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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린 Oct 20. 2023

1월의 기록, 영혼의 외침

지금부터의 기록은, 그 순간 나이며, 순간의 영감이며, 

순간의 고통이며, 순간의 희열과 눈물이며, 순간의 삶이다.

더 처절하게, 더 깊게 기록하고, 기억했다. 

나의 차가움과 나의 온기를 한 곳에 담아본다.


7일에 한 번, 나는 그날만을 기다렸다.


1월 5일


잘지내냐는 안부에

고민했어.

대답할 수가 없었거든.


온 몸이 간지러워서 긁었어.

붉게 피멍이 들었지.


이정도로 나약한 인간이었나 싶기도해.

계속 외치고 있잖아.

살려달라고

아니 살고싶다고.


마음으로 여러명을 죽였어.

그 중엔 나도 있어.


나는 그저, 나답게 살고싶을 뿐인데.

그게 왜이렇게 고통스러운거야.


1월 9일


그 누구에게도 진실을 내보이지 않는다.

왜냐면 나는 무서워.

내가 온전히 쉴 수 있는 공간은

그 어디에도 없어.

나는 이 갑옷이 무거워.

근데 왜 벗질 못하는지 모르겠어.

온 몸이 피투성이야.


내 안에 내가 여러명이 살아

이 세계가 갈라지듯

미치지 않고서야 버틸 수없잖아.

세계가 나에게 강요해. 미쳐야 한다고.


난 요즘 하루에도 수천번씩

충돌해.

마음에서 충돌을 일으켜


무너지는 중인걸까.

아니면 회복하는 중인걸까


1월 10일


죽어도 된다고 했어.

영혼이.


숨이 막혀

너무 숨이 막혀

나는 이 공간이 너무 숨이 막혀

숨을 쉴 수가 없어.

죽을 것 같아.

죽을것 같다고.


의미심이 들어

이게 맞을까.

나는 잘 하고 있는 걸까.


1월 11일


얼마전 새해가 밝았다.


'네 스스로 감당이 되지 않을땐 상담을 받아보는거 어때?'


나 분명 아무렇지 않았는데,

의자에 앉자마자 눈물이 쏟아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을 참앗다.

차오르는 눈물을 목에서부터 억지로 누른다.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두통이 오기 시작했다.


'편히 풀어놓지 못하면, 계속 아플 거에요.'


눈물을 흘릴 때가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라는 말에도 불구하고

나는 절대 그것을 용납할 수 없었다.

아름답기는 커녕 멋없고 구질구질한 인간으로 느껴졌으니까.


'눈물이 많다는건 그만큼 

사랑도, 열정도 많다는 의미에요.

울면 어떻것 같아요?'

'무너질 것 같아요.'

'무너지는건 약한게 아니에요'


강함의 반댓말은 약함이 아니라

아름다움이라고 햇다.


계속 울었다.

그러다가도 습관적으로 울음을 삼켰다.


1월 30일


나 이제는 다시 

일어서도 될까


아니, 다시 살아도 될까.

누군가 그러했다

모든 아픔은

모든 상처는

스스로가 만든 것임을

그러니 그것을 치유할 힘 또한

내 안에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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