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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아치우먼 Oct 02. 2020

어머니, 왜 이렇게 이중적이세요?

어떤게 진짜인지 나도 헷갈린다


1. 인 서울 &  근처 가까운 대학

고등학교 2학년 아들이 얼마전 코로나 1학기 성적표를 들고 왔다.

"잉? 수학이 왜 이래? 이렇게 해서 인서울 하겠어?"
그러자 여드름 투성인 아들이 내 목을 끌어안고는 조그맣게 귀에 속삭인다.

"어머니, 왜 이렇게 이중적이세요?"

"야! 내가 언제?"

"얼마 전에는 공부 안해도 된다고... 집 근처 가까운 대학 가라고 했잖아요?"

"어.. 음? 아니지, 인 서울 해야지?"

아들이 입꼬리를 올리는 특유의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이 어머니, 상당히 자주 이중적이어서... 매우 당황스럽네요. 언제는 대학이 인생의 전부가 아니라고 살살 하라시더니?

....... 끙, 내가 언제 그랬지? 그랬나?

"심지어 어젯밤에 그렇게 말씀하셨어요?"

그럴 때는 아들을 꽉 껴안고 궁둥이 두들겨 주며 위기를 모면하는 것이 최선이다

아들이 내 손을 피해 궁둥이를 쏙 내밀며,

"어머니, 또 이렇게 이중성을 숨기시려고..."

손이 쓰윽 아들 궁둥이를 더 탐욕적으로 더듬는다.

과도한 내 스킨십에 아들이 자동적으로 멀리 도망가 버린다. 성적표를 다시 보며 이래 갖고 인 서울은 안 되겠는데....



2. 흔들리는 여러 가지의 것들

라면은 몸에 해롭잖아. 먹지 마. 라면에 들어 있는 나트륨이 얼마나 나쁜데... 했다가 밥하기 싫을 땐 한 끼 먹어도 안 죽어... 그리고 라면 회사에서 이거 과학적으로 테스트 다 하고 만든 거래. 맨날 라면만 먹는 것도 아닌데 괜찮다니까.코로나 때문에 라면이 세계적으로 얼마나 불티나게 팔렸는데. 이 세계적인 걸 왜 안 먹어. 괜찮아 먹어도 안 죽어-했다가.


아들, 나중에 크면 결혼할 거야? 결혼하지 말고 엄마랑 같이 살자? 우리 아들 다른 여자한테 뺏기는 거 너무 싫어. 엄마랑 평생 같이 살자. 아들 너무 좋아,착한 늑대보다 어린 늑대가 좋아......했다가

아들이 뭐 필요 있니? 결혼하면 지 마누라밖에 모르는 종족인데... 너 결혼해서 아는 척하지 마라. 우리도 아는 척 안 할 테니까. 대신 용돈은 매달 보내 그것까지 안 보내면 양육비 청구 소송할 거야....

했다가


인 서울이 뭐가 좋니? 방값도 비싸고 물가도 비싸고가는 데마다 줄 서야 하고... 깍쟁이에 인간미라고는 개미 코딱지만큼도 모르는 동네가 서울이야.인 서울 나오나 지방대 나오나 취업 안되기는 매 마찬가진데 왜 돈 버려 가며 인 서울을 왜 해?... 했다가,

누구네 아들은 인 서울 해서 스카이 갔다더라. 말은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한양으로 보낸다는데 요 코딱지만 한 곳에서 젊음을 불태워 되겠니?

안 가는 거랑 못 가는 거랑 같아? 그래도 인 서울 해야지? 모두들 서울 서울 하는데 다 이유가 있겠지. 열공해서 인 서울 해라... 했다가.


역시 돈이 최고야. 돈 있으니 인간관계도 있는 거지. 돈 없어봐라 있는 사람도 다 달아난다. 니들도 이 담에 엄마 아빠 돈 없음 아주 구박할 걸? 노인네들이 왜 비싼 금고를 안방에 놔두는지 알아? 그 속에 금덩어리 있는 줄 알고 자식들이 효도 한데...

그러니까 돈이 최고야! ...: 했다가,

돈이 뭐 중요하니? 억만금을 줘봐라 사람이 만족해하는 줄 아니? 더 가지려고 바득바득 하는 게 사람이야. 돈 없으면 없는 대로 만족하고 사는 방법을 배워야지. 돈이 인생의 목표가 되면 너무 비참하지 않아? 결국은 돈도 사람이 만든 건데...돈을 위해 산다는 건 너무 물욕적이야. 엄만 그런 거 싫더라. 돈돈..그러지 마. 돈은 사는데 최소한의 필요조건이야... 했다가,


집은 왜 이렇게 어지럽니? 머리 말리고 머리카락 좀 주우라고 했더니 온 바닥에 머리카락이고? 제발 노트북은 안 볼 때는 전기코드 좀 빼놓으라고 했지? 봐라! 봐라! 딱 여기서 고대로 바지 벗은 흔적, 양말 골인 안 시키고 빨래 바구니 근처에 알밤처럼 던져 놓으면 그거 누가 치우냐고? 한번 먹은 물컵, 정수기 옆에 줄 세우지 말고 즉각 즉각 씻어서 말리라 했지?

그라고 한번 입댄 물컵, 두 번 세 번 먹어고 괜찮다고? 너희가 언제 그렇게 깨끗했다고? 했다가,


아이고~이쁜 똥강아지들... 어데서 요런 이쁘고 잘생기고 똑똑한 넘들이 왔노?  강동원이를 데리고 와봐라 내가 바꾸나? 김태희를 데리고 와봐라. 요것들 보다 이쁘나? 우쭈주... 우에 이리 이쁠고? 뭐... 뭐 묵고 싶노? 다 시키라. 전기코드 그거 안 빼도 된다전기세 얼마 나온다고. 머리카락? 쓸면되지 그게 뭐라고? 물컵...한번 먹고 씼어야지. 그람 코로나 시대 위생적으로 살아야지. 결혼? 그런 걸 왜 해? 엄마랑 평생 같이 살 건데...아이고 이쁜 것들.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절대로 너희들하고 안 바꾼다. 우쭈주... 쪼옥~ 했다가.



누가 뭐래 해도 2대 8, 쫘쫙! 나 오늘 바람 필거야! 어싸~어싸~ 미스트 트롯 노래 맞춰 신나게 엉덩이 흔들며 춤추며 기분 업되었다가...

어느 날은 피곤타 건드리지 마라. 음악소리 좀 낮추라고? 아파트 사는 거 모리나? 밑에서 올라온다고!!.... 했다가



아! 와 그라는데? 내가 그게 아니라고 했제? 이 아저씨가 나이를 묵더니만 판단력이 제로네 제로!

모르모 내가 시키는 데로 하든가? 꼭 자기 고집대로 하거든? 그라지 마라고!!!---> 따발총 따다따다따따따: 옥타브 7급 이었다가.

여봉~ 여봉~~~당신이 다리는 좀 짧아도 진짜 진국인 거 같다. 주변에 당신 같은 사람이 별로 없더라.

아이고, 착한 늑대쓰..... 요리 오봐~ 뽀뽀 해 줄게 했다가.




3. 이랬다 저랬다, 그랬다가 드는 생각

원래 사람은 다 이중적이다. 나만  그런 건 아니다.

나의 이중적성이 심각하게 혹은 사소하게라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입히지는 않는다

가족들은 이미 나의 이중적인 성향에 완벽하게 적응해서 각자의 대응능력을 갖고 있고, 자녀들의 정서는 비교적 안정적으로 형성돼 있다고 본다

이중적이었던 사람이 갑자기 하나의 모습으로 급변하면 오히려 삶이 피곤해질 수 있다




가치 있는 일을 하는 데 너무 늦었다는 건 없다

네가 되고 싶은 사람이 되거라

시간의 제약은 없어

네가 원할 때 언제든 시작하렴

너는 변할 수도 있고 혹은 그대로 있을 수도 있어

규칙은 없는 거니까

최고로 잘할 수도 있고 최고로 못할 수도 있어

난 네가 최고로 잘하기를 바란다

너를 자극하는 뭔가를 발견해내기를 바란다

난 네가 전에 느껴보지 못한 것을 느끼길 원하고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진 많은 사람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너 스스로 자랑스러워하는 삶을 살길 바란다

만약 이게 아니다 싶으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강인한 마음을 갖길 바란다.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중에서


....현재, 이것은 나의 명백한 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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