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으로 어울리는 사람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읽고

by 안기자

(2017.8.20)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 속 주인공은 ‘이제야 나도 좋은 사람 만나 결혼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악명 높은 도시 서울에서 부대낄 만큼 부대꼈던 그녀는 ‘적어도 부모님이 9회 말 홈런은 아니더라도 끝내기 안타는 쳤다고 생각할 것’이라며 안도합니다. 그러나 서울은 언제나 그랬듯이, 충분히 고생한 그녀를 야멸차게 배신합니다. 언젠가 큰 일이 생기면 BMW 미니를 살 것이라 다짐했던 그녀지만 현실은 중고 마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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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번도 더 읽은 책이지만 여전히 재미있어서 결국 완독 후 새벽 3시에 잠이 들었습니다. 소설 속 오은수는 2005년의 31세였습니다.(2017년으로 치면 35 정도가 아니었을까요? 책에서는 ‘평균 수명이 80이야’ 라고 말하지만 지금 유행하는 말은 '100세시대' 입니다) 고생 할만큼 한 그녀에게 작가는 ‘아직 안끝났어’ 하면서 폭탄을 떨어뜨리고, 그녀는 ‘사기결혼’ 까지는 아니지만…암튼, 비슷한 상황에서 벗어납니다.


예전에는 와닿았던 부분이 아닌데 지금은 남달리 보였던 장면이 있다면 점쟁이가 은수에게 건넨 조언입니다.


‘세상 사는 머리는 있으니 자기 자신을 믿어. 좀 진득하게’


생각보다 자기 자신에 대한 가치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은 것 같아요. 은수도 수도권 대학에 나와 조그마한 편집대행사에서 일하는 자신과, 식품 관련 회사 사장인 김영수와는 격차가 엄청나다는 사실을 늘 염두에 두며 ‘내가 딸린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요. 그러니 9회말 홈런, 끝내기 안타…라는 생각을 했겠지요. 내면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요.



1_cxwOfcK_G6rIz-qjYQcdCg.jpg 고생할 만큼 했다고 안도하지 마세여 아직 안끝남...

사실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줄 수 있는 사람은 ‘그런 것’들이 아닐 수 있으니까요. 자기 자신이 부족한 것에만 집중을 하면 그걸 갖춘 사람을 찾게 되지만, 그게 정답이라는 보장이 없어요.


예를 들어 어떤 여자가 ‘나는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을 해요.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혹은 ‘직업이 별로야’라고 생각해요. 이것도 사실 여부에 상관없이.


그럼 돈이 많은 남자를 찾게 되겠죠. 혹은 명예로운 직업을 가진 남자를 찾게 됩니다.


그걸 갖춘 남자를 찾았어요. 그 사람과 나는 인간적으로 어울리는 사람인가? 이 고민을 덜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어찌어찌해서 결혼하고 그 이후를 후회하며 사는거죠……ㅜ


남자분들도 마찬가지예요. 얼토당토 않는 자신감 있잖아요. ‘난 짱이야. 난 잘생겼지.’ 이거 말고 ㅠㅠㅋㅋㅋㅋ 자존감이 높은 분들 많지 않은 것 같아요.


충분히 자기 매력이 있는 분들인데도 괜찮은 여자를 보면 ‘나랑 안 어울릴거야..날 시러할거야…흐읍ㅠㅠ….’ 이라는 생각에 지레 겁먹고 뒤로 물러선다고 해요. 물론 본인들이 ‘겁먹었다’ 는 표현을 쓰지는 않지만요.


그래놓고 ‘저 정도면 나를 받아주겠징….’이라는 생각에 자신과 어울리지 않는 누군가를 만났다가 결국 스트레스 왕창 받으며 헤어지는 경우를 많이 봤습니다.. ‘이 정도면 나와 어울려’라고 합리화하면서 실제로는 자신이 원하는 인간상이 아닐 경우에 그렇지요. 그러지 마세요.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저도 몰라요. 알면 제가 왜 이러고 앉아있겠어요. 하아 나도 몰라씨……


이 소설이 나름 희망적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오은수를 만들어낸 작가도 조금은 늦게(?) 결혼해 아기까지 낳았던 사실일까요..ㅋ 사실 저는 정이현 작가의 짱 팬이었거든요. 대학교 소설창작론 시간에 생각지도 못하게 그 분이 강사로 들어오셔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습니다. 결국 종강시간에 그분의 책을 모두 가져가 한 권 한 권 다 사인 받았어요. 사인받으면서 나중에 문화부 기자로 일하게 되면 꼭 인터뷰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지금의 저는 산업부 기자네요. 암튼 약 10년이란 시간동안 소설로 위로해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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