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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쉼표

-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 삶의 방해 -

by 두니

"아니야, 딱지야. 잠깐만~~!."

책 좀 읽어보겠다고 소파에 앉은 아침.

첫 장을 넘기기도 전에

내 손을 끌어당기는 작은 발.


"딱지야, 이것만 마저 읽자~ 응?"


고개를 갸웃갸웃

꼬리를 살랑살랑

티 없이 맑은 눈엔

물빛보다 맑은 고집이 담겨 있다.


'지금이요,

지금 아니면 싫다 고요.'


결국 책을 덮고

작은 순수에 시간을 건네줬다.


그 따뜻한 체온과 동그란 눈빛은

책 속 어느 문장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내게 전해준다.


예고 없이

불쑥 찾아온 삶의 방해는,

내 하루에 가장 아름다운 쉼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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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