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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아책방 Oct 29. 2020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혼자서 읽을 수 있는 자유는 정말 중요하지. 아이들에게도 똑같아. 책을 읽고 있는 동안은 평소에 속한 사회나 가족과 떨어져서 책의 세계에 들어가지. 그러니까 책을 읽는 것은 고독하면서 고독하지 않은 거야. 아이가 그것을 스스로 발견한다면 살아가는 데 하나의 의지처가 되겠지. 독서라는 것은, 아니 도서관이라는 것은 교회와 비슷한 곳이 아닐까? 혼자 가서 그대로 받아들여지는 장소라고 생각한다면 말이야.”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마쓰이에 마사시     



건축 설계 사무실 이야기를 담은 책, <여름은 오래 그곳에 남아>. 

도서관 설계를 시작하면서 무라이 선생과 그의 사무실 식구들은 더욱 도서관에 집중하게 된다. 사무실의 막내인 ‘나’ 는 무라이 선생과 식사하기 전 잠시 이야기를 하게 된다. 무라이 선생인 ‘나’에게 “지금까지 가본 도서관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곳은 어디지?” 라고 물어본다. 여러도서관을 떠올리며 초등학교때 다녔던 오래된 도서관을 떠올리며 이야기를 한다. 



무라이 선생은 도서관을 두고 “고독하면서도 고독하지 않은 거야”라고 한다. 정말로 그랬다. 나에게도 도서관은 그랬다. 나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도서관은 어디에 있을까? 아마도 나의 첫 도서관이지 않을까 한다. 초등학생 때 갔었던 시립도서관. 친구들과 함께 가든지 혼자 가든지 상관이 없었던 곳이었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빌리는 거고, 혼자 읽으며 스스로 선택하는 거니까 친구의 개입은 없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나는 혼자 어딘가에서 머문다는 것을 생각해 본적이 없었다. 밥 먹을 때도 가족이 있거나 친구가 있고, 학원을 가도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도서관은 늘 혼자 가던 것이 습관화 되어 있었다. 어느 누구와 함께 간다는 것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 친구와 도서관 가는 날에는 지하 매점에서 라면을 함께 먹을 수 있다는 것, 그뿐이었다. 



도서관은 나에게 최초로 ‘혼자서 머무는 곳’ 이었다. 학교 안에 있는 도서관도 마찬가지고, 집 근처에 있는 시립도서관도 그랬다. 아무리 혼자 있어도 외롭지 않았다. 도서관 문을 여는 순간, 발을 디디는 순간, 나는 책의 세계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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