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제대 후 대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많은 아르바이트를 수행했다. 과외, PC방 관리, 식당 서빙, 전단지 알바 등 아르바이트를 시간 날 때마다 다양하게 했다. 대학교 4학년 시절 PC방 관리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에 만났던 후배가 있다. 그 시절 나보다 2살 어린 후배로 군대 입대 전 돈 좀 모으기 위해 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붙임성도 좋고, 시킨 일도 곧잘 해서 금방 친해졌다. 한 달 정도 지나자, 말하지 않아도 PC방 관리도 알아서 할 만큼 일도 잘했다. 사장님도 흡족했는지 나는 주간 시간으로 빠지고, 후배가 야간 시간에 단독으로 매장을 관리하게 되었다.
PC방 관리 아르바이트는 보통 12시간을 기준으로 2교대로 하거나, 3명이 겹쳐서 8시간 씩 3교대로 근무했다. 그 당시 내가 일하던 매장은 나와 후배가 12시간씩 맡고 있었다. 사장님은 낮에 잠깐 오셨다 다른 매장 관리로 오시는 날이 많지 않았다. 혼자 일하다 보니 심심하긴 했지만, 사장님이 그렇게 하기로 한 결정이라 어쩔 수 없었다. 낮에는 학생 손님이 많아서 그들에게 맞추어 관리만 하면 편했다.
어느 날 아침이다. 후배와 교대하기 위해 출근했는데, 쓰레기도 그대로 있다. 오늘 낮에 제공해야 할 음료수도 냉장고에 넣지 않았다. 그런 적이 없어서 약간 놀랐다. 후배에게 물었다. 오늘 할 일을 하지 않았냐고. 카운터에서 엎드려 있는 그가 눈을 비비며 일어난다. 피곤해서 못했다고. 그래도 할 일은 해야지. 피곤해서 못하면 어떡하냐고 다시 물었다.
갑자기 “아이씨, 내 근무시간 끝났는데, 자기가 하면 되지. 왜 자꾸 잔소리야!” 라고 소리친다. 어이가 없어서 지금 무슨 망발이냐고 따졌다. “지금 하면 되잖아요. 짜증나게!” 라고 쓰레기가 분리수거 되어 있는 창고로 향한다. 그 한마디에 나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그의 팔을 잡았다. “너, 지금 나한테 화내는 거냐?”
내 팔을 뿌리치더니 “형, 제가 알아서 할게요. 야간 근무 때 너무 힘들어서 어제 못 치운 건데, 갑자기 그러시니 화가 나네요!” 라고 다시 창고로 갔다. “야! 너 무슨 말을 그렇게 심하게 해? 아무리 내가 편하더라도 할 말이 있고 안 할 말이 있지? 너 왜 그러는 거야?” 다시 받아치면서 멈추라고 했다.
그는 갑자기 쓰레기통을 나에게 집어던졌다. “아! 진짜. 오늘 짜증나게 하네. 나 오늘까지 일하고 그만둔다고 사장한테 이야기할게요. 형 때문에 못다니겠다고.” 나도 이성을 잃었다. 치고 박고 몸싸움까지 가게 되었다. 다행히도 아침 일찍이라 손님이 많지 않았다. 그 모습을 본 단골 손님이 우리 둘을 말리고, 사장님에게 전화했다.
자초지종을 사장님께 이야기했다. 나도 3일치 감봉, 후배는 잘렸다. 사장님이 후배를 자른 이유는 아무리 그래도 나이 많은 상급자에게 선 넘는 행동을 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다. 후배는 그제서야 정신차리고 나에게 사과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인간관계에서 아무리 친하고 편하더라도 적당히 용납할 수 있는 한계가 있다. 그것을 깨고, 자신 마음대로 선 넘는 행동을 하게 되면 그 관계는 오래갈 수 없다. 선을 넘지 않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이 효과적일 수 있다.
첫째, 명확한 개인적인 경계를 설정한다. 누가 이 선을 넘는다고 하면 기분이 나쁠 수 있는 자신만의 명확한 경계를 정의하고 상대방에게 제대로 알려준다. 서로의 한계를 존중할 수 있는 방법이다.
둘째, 상대방에게 말하기 전에 잠시 멈추자. 친하고 편하다고 해서 바로 말하지 말고, 자신의 말이나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반응을 줄 수 있을지 잠시 생각하자. 해도 되는 말이라면 그때 상대방에게 해도 늦지 않다.
셋째, 공감과 자기 통제를 미리 실행하자. 자신의 말과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치 미리 고려한다. 말을 할 때 존중과 배려를 담아 전달하면 선 넘는 행위를 방지할 수 있다. 결국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더 필요하다.
나도 선 넘는 행동을 통해 많은 사람과 관계가 단절되었다. 쓸데없는 말을 하거나 감정적으로 욱해서 친하다고 생각한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기도 했다. 선을 넘는 행동은 진짜 조심해야 한다. 특히 친한 사이일수록 말 한마디에 더욱 신경 써야 한다. 부디 선 넘는 행동으로 좋았던 관계를 무너뜨리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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