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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뚱바오 Jun 17. 2024

매년 반복되는 연례행사. 살 빼기

어느덧 여기까지...

어릴 때부터 먹는 것을 유독 좋아했다. 오죽하면 어릴 때 사진 중에 동생과 나란히 누워 아이스크림을 먹다가 잠든 사진이 있는데 볼 때마다 할 말이 없다. 당시만 해도 집에 오븐이 있는 집이 귀했다.  어느 날 어머니는 귀한 오븐을 가져오셨다. 워낙 요리를 좋아 하시기도 했는데 그 때는 쉽게 먹지 못 했던 피자를 만들기 위해서 였다. 자식 입에 들어가는 것을 보기만 해도 좋아하셨던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 하고 피자며 빵을 구우셨고, 우리 형제는 굽고 만드는 족족 쉴 새 없이 먹었다. 그 덕에 먹성 좋았던 나는 초등학교 생활기록부의 몸무게를 매년 갱신시컸다.  

다이어트를 해야겠다고 인지한 것은 중학교 때인 것 같다. 남들보다 덩치도 크고 무엇보다 옷이 맞지 않아 불편했다. 주말이면 약수터로 달려가서 물을 떠 왔다. 운동이면 닥치는 대로 했다. 그렇게 해도 조금 빠지는가 싶으면 다시 제자리 찾기를  반복했다. 먹성 좋던 습관이 하루아침에 변하지 않았고 차곡차곡 쌓였던 살이 쉽게 빠지지 않았다.

고등학교 입학 때 맞춘 큼지막한 교복은 결국 몸에 맞춰졌다. 부모님은 고등학교 교복을 맞출 때 3년은 입어야 하니 크게 맞춰야 한다며 큰 치수로 주문을 하였다. 너무 크다고 불평을 했지만 안 된다며 허리사이즈를 10인치는 크게 말씀하셨다. 작아서 고생하는 것보다 큰 것이 낫다는 논리 셨다. 선견지명인가 그 교복은 3년 뒤 딱 맞았다.

매년 1월 다이어트를 결심한다. 이젠 연례행사가 되었다. 이 행사는 1월에 시작해서 짧으면 1월 길면 2~3월에 끝이 났었다. 올해도 어김없이 행사를 시작했다. 그런데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 결과 연초 몸무게에 비해 최근 7킬로는 빠졌다. 예전 옷이 헐렁하다. 못 입던 청바지가 맞고 라운드 티를 입으면 배불뚝이 되었는데 이제는 여유가 생겼다. 예전과 다른 점이라면 식단조절이 큰 부분을 차지한 것 같다. 아직 여유 부릴 때는 아니지만 작은 성취감을 맛보고 있다. 이번 연례행사는 연말까지 아니 계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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