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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skerJ Feb 28. 2024

월 천 벌겠다 하니 부모님 얼굴이 어두워졌다.

월 천 목표에 대한 주위의 반응

친정에 가서도 월 천 목표 100번 적기를 했다. 뭘 그렇게 적냐고 물어보는 엄마에게 말씀드리니 순식간에 걱정스러운 얼굴이 되었다. 


“너무 무리하는거 아니니...?”

무슨 얘기하는지 궁금해서 다가 온 아빠에게도 말씀드렸다.

“너무 돈돈 거리는거 아니니...?”     

원래 불안도 높으시지만 둥이 키우는 것도 힘든데 자꾸 이것저것 하려고 하는 큰 딸을 한 편으로 자주 걱정하시는 엄마와 사람의 도리를 중시하시는, 약간 선비의 피가 흐르는 아빠의 당연한 반응이었다(근데 아빠도 내 나이 때에 주식책이랑 부동산책 엄청 봤다며^^...).     


내가 많이 좋아하기도 하고 선배 상담사이자 선배 엄마, 아내로서도 존경하는 언니와 오랜만에 단 둘이 만났을 때에도 어쩌다 월 천 목표에 대해 말하게 되었다. 언니의 얼굴은 의문과 걱정이 뒤섞여 있었다. 

“너가 하고 싶다고 하니 당연히 응원하는데 너무 부담되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솔직히 당장 올 해 월 천만원을 벌겠다고 하는 말이 나한테는 마치 ‘이번 주 안에 10키로 뺄 거예요’ 라는 말이랑 비슷하게 들려ㅋㅋㅋ”     

언니의 마음이 충분히 이해가 가서 나도 같이 웃었다. 이 전의 나라면 친한 동생이 이런 소리를 할 때 언니랑 비슷하게 반응했을 것이다.      




내가 사랑하는,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반응들은 기본적으로 나를 위하고 아끼는 마음에서 나온 거라 믿는다. 내가 정말 놀랐던 부분은 주위 사람들의 반응이 아니라 사람들의 반응에 대한 내 반응이었다. 위에서도 말했듯이 전반적으로 걱정하거나, 이해를 못하거나, 의문을 제기하는 반응이 나쁜 건 아니지만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고 있는 나로서는 공감, 지지, 응원에 비해서 부정적으로 느껴지고 영향을 받아 흔들릴 수 있는 반응이기도 하다. 특히 세 사람 모두 나와 참 가깝고 내가 많이 의지하는 관계이기 때문에 더더욱.     

그런데 놀랍게도, 나는 전혀 동요되지 않았다. 흔들리지도 않았다. 언니에게도 말했다.

“언니가 걱정하는 게 뭔지 알아요. 근데 이 목표에 깔려서 스트레스 받거나 무거워지는 것보다 오히려 더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되고 더 기대하게 되고 더 중요한 것에 집중하게 돼요. 그게 나는 좋아요.”

거기까지 듣고서야 언니는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좌표를 찍는게 너에겐 중요하구나. 내가 그런 사람은 아니지만, 확실히 그런 명확한 목표로 활력을 느끼는 사람들이 있구나. 그것도 참 좋은 것 같아.”     

아마 그들의 우려와 의구심은 나나 내 목표에 대한 것이 아니라 그 목표로 나아가는 과정에서 내가 겪을 수 있는 어려움, 고통, 소진에 대한 마음일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이 목표와 과정이 마냥 가볍고 즐겁지만은 않더라도 힘든 순간보다 삶에 더 집중하게 되고 활력과 열정을 가지게 되는 순간이 더 많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면 될 것이다. 실제로 목표를 설정하고 나아가고 있는 지금까지도 그런 부분을 더 많이 경험했기에 나도 언니를 안심시키려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렇게 믿어서 얘기할 수 있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는 나와 같은 친한 동생이 있다면 이렇게 말해줄 사람이 되었다.     

“와 진짜 멋지다! 내 눈엔 이미 그 목표를 이룬 사람처럼 보여! 알려줘서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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