 독서대이고 그 외에도 철제로 된 얇지만 무거운 독서대가 있고, 접었다 펴서 쓸 수 있게 만들어 휴대성까지 갖춘 것도 있다. 오랜 시간 동안 컴퓨터 작업을 요하는 직업을 가진 탓에, 내 목, 어깨, 허리는 늘 편하지 못했고 특히 목은 들고 있기 힘들거나 잘 때도 통증을 느껴가며 불편하게 잘 때가 있다. 이렇게 극심한 통증이 있을 때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책은 멀리하는 게 맞다. 그래도 이 정도는 아니지만 목이 불편한 사람들은 고개를 수그리고 책 읽기가 무척이나 힘들다. 이런 분들에게는 적당한 눈높이에 맞추어 독서대에 책 올려 읽는 방법을 추천한다. 목에 큰 무리 주지 않고 책 읽을 수 있다.  





인상적인 문장이 나오면 노트에 필사해서 내 것으로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긴다. 또 명문장이 속출하는 인생 책을 만나게 되면 읽기로만 끝날 수 없다. 이때는 나만의 노트 한 권을 마련해서 발췌문 필사하고 느낀 생각을 메모해 두자. 책이 끝남과 동시에 내 생각이 가득 담긴 노트가 남는다. 이것이야 말로 진짜 ‘남는 독서’를 할 수 있는 셈이다. 이때 문구류가 꼭 필요하다. 노트, 펜, 집게가 있으면 된다. 노트는 종이 재질이 좋은 걸로 준비하는 게 좋겠다. 디자인은 예쁘지만 종이 재질이 안 좋고 얇다면 적극적으로 말리고 싶다. 노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손으로 써야 한다. 볼펜, 형광펜, 만년필 등등 어떤 펜으로 쓰든 간에 뒷장에 쓴 표시가 나지 않아야 다음 장을 처음처럼 쓰는 맛을 느낄 수 있으며, 이 느낌을 마지막 장까지 유지해야 한 권의 노트를 즐겁게 끝까지 쓸 수 있다. 이런 면에서 노트를 고르는 과정이 아주 신중해진다.  



내가 발췌한 문장들, 나만의 생각이 담긴 노트. 그리고 좋아하는 펜과 책 집게.


   

이제 집게를 준비하자. 엄지 손가락만 한 작은 집게가 아닌 손바닥만큼 조금 큰 집게가 있으면 좋겠다. 또 집게가 너무 딱딱해서 집을 때 힘을 많이 줘야 한다면 애써 말리고 싶다. 왜냐하면 책을 집고 나서 뺐을 때 집게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게 된다. 책은 밑줄 그어가며 읽는 나지만, 이 집게가 눌러지고 집게의 색이 묻어 난 흔적을 보게 되면 마음이 아프다. 너무 강하지도 않고 적당한 탄력을 가진 집게면 좋겠다. 그래서 필사할 때 이 집게로 집어 놓고 노트를 올려 필사하면, 편하게 할 수 있다. 필사할 때 편하게 할 수 있는 여유를 주는 것이지, 필요한 건 아니다.







책 읽을 때 밑줄을 그어가며 읽는데 이때 어떤 것으로 밑줄을 그을 것이냐, 이것도 한 번씩 고민하며 선택할 때가 있다. 예전에는 내가 그은 밑줄이 책에서 너무 튀어 보이지 않게 노란 색연필로 긋고 말았었다. 진한 색으로 했을 때는 책보다는 밑줄이 도드라져 보이기도 하고 책에 난도질하는 기분이 들어서 결국은 노란색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점점 밑줄이 더 잘 보였으면 하는 바람도 생기기도 하고, 노란색을 몇 번 다 쓰고 나면 다른 색에도 눈길이 간다. 이런 바람으로 내 필통엔 몇 가지 색연필이 있다. 책을 읽기 전에 색연필을 고르는 재미도 쏠쏠하다.      

밑줄 긋기. 처음 읽었을 때는 노란색 연필. 재독 할 땐 연필로 밑줄 긋기.


종종 종이 재질이 일반 책과 다를 때가 있다. 예를 들어 <반 고흐, 영혼의 편지>와 같이 명화가 자주 등장하는 책의 경우는 보통의 종이가 아닌 반짝 빛이 나는 매끈한 종이가 사용된다. 이때는 색연필로 잘 그어지지 않는다. 형광펜으로 그어도 뒷장에 남지 않아서 좋지만 형광펜이 보통은 수성이기에 긋고 난 다음, 말라야 다음 장을 넘길 수 있다. 안 그러면 마르지 않은 형광펜이 번지거나 앞장에 묻어난다. 이러면 얼굴이 일그러지면서 형광펜을 치우게 된다. 대체 무엇으로 밑줄 그어야 하는가? 우리에겐 연필이 있다. 연필은 지우개로 지울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밑줄을 긋고 메모를 옆에 자그맣게 했지만 지우고 싶을 때는 연필이 최고다. 아주 편하게 읽고 싶을 때도 연필을 찾는다. 밑줄 긋고 옆에 메모도 했다가 지우기도 하고, 난장판이 되는데 이러면 다른 사람들이 내 책을 읽지 못하고 빌려주기도 어려운 상황이 생긴다. 그래도 내 책에 내가 기억하며 읽는 건데, 뭐 어떤가. 스스로 위안을 하며 내 생각이 담긴 책을 보고 뿌듯한 마음을 꺼내어 씨익 웃어보기도 한다.     





공부하기 전에 문구점에 가서 (가지고 있지만) 새로운 펜이나 노트를 고르고 기분 좋게 사서 나온다. 책상 앞에 앉아 새로 산 문구를 꺼내어 쓰면 공부도 더 잘 될 것 같은 기분이다. 책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꼭 필요하지 않더라도 있으면 기분 전환되기도 하고 무장하고 전쟁터에 나가는 것처럼 든든하기도 하다. 서점에 책 사러 가면 문구도 같이 팔고 있는 경우가 많으니 책 한 권 사면서 문구 쇼핑도 같이 해보자. 분명 책 읽기가 더 즐거워질 것이다. 장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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