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mor vincit omnia.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by 두니

'Amor vincit omnia'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SNS 프로필에

오랜 시간 붙어 있었던 문장이다.
“Amor vincit omnia.”
내 삶의 표어처럼 따라다녔던 이 말.
짧지만 강렬한 이 문장은,
마치 오래된 주문처럼

내 삶의 구석구석에 스며들어 있었다.


처음엔 그냥 좋은 말이라 생각했다.
희망이었고, 바람이었고,
어쩌면 믿고 싶은 거짓말이기도 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이 문장이 나를 대신해

말하고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토록 많은 것을

포기해야 했던 시간 속에서도
사랑은,

내가 끝끝내 놓을 수 없었던

유일한 것이었다.


Amor vincit omnia.
사랑이, 나를 이겼고
그래서 나는, 지금 여기 살아 있다.


무엇이 그토록 힘들고 아팠는지
기억은 흐릿하지만,
그날의 무게는 마음에 여전히 선명하다.
나는 그 고통을 견디기 위해
이 말에 위로받아야만 했다.


그리고 오늘 문득,
그 위로가 필요했던

내 마음의 흔적을 따라가다
이 문장을 붙들고 있었던

이유를 깨달았다.


나는 사랑으로

모든 것을 이겨온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사랑은
내게 늘 어렵고 힘겨운 과제였다.


‘사랑’은
가장 극복하고 싶었던 것이면서도
늘 갈망하는 것이었다.


때로는
목숨 걸고 견뎌야 했던 시간 속에서
사람 때문에 더 다치고,
사람 때문에 더 무너졌다.


그렇게 생긴 상처를
미움과 분노로 덮으려 애썼다.
그 순간,
미워해야 내가 살 수 있을 것 같았지만
결국 미움은

나를 더 깊이 갉아먹고 있었다.


나는 알고 있었다.
미움을 털어내고
사랑을 다시 붙잡아야 한다는 것을.


그때
‘사랑’이 내게로 왔다.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이 아니라,
라틴어 한 문장처럼 조용히—
"Amor vincit omnia."


어딘가에서 들은 말이 아니라
그 순간,

하나님이 내게 주신 음성이었다.


속삭이듯 다가온 이 문장은
위로를 넘어

내 삶을 바꾸는 기준이 되었다.


사랑의 본질을 말하는

고린도전서 13장보다,
하나님이 내게 주신 말씀은

요한일서 4장 16절
"하나님은 사랑이시라."이다.


이건 문장이 아니라,
공식이다.
‘하나님 = 사랑’
명백하고 변하지 않는
절대 불변의 진리.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

그 사랑이신 하나님은
흙으로 지으신 나를 끝까지 사랑하셨다.


사랑은 단순한 감정이 아니었다.
흘러가는 상태도 아닌,
존재의 본질이었다.


하나님이 사랑이시고,
그분이 내 안에 계시다면,
나는 결국 사랑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


나는 여전히 사랑을 배우는 중이다.
목숨 걸고 견뎠던 날들 속에서
하나님은 내게

‘하나님 = 사랑’이라는 답을 주셨다.


이제야 안다.
극복이 필요한 게 아니었다.
그분 안에 거하는 것이 답이었다.


사랑은
내가 애써 해야 하는 행동이기 이전에,
내가 그 안에 머물러야 할 자리가 되었다.


하나님 안에 거하고,
사랑 안에 거하는 삶.
그 안에 머물 때
굳이 싸우지 않아도,
이미 이긴 삶을 살아갈 수 있다.


나는 여전히 ‘사랑’을 배우는 중이다.
하지만 이제는,
사랑을 품고 살아가려 한다.


그 사랑이
나의 방향이자,
나의 위로가 되길 소망하며.


Amor vincit omnia.
사랑은 모든 것을 이긴다.
Deus caritas est.
하나님은 사랑이시라.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