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 나와 우리의 삶과 죽음 이야기
책 『생명 곁에 앉아 있는 죽음』(이나가키 히데히로, 살림/2020)은 32종 생물의 죽음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삶과 죽음을 생각하게 합니다.
인간은 언젠가는 죽을 수밖에 없는, 죽음을 맞이할 유한한 존재임을 여러 생명체를 통해 다시금 확인하게 됩니다.
책을 읽다보면, 인간이라고 지구의 주인 행세를 하며 그 권세가 영원할 것이라 생각하는 오만함이 보여 부끄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죽음으로 다음 세대에게 생명을 전하는 신비를 가만히 생각해봤습니다. 이 신비를 온전히 받아들이고 따르는 지구 생명들의 이야기는 인간이 생명을 소중히 여겨야 할 이유와 목적을 진심어린 마음으로 살펴보도록 이끌었습니다.
만일 내가 이 책 속의 한 생명이라면, 인간이 아닌 한 생명 된 입장에서 인간에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을까요?
지구환경 위기시계
‘지구환경 위기시계’라는 것이 있습니다.
매년 전 세계 대륙별, 국가별 환경오염에 따른 인류 생존의 위기 정도를 시간으로 표현해 환경파괴에 대한 경각심을 시각으로 알려줍니다.
이 시계 0~3시까지는 ‘좋음’, 3~6시는 ‘보통’, 6~9시는 ‘나쁨’, 9~12시는 ‘위험’을 나타냅니다.
온실가스의 주요 원인이 되는 탄소배출과 무분별한 플라스틱 사용 등으로 심각해진 지구온난화에 대한민국의 지구환경 위기시계는 오후 9시 38분, 전 세계의 위기 시각은 오후 9시 42분을 가리키고 있다고 하네요.
심각한 지구 온난화로 서아프리카의 토양이 침식되고, 중동 지방은 메말라 가고 있으며, 북극의 빙하는 빠른 속도로 사라지면서 태평양의 섬나라들은 해수면 상승에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서구 유럽에 스트레스성 질병이 만연하고 인종차별적인 분리가 일어나며 아동과 청소년의 신경정신과 환자가 늘어나는 것도 이러한 요인과 결코 무관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지구의 지속 가능성이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메모) EGS 경영이란 / EGS는 환경(Environment), 지배구조(Governance), 사회(Social)의 영어 첫 글자로 만든 용어입니다. 환경 문제까지 포함하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투명한 지배 구조 등을 강조하는 새로운 기업 평가 기준과 경영방식을 가리킵니다. 이와 관련한 용어로 RE100(Renewable Energy 100%)은 기업이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 에너지 등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대체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지구 온난화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히는 것이 온실가스인데요, 국제사회는 1997년 선진국에 온실가스 감축 의무를 부여하는 ‘교토의정서’를 채택한 데 이어 2015년에 선진국과 개도국이 모두 참여하는 ‘파리협정’을 채택했습니다.
2021년에는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열러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상향하고 석탄 및 화석연료 의존도를 축소하겠다는 합의를 했습니다.
하지만 최대 쟁점 사항이었던 지구 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내로 억제하는 목표의 구체적 실행 방안에 관한 합의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1.5도는 기후재앙을 막을 마지막 마지노선으로 알려졌지만, 각국의 이해와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한 전 세계적 노력이 결실에까지 이르지는 못한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2021년 12월에 환경부 소속 온실가스종합정보센터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 국가 온실가스 배출량은 7억 137만 톤입니다.
국제기준인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 Intergovernmental Panel on Climate Change) 지침에 따라 경제·산업 부문별로 재분류할 경우 온실가스 비중이 산업부문 55.7%, 건물부문 21.0%, 수송부문 14.6%, 공공기타 2.7%, 폐기물 2.4%, 농축산 3.0% 등을 차지했습니다.
국내 온실가스별 비중은 이산화탄소(CO2)가 91.8%로 가장 높으며, 메탄(CH4) 3.9%, 아산화질소(N2O) 2% 등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플라스틱을 먹는 바다생물과 환경오염
바다의 죽은 물고기나 거북이의 배에서 꺼낸 수많은 플라스틱 사진을 본 적 있을 거예요.
물고기들은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을 해파리로 오인해 먹는다고 합니다.
그 외에 홍합, 가리비, 굴 등의 연체동물과 새우, 게와 같은 갑각류에서도 플라스틱 파편인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된다고 하네요.
뉴스에 등장한 바다를 떠도는 쓰레기 섬은 상상하지 못하던 광경인데, 플라스틱으로 인한 문제들은 환경오염이 우리가 직면한 문제임을 느끼게 해 줍니다.
캘리포니아·데이비스·스탠퍼드 대학의 연구원들이 공동으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555종의 해양 어류 171,774마리를 대상으로 플라스틱 섭취에 대한 연구를 실시한 결과 386종에서 플라스틱을 발견했습니다.
그중에서 35종은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이고, 26종은 남획에 취약한 종이라고 하네요. 최근 조사에 따르면 북서 대서양 어류의 73%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발견되었다고 합니다.
무분별한 플라스틱 생산과 사용은 지구 온실가스의 주된 범인 중의 하나로 탄소배출과도 관계가 깊습니다.
전 세계에서 플라스틱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배출되는 탄소량은 석탄 화력 발전소 189개를 1년 동안 가동하는 탄소 배출량과 맞먹는다고 합니다.
무분별하게 배출된 플라스틱의 3/4는 재활용되지 않고 바다로 흘러들어 가 수년간 썩지 않고 생태계 교란을 일으키고 부서지거나 분해되면서 미세 플라스틱으로 남습니다.
플라스틱 쓰레기나 미용용품 등에 든 미세한 플라스틱 조각이 떨어져 나와 생긴 미세 플라스틱은 너무 작아 음식 섭취는 물론, 호흡을 통해서도 인체에 들어옵니다. 이로 인해 사람의 폐 조직, 위와 장, 대변 등에서 플라스틱 흔적이 감지되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구 온난화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해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일은 플라스틱을 비롯한 일회용품 줄이기입니다.
텀블러 등과 같은 다회용기를 사용해서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거나, 재활용 비닐봉지를 사용해 여러 번 사용하는 것 그리고 운동을 하면서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와 플라스틱을 줍는 플로깅(Plogging)에 참여하는 것도 ‘지구환경 위기시계’를 뒤로 돌리는데 도움이 됩니다.
메모) 플로깅이란 / 이삭을 줍는다는 뜻의 스웨덴어 ‘plocka upp’과 영어 단어 ‘jogging’을 합성한 단어입니다. 플로깅(Plogging)은 2016년 스웨덴의 에리크 알스트룀에 의해 주도된 조깅, 산책, 자전거 타기 등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운동으로 북유럽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되었습니다.
위험사회 속 문 앞의 죽음
뉴스에서 기름 유출로 인해 수많은 물고기와 바닷새가 폐사하거나, 강에서 공장의 폐수 등으로 죽은 물고기가 둥둥 떠다니는 장면을 종종 봅니다.
매일 처리해야 하는 산더미처럼 쌓인 엄청난 양의 쓰레기와 건축 및 산업 폐기물은 매립하는 과정에서 토양을 오염시키고 태워서 처리할 때는 대기오염의 원인이 됩니다.
장례식을 하며 고인을 모신 관을 땅에 묻어 매장할 때도 많은 양의 화학 물질들이 함께 묻힌다고 합니다.
미국에서 해마다 묻히는 견목재판이 7만 3천 킬로그램, 강철이 5만 3천 톤, 콘크리트가 140만 톤, 포름알데히드가 310만 리터나 된다고 하네요.
그래서 환경을 생각한다면 생분해되는 재료로 만들어진 유골함을 비롯한 물품들의 사용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요즘은 매장보다 화장을 선호하는데, 화장 한 건당 400킬로그램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는 문제로 자연장이나 수목장 형태의 장례방식에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메모) 빙장이란 / 최근 들어 과학기술의 발달과 함께 다양한 장례방식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중에 화장보다 친환경적인 방식의 ‘빙장(氷葬, 얼음 빙/ 장사 지낼 장)’이 주목받고 있다고 합니다. 스웨덴의 생물학자인 수잔 위 메삭(Susanne wiigh Masak)에 의해 발명된 이 장묘 방식은 매장에 비해 적은 면적을 이용하면서도 화장에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대기 오염 물질이 발생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시신을 동결 건조해서 흙으로 돌려보내는 장묘 방식입니다.
시신을 관에 넣고 영하 196도의 액체질소탱크에 담가 급속 동결시킨 후, 미세한 진동을 통해 동결된 시신과 관을 아주 작은 조각으로 분해시킵니다. 그리고 분해된 조각을 건조해 수분과 금속성분을 분리한 뒤, 유해를 녹말로 만든 관에 안치합니다. 이 관을 땅에 묻으면 1년 이내에 완전히 흙으로 돌아간다고 합니다.
이 방식은 토양에 양분을 공급하는 역할도 해서 수목장 등의 자연장의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하는데, 유네스코가 추천하는 친환경 장묘법이면서 유엔이 선정한 40대 유망 친환경 사업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환경오염으로 인해 죽음의 위협 앞에 놓이는 일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최근 들어 전 지구적으로 나타나는 가뭄과 홍수 등은 환경오염으로 인한 결과라고 많은 학자들이 이야기하지요. 그로 인한 식량부족과 기아로 생계를 해결하기 위해 살던 땅을 떠나야 하는 난민이 늘어났고, 그러면서 많은 사람이 예상하지 못한 죽음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우리와 가까운 일본에서 방사능에 오염된 오염수를 방류한다는 소식은 큰 걱정거리입니다. 이렇게 가까운 이웃나라에서 핵발전소의 폭발로 생긴 핵 물질의 위협을 받게 된다는 것은 생각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심지어 최근 뉴스에서는 지구온난화로 북극의 동토 층이 녹으면서 그 안에 있던 바이러스가 활동하면 앞으로 어떤 위협이 될지 모른다는 소식을 전하며 더욱 심각해질 환경오염에 대한 우려도 전합니다.
탄수 배출을 줄여 지구 온도가 올라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만 아니라, 삶의 곳곳에 죽음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는 현대 사회는 정말 위험사회라고 부르는 것이 맞아 보입니다.
물론 과거와 비교했을 때 현대에는 전염병의 창궐과 기아와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이 단기간에 죽는 일이 보건위생의 개선과 의료기술의 발달로 상당히 극복되었습니다.
또 지진을 비롯해 태풍과 해일 등 자연재해로 인한 예기치 못하게 겪어야 했던 죽음도 과학기술의 발달로 미리 감지하고 통신기술의 혁신으로 더 빨리 광범위하게 알릴 수 있게 되면서 미리 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현대 기술의 발전으로도 이런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나지는 못합니다. 이전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새로운 위험에 직면하고 있고 그 크기와 규모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입니다.
윤리학자 한스 요나스(Hans Jonas)는 『기술 의학 윤리: 책임 원칙의 실천』에서 기술은 인간이 지구 상에서 영위하는 삶의 핵심이면서 동시에 삶을 위협하는 문제가 되었다고 지적합니다.
그래서 현대 기술을 활용하거나 발전시켜가는 과정에는 깊은 고민과 결과에 대한 책임이 더욱 요구됨을 강조합니다.
그러면서 현대 기술의 위험성을 ‘결과의 모호성’, ‘적용의 강제성’, ‘시공간적 광역성’, ‘인간중심주의의 파괴’, ‘형이상학적 물음의 제기’로 설명합니다.
다시 말해 현대 기술은 그 결과를 추측할 수 없고 우연에 맡겨야 할 형편이며 때로 선하고 정당한 목적을 위해 사용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위협적인 요소가 들어 있을 수 있는 ‘결과의 모호성’이 있습니다.
또 ‘적용의 강제성’으로 과학기술에 의해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고 제품 생산으로 구체화되면 그것을 활용해 더 많은 편리를 누리려는 욕구는 더욱 커진다는 것이지요. 그 결과 수많은 윤리적 문제들에 부닥치게 됩니다.
그리고 ‘시공간적 광역성’인데, 현대 기술은 이전의 행동방식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새로운 차원에서 거대화되고 지구적으로 과거와 미래의 수많은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칩니다.
지금 세대만 아니라, 이후 세대에까지 미치는 영향이 광범위하므로 더욱 철저한 진단이 필요합니다.
좀 더 그의 주장을 살펴보면, 과거의 기술은 의도적이라기보다는 대부분 우연에 의한 것이었고, 변화의 속도도 느렸습니다. 반면 현대 기술에서는 목적과 수단의 관계가 새롭게 설정됩니다.
이런 식이지요. 먼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기술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큰 만족을 선물합니다.
하지만 곧 더 나은 만족을 위해 다시 새로운 기술을 연구합니다. 이때 새로운 기술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새로운 목적을 부여합니다. 때로 강요하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과정과 결과에서 생긴 일상을 위협하는 위험의 정도가 과거보다 급격히 커졌다는 것이지요.
죽음에서 보호하며 지켜주려던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죽음의 위험에 노출시키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과학기술의 무한한 혁신과 발전, 그로 인한 삶의 변화가 인간이 인간으로서의 본성과 인간됨을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이 되고 있습니다.
편의성과 욕구의 충족 그리고 완벽함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인간으로서의 가치가 무시되거나 그로 인해 예상하지 못한 새로운 문제를 만나게 될 수 있어 현대 기술을 비판적으로 살펴보는 것이 더욱 필요해졌습니다.
죽음을 잊고 사는 사람들
유럽에서는 저승사자인 ‘사신(死神, 죽을 사/ 귀신 신)’을 ‘그림 리퍼(Grim Reaper)’라고 해서 검은 망토를 두르고 큰 낫을 들거나 흔드는 인물 또는 해골의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낫을 들거나 흔드는 모습은 죽음을 수확하는 것을 상징합니다.
고대로부터 죽은 사람을 죽음 이후의 세상으로 인도하는 죽음의 신인 사신은 다양한 모습의 인물로 신화나 이야기 속에 등장했습니다.
각 지역에 따라 또 종교와 문화의 특성에 따라 다른 형태의 인물로 그려지거나 묘사되기도 합니다.
이들의 역할은 주로 죽은 사람에 대한 세상에서의 삶을 평가하거나, 자의적으로 목숨을 빼앗을 수 있는 심판자 또는 저승의 심판대로 인도하는 인도자입니다.
영국 웨일스 지방의 ‘안쿠(Ankou)’는 죽음을 상징하는 해골로 검은 망토를 입고 수레를 모는데. 그 옆에는 커다란 낫이 있습니다. 죽은 이를 데려가는 사신입니다.
그리스에서는 죽음의 신을 ‘타나토스(Thanatos)’라고 하는데, 날개를 달고 위와 아래가 붙은 긴 옷인 로즈를 입고 낫이나 칼을 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인간을 위협하는 존재로 등장하는 것은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두려운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마찬가지이지요.
인간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지난 삶에 대한 후회와 아쉬움 그리고 그 밑바탕에 깔려있는 죄책감, 동시에 미래 세계에 대한 불확실성과 불안감이 투영된 결과물이 각 문화에 등장하는 ‘사신’이라고 생각됩니다.
인간은 현대 기술을 죽음의 사신으로부터 인간을 지켜주는 신으로 믿었습니다.
그런데 과학기술의 이면에는 오히려 인간을 죽음의 위기로 내모는 결과를 낳기도 합니다.
기술의 발달로 더욱 안전한 사회가 되었다기보다 더 심각한 위험이 곳곳에 도사리게 된 것입니다.
문명의 이기를 누리는 중에 잊고 살고 또 무관심하게 여기던 죽음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바로 내 앞에 다가와 있는 것을 깨닫는 순간 깜짝 놀라게 됩니다.
무엇보다 기술의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윤리의식과 그로 인한 환경파괴는 모든 인류의 죽음을 예견하게 합니다.
과거에는 이상 기후와 그로 인한 가뭄과 홍수 그리고 생산물 감소로 인한 식량 문제가 기술력이 없어 자연을 통제하지 못하는 저개발국가에 한정된 문제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그 영향이 전 지구적으로 미쳐 일명 선진국이라고 하는 나라도 같은 문제에 직면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주의 깊게 생각해봐야 해요.
기후변화는 일류 역사상 가장 큰 위협으로 과학자들은 지구가 기후 안전성이 깨지는 과정에 놓여 있으며 언제 어디서 닥칠지 모를 결정적 순간을 향해 가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기후 위기 해결에 필요한 논의는 이미 끝났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지구온난화는 이미 심각한 상태여서 모든 생명체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걱정하지만 이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들은 지금 당장의 만족과 편리만 생각하는 무분별한 일상을 살며 죽음이 인류를 위협하고 있어도 보지 못하거나 무시합니다.
그래서 이러한 문제점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실제 행동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들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나마 다행입니다.
개인을 넘어 지구적 차원에서 생각하기
스웨덴 출신 환경운동가 그레타 툰베리(Greta Thunberg)는 어린 나이이지만 환경에 대한 깊은 관심을 갖고 여러 곳에서 환경오염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습니다.
과학자들을 비롯한 전문가들이 말해도 관심이 없는 이 문제에서 세상을 구하는 세대의 핵심인물이 되었습니다.
유럽에서 2019년 노벨 평화상 후보로 지명이 되었고, 유럽 의회 선거에서 녹색당 의석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까지 받고 있습니다.
2018년 8월, 매주 금요일 스톡홀름의 의회 앞에서 ‘기후를 위한 등교 거부’가 적힌 팻말을 들고 시작한 1인 시위는 이후 2019년 3월 15일에는 133개국 160만 명의 청소년의 동참을 이끌어냈습니다.
심각한 탄소배출을 일으키기는 비행기를 타고 여행 가는 것을 수치스러운 일로 여긴다는 뜻의 용어가 스웨덴과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는 계기도 만들었습니다.
다음은 2019년 9월 23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UN Climate SUMMIT)에서 한 연설문의 한 구절입니다. 이때 한 연설은 세계 각국 지도자와 정상들을 질타해 큰 주목을 받았습니다.
“이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 위에 올라와 있으면 안 돼요. 저는 대서양 건너편 나라에 있는 학교로 돌아가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여러분은 희망을 바라며 우리 청년들에게 오셨다고요? (중략) 사람들이 고통받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죽어가고 있어요. 생태계 전체가 무너져 내리고 있습니다. (중략) 모든 미래 세대의 눈이 당신들을 향해 있습니다. 그리고 당신들이 우리를 실망시키기를 선택한다면, 우리는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입니다.”
대한민국에도 지구환경 위기에 깊은 관심을 가진 청소년들이 있습니다. 경기 파주 문산수억고 환경동아리 ‘해바라기’ 회원들은 2021년 10월 지구장례식을 진행했습니다.
기후위기가 이대로 계속된다면 지구를 잃게 될 수 있다는 절박함을 표현하는 퍼포먼스였습니다.
하지만 많은 청소년들이 몇 년 후에 닥칠지 모르는 재앙보다는 당장의 편리와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로 기후위기나 온실가스와 같은 문제에 무관심한 현실입니다.
그리고 아쉬운 것은 학교에서 환경교육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점입니다. 정부에서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에는 무엇이 있는지를 설명하는 정도에 그치고 있습니다.
그보다 정부가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나 환경부에서 마련한 기업이나 가정의 ‘탄소중립 실천 안내서’와 같은 구체적인 실천을 위한 정보 제공과 함께 체험 프로그램이 필요해 보입니다.
지구환경은 지금 세대만이 아니라 이후 세대도 함께 공유할 자산입니다.
이런 지구환경을 망가트리는 행위는 인간 모두를 죽음으로 내모는 가장 어리석은 행동입니다.
더 나은 기술로 더 큰 수익과 편안함만을 추구한다면 오히려 언제 닥칠지 모를 전 지구적 죽음의 위험 앞에 놓일 것입니다.
그래서 죽음의 문제를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아니라, 사회적인 차원에서 다가가는 안목이 필요합니다.
죽음의 문제는 나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닙니다.
스스로 건강을 잘 살피고 꾸준한 운동과 규칙적인 식생활로 자신을 지켜가는 개인적인 차원만 아니라, 지구적인 차원에서도 생각해야 합니다.
지구환경을 지키는 문제가 곧 나의 생명을 지키는 문제라는 것을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