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지음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때는 서핑을>, 이 책의 초판은 파타고니아 설립자인 이본 쉬나드가 직원들을 위한 경영 철학 매뉴얼로 출간한 책이었다. 그 후 10년간 그들이 이룬 성과와 앞으로 해야 할 일을 정리하여 새로 개정판으로 나왔다. ‘파타고니아’란 브랜드를 떠올리면 기능적인 옷과 함께 후리스 조끼, 그리고 눈에 잘 익은 로고가 생각난다. 파타고니아 옷이나 상품을 사 본 적은 없지만 환경 친화적인 기업이라는 것은 주변에서 들어 대강 알고 있었을 뿐이다. 어떤 일을 하는 기업인지 궁금해서 옷을 사는 대신 책을 사서 읽기 시작했다.
파타고니아 란 회사가 지향하는 목표를 명확하게 나타난 문장을 소개하고 싶다.
탄생에서 재탄생에 이르기까지 제품을 책임지고, 우리에게 제품의 수선을 맡기도록 고객들을 장려하고, 제품의 수명이 다했을 때는 다른 귀중한 제품으로 재활용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현명한 일은 제품을 가능한 오래 지속되도록 만드는 것이다. (p.187)
<파타고니아 파도가 칠 대는 서핑을> 이본 쉬나드 지음
지구를 살리는 일을 하고자 하는 파타고니아의 사명은 이랬다. 제품 하나를 만들어도 실용적이고 내구성이 좋아야 하고 그로 인해 오랫동안 사용자들이 쓸 수 있어야 했다. 또 옷의 어떤 부분이 잘못되면 수선해주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마지막엔 재활용까지 생각하고 있었다. 사용자가 오래 사용하게 만들고 새로운 제품으로 지나치게 빨리 돌아오는 것을 원치 않고 있었다.
아이를 낳고 난 후, 환경 변화와 문제에 대해 예전보다 더 예민하게 반응을 하고 있다. 이제 말 배우기 시작하는 아이가 자라는 환경은 내가 어렸을 때의 자연환경과 많이 달라졌다. 이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는 더욱 강도 높은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늘 조심해야 하는 일상이 되었다. 또 지구 온난화로 인해 빙하가 녹고 북극에서 생긴 고기압으로 위도 상으로 아래에 있는 우리나라가 러시아, 북극보다 더 매서운 추위를 맞이하기도 했다. 더군다나 코로나 사태로 드러난 택배박스와 배달용 플라스틱 용기를 보며 우리는 약간의 죄책감을 가지면서 ‘마트에 못 가니 어쩔 수 없다’라고 중얼거리고 있다.
그래도 이 책을 읽는 동안이라도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실천부터 꼭 하고 싶었다. 택배 박스와 비닐이라도 줄이고 싶어 새벽 배송이나 택배로 식료품을 사 먹지 않고 근처에 있는 시장에 아이 같이 가서 장 보고 왔다. 오늘은 아이랑 마트 여는 시간에 맞춰 가서 필요한 것만 사서 왔다. 계절이 바뀌어 옷이 얇아질 때까지라도 옷을 더 사지 않기로 했다. 이것 말고도 내가 무엇을 더 할 수 있을지 집안을 둘러보며 찾아보기도 했다. 어차피 내 영향력을 가장 크게 발휘할 수 있는 곳은 우리 집 안이니까. 이제부터라도 물건 하나를 사기 전에 정말 필요한 것인지, 집에 있는데 가족 구성원의 변심으로 인해 교체하고 싶은 것은 아닌지, 사기 전에 가장 먼저 확인하고 있다.
나는 기업인도 아니고 권력을 가진 사람도 아니다. 아주 작은 개인인 내가 지구를 위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까, 환경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려는 내 작은 노력이 정말로 도움이 될까 의구심을 품었던 적이 많았다. 노력은커녕 환경 문제에 눈조차 돌리지 않는 기업들도 수두룩한데, 환경을 고려하지 않는 정책들은 또 어떻게 해야 하나, 온갖 불편한 질문이 쏟아지는 와중에 이본 쉬나드는 책에서 이렇게 일침을 가한다.
우리는 사전예방 원칙을 채택하지 않고 다른 많은 나라들이 하듯이 걱정을 접어 둔 채 유전자 변형 식품, 살충제, 독성 플라스틱 기타 화학 물질과 같은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인다. 그리고 “죄가 입증되기 전까지는 무죄”라는 태도로 유죄를 입증하는 일을 사용자에게 넘겨버린다.
내가 문제를 만들었으므로 내가 해결해야 한다고 인정하는 것이 책임감 있는 삶을 시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p.326-327)
우리는 대부분 지구가 오염되어 많은 문제들이 하나씩 드러나고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더 나빠진 미래의 지구 환경을 생각하며 지금부터라도 나부터 돌아보고 어떻게 살고 있나 점검해봐야겠다. 난 이 집 안에서 대단히 영향력이 큰 엄마니까 내 힘이 가장 잘 닫는 이곳에서 내가 사는 이 곳을 위한 노력을 하나씩 해 나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