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 임산부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 첫 번째

잘 살아왔다

by 미아취향
백영미님 만삭 1085.JPG 우리의 만삭 사진.




출산 예정일에 가까워졌다. 뱃속 안에서 무럭무럭 잘 자란 우리 아기는 몸무게가 잘 늘었기에, 예정일보다 1주일 정도 더 빨리 나올 것 같다. 아기를 품고 있는 지금 이 생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출산 가방을 싸면서 생각했다. 내가 그동안 무엇을 하고 살았는지, 잘 지내 온 건지.

대답은 YES! 잘했다. 10개월 동안 힘들기도 했지만 행복한 날이 더 많았다. 나의 정확한 몸과 마음 상태를 아는 건 아니지만 충분히 잘 살아왔고 행복했다고 말할 수 있다. 태교가 잘 되었는지 안되었는지 아기가 나와봐야, 커 봐야 알겠지만 후회가 생기는 않는다. 다만 더 많이 놀 껄, 열심히 읽고 쓸걸. 하는 아쉬움이 남을 뿐.


그래서 내가 생각하는 예비 임산부나 초기 임산부들에게 하고 싶은 중요한 이야기를 쓰기로 했다.

임신과 태교, 출산에 대한 방법을 이야기 하진 않는다. 다만 ‘임산부들이 잃지 않았으면 하는 것’을 말하고 짚어보았음 한다.





1. 평소에 운동을 계속 하자.

임신 하기 전이든 임신하고 나서든, 운동은 중요하다. 임신을 준비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평소 기초체력 키우는 운동을 하는 게 좋다. 아기를 가지고 나면 몸이 점차 점차 힘들어지고 무거워진다. 아기와 태반, 양수 무게를 모두 감당하기 쉽지 않다. 나는 매일마다 자고 일어날 때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많이 걸은 날, 차를 오래 타고 가는 날, 자세만 바꾸어도 허리가 아파왔다. 여태 이렇게 허리가 아픈 적이 없었는데 너무 많이 아프니 고통스러웠다. 대부분의 임산부들이 아기 몸무게도 있어서 허리를 많이 아파하지만, 분명 아프지 않고 잘 넘어가는 사람들도 많다. 평소에 코어 운동을 많이 했었으면 괜찮았을까? 허리 근력이 있었으면 좋았을까? 늦었지만 후회를 했었다.

몸조심해야 하는 임신 초기를 지나고 나면 중기부턴 요가나 수영, 걷기와 같은 운동을 해야 한다. 말기엔 말할 것도 없이 (아기가 밑으로 많이 내려와야 하므로) 많이 걸어야 한다.



2. 힘들겠지만 쉰다고 해서 다 좋은 것은 아니다.

나 같은 경우, 입덧이 심해서 정상적인 일상생활이 불가능하여 회사를 그만두게 되었다. 지하철을 타고 다니는 출퇴근길이 무척이나 힘들었고, 회사에 있는 시간이 곤혹스러울 때가 많았다. 출퇴근 시간을 조절하여 다니긴 했지만, 그것 만으로는 부족했다.


도저히 버티다가 안되어 그만두고 집에서 쉬기로 했는데, 이것 또한 쉽지 않았다. 7년 동안 일하며 힘들었지만 보람 있었던 날들이 많았다. 회사에서 인정받으며 느꼈던 성취감의 존재가 엄청났다. 물론 야근이 반복되고 같이 일하는 사람들로 인해 스트레스를 시도 때도 없이 받을 때는 퇴사를 자주 생각했지만, 지금 회사를 그만두는 건 내 자의로 그만두는 게 아니었다. 그랬기에 내 직업에 대한 불안감이 엄습해 왔고 앞으로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대책이 전혀 없었다.

퇴사를 하면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는데 몸이 불편하니 온전히 다 할 순 없었다.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마음의 준비든 무엇이든 간에. 한동안은 힘들어서 누워있으며 TV를 보다가, 겨우 밥 한 끼 먹고 다시 쉬었다가 를 반복했다. 그래도 이렇게 시간을 흘려보낼 순 없었다. 하고 싶었던 것을 다시 떠올리며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을까 생각하며 조금씩 움직였다. 책이 무척 읽고 싶었는데 글자가 눈에 안 들어와서 만화책부터 읽었다. 가고 싶었던 곳도 찾아서 남편이랑 조금씩 돌아다니며 움직였다. 중간중간 허기지거나 입덧 때문에 힘겨울 땐 그냥 마음을 놓아버렸다.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안 되는 건 없었다. 다만 힘들다고 생각할수록 몸이 더 움직이지 않고 모든 것이 귀찮아질뿐이었다.

퇴사 준비를 하고 그만둔다고 해서 크게 달라지는 건 없겠지만, 그래도 마음이 조금은 가볍지 않았을까. 쉽지는 않겠지만 나를 위한 시간으로 쓰기에 너무나 소중하고도 좋은 시간이다.




3. 입덧이 있다고 해서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자.

나처럼 먹는 것에 대한 욕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식욕이 왕성한 사람이라면, 정말로 스트레스 많이 받을 것이다. 난 키와 덩치는 작지만 맛있는 음식에 대한 집착이 강하다. 그렇다 보니 늘 먹고 싶은 특정 음식이 있었다. 하지만 아기를 가짐과 동시에 입덧이 시작되어 3~4개월 지속되었다. 그저 우울했다. TV에서 어떤 음식이 나오면 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왔고, 냉장고 냄새만으로도 힘겨웠다. 분명 먹을 때는 괜찮았는데 조금 있다 바로 토를 할 때도 많았다. 낮이든 밤이든 신물이 올라올 때까지 토를 했다. 김치 냄새, 카레 냄새, 국 냄새, 고기 냄새 등등 각종 음식 냄새는 말할 것도 없었고 인스턴트커피든 로스팅 카페에 들어가자마자 풍기는 커피 향이든 가릴 것 없었다.


이때 병원 의사는 입덧 완화하는 약을 주었다. 이걸 먹어도 될까…? 고민했지만 지금 당장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이 약은 병원 처방을 받을 수 있고, 산모와 아기에게 아무런 문제가 없다. 미국, 캐나다 쪽에선 많이들 먹고 있다고 했다. 단점은 비싸다.) 입덧을 완화해준다니… 생각만 해도 신세계였다. 밤에 먹고 잤는데, 다음 날 반응이 바로 왔다. 분명히 완화해 주긴 했다. 속이 조금 안정되었고 구역질이 덜 했다. 하지만 이 약을 먹으면 몽롱하고 잠에 취해서 정신을 못 차렸다. 개인차가 있지만, 나에겐 이 약이 힘겨웠다. 온전한 정신상태로 지낼 수가 없었다. 결국은 먹다가 말았다. 주변에 이 약을 먹는 사람은 나와 같은 반응은 없었는데, 참 이상하다. 또 입덧을 완화해주는 사탕도 있다고 한다. 그건 몰랐었다. 일찍 알았으면 효과를 봤을까?


여기까지 나의 입덧 스트레스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지금 꼭 이야기하고 싶은 게 있다.

이 또한 모두 다 지나간다.

물론 엄청나게 힘들다. 하지만 이 힘듦에 초점 맞추어 생각하다 보니 우울증이 같이 찾아오는 것 같았다. 심신이 약해지고 있었다. 아기와의 교류는커녕, 매일을 넘기기에 정신없었다. 이걸 먹으면 괜찮을까? 토하면 어떻게 하지? 일단 배가 고프고 힘드니 뭐라도 먹어야 한다. 하지만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구역질이 올라오는데… 매 끼니가 걱정이다.

그래도! 다 지나간다!

입덧이 심하면 완화해주는 약을 처방받자. 입덧 완화에 좋은 음식들이 있다. (난 방울토마토를 엄청나게 먹었다. 생강차도 도움이 많이 된다. 시원한 탄산수도 괜찮았다.)

그리고 마음을 놓자. 어쩔 수 없음을 받아들이자. 그게 속편 하다.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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