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는 흩어진 과거의 기억 조각들이 합쳐지는 과정이다. 많은 사람들이 글을 쓰고 싶어하지만 막상 쓰려고 하면 머뭇거린다. 마음은 이미 작가인데 실제로 쓰려고 하면 왜 어려울까? 나는 아래와 같은 세 가지 이유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1) 내가 쓴 글을 타인에게 보여주는 것이 부끄럽고 두렵다.
어떤 특정 주제로 글을 쓰다 보면 지나간 나의 과거에서 있었던 큰 사건, 그것으로 인해 생긴 상처와 트라우마 등이 떠오른다. 이제는 잊고 지냈다고 생각했는데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그 사건들이 자꾸 기억난다. 썼다 지우다를 반복하다 포기한다. 타인에게 아직 내가 쓴 글을 보여주는 것이 두렵고 부끄럽다.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발달로 누구나 내가 쓴 글을 볼 수 있는 시대가 되었다. 다른 사람이 어떻게 생각하든 신경쓰지 말자. 내가 쓴 글 하나가 정말 힘든 타인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니까. 타인의 생각과 관심에서 자유로워져야 글쓰기가 쉬워진다.
2) 뭘 써야 할지 도저히 생각나지 않는다.
자꾸 뭔가 새로운 것을 쓰려고 하다 보니 머리가 아프다. 발명가도 아닌 평범한 우리가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이런 경우에는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이나 경험을 쓰거나 하루에 있었던 나의 일상을 관찰하고 자유롭게 써보자. 유에서 유를 만드는 상황이니 글감이 생각보다 많다.
3) 남에게 잘 보이고 싶어 처음부터 잘 쓰려고 노력한다.
1)번과 반대되는 상황이다. 타인에게 자랑하고 싶어 처음부터 잘 써보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한 줄 쓰고 읽어보면 마음에 들지 않는다.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다가 결국 포기한다.
잘 쓰려고 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솔직하게 한 줄이라도 쓰자. 남에게 잘 보이려고 하는 글이 아니라 나를 치유하고 위로하는 글을 쓰도록 하자.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글이 결국 독자들에게 먹힌다.
여전히 글을 쓰면 쓸수록 어렵다. 글을 잘 쓴다는 기준도 아직 잘 모르겠다. 점점 글쓰기가 무서워진다. 오히려 처음 쓸 때가 수월했다. 글을 잘 쓰고 싶은 욕심도 있었고, 무엇보다 매일 쓰는 게 재미있고 즐거웠다.
남들이 어떻게 봐도 상관없었다. 내가 좋으면 그만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편하게 쓸 수 있었다. 그냥 책 한권만 출간했으면 하는 소박한 바람만 있을 뿐이었다. 그저 글을 쓰며 내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복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이 세 가지 문제 중에 하나라도 해당이 된다면 아래에 제시한 방법대로 한번 써보길 바란다. 글을 쓴다는 것이 쉬운 건 아니지만 또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다. 타인의 평가 따위 무시하자. 나를 믿고 사랑하면서 한 줄이라도 끄적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 바로 한 줄이라도 쓰자. 지금이 바로 글을 쓰기 좋은 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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