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연 채 사라지는 사람들

by 지나


또 그 문이 열려 있었다.


카페 구석 자리에 앉아 있던 나는

등 뒤로 느껴지는 싸늘한 바람에

몸을 자동으로 웅크렸다.

아까 분명 누군가 들어왔다.

그리고 그대로 자리에 앉았지.

문은 활짝 열린 채로.


그 바람이,

딱 그 사람의 무심함 같았다.


문 하나 닫지 않았을 뿐인데

내 목이 뻣뻣해지고,

창밖 담배 냄새가 실내까지 들어오고,

슬슬 짜증이라는 공기까지 따라 들어온다.


나는 문을 향해 고개를 돌려본다.

혹시 돌아보려나?

혹시 눈치채고 일어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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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다.

그는 아주 평화롭게 라떼를 마시고 있다.

심지어 노래를 따라 흥얼거리는 것 같다.

너무나 자연스럽게.

너무나 자기 중심적으로.


결국 또 내가 일어난다.

문을 닫는다.

그 ‘누군가가 해야만 하는 일’을.

항상 그렇게 누군가가, 대신.


이건 카페만의 일이 아니다.

도서관에서도.

교실에서도.

병원 진료실 앞에서도.

누군가는 꼭, 문을 연 채로 사라진다.


그래서 그 뒤에 앉아 있던 사람이 일어난다.

찬바람을 막기 위해.

담배 냄새를 차단하기 위해.

밖의 떠드는 소리를 밀어내기 위해.


나는 묻고 싶어진다.

"그 문, 왜 안 닫으세요?"


정말 깜빡한 걸까?

그럴 수도 있겠다.

한두 번은.

그런데 자꾸 반복되면 그건 습관이다.

자기만 지나가면 끝나는 줄 아는 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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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는 건

몸을 뒤로 돌리고

잠깐 손을 뻗는 일이다.

길어야 3초?


그 3초가 아까운 걸까?

아니면

자신이 그걸 해야 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는 걸까?


어쩌면, 그들에겐

문이 '경계'가 아니고,

공간이 '함께 쓰는 곳'이라는 생각도 없는 걸지도 모른다.


나는 한동안 그들을 이해해보려고 애썼다.

‘성격이 덜렁거려서 그럴 수 있어.’

‘생각이 잠깐 딴 데 있었겠지.’

‘아, 환기하려고 그랬나?’


하지만 이상하게,

그들은 공기만 환기하고

자기 책임은 환기하지 않는다.


결국 문은, 또 누군가가 닫는다.

눈치 보고, 일어나고, 한숨 쉬면서.


오늘은 나였다.

내일은 또 다른 누군가일 것이다.


그리고 그 사람은,

문을 활짝 열어둔 채,

자기 세상으로 아무렇지 않게 걸어들어가겠지.


나는 이번에도

이해하려 했으나,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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