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뿌시기! 등 펴기!
어깨와 등 통증을 영혼의 단짝처럼 데리고 살아왔기 때문에 벗어나고자 하는 마음으로 한동안 상반신 운동에 집중했다. 이제는 통증과 거리감을 두고 싶었기 때문이다.
근력운동과 요가를 통해 등과 어깨를 쭉쭉 펴고, 쫙쫙 당겨댔다. 뻣뻣하게 굳어있던 어깨를 움직이자 너무 아파서 식은땀이 나고, 온몸에 소름이 끼치는 느낌이 드는 적도 많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주 동안 참고 버티다 보니 예전처럼 엉망진창인 모습(이전 글: 헉, 헉, 살려주세요.)은 조금 줄어들었다. 우리가 흔히 컨디션이라고 표현하는 몸의 상태가 좋아진 것도 느낄 수 있었다. 이것을 확신하는 이유는 웬만한 일로 짜증 나는 횟수가 줄고 감정조절이 조금 더 편해졌기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어깨와 등 운동에 집중한 후로 밖에 나가면 사람들의 어깨에 시선이 가기 시작했다. 그동안은 사람들의 얼굴이나 패션을 주로 봐왔지만 말이다. 학교 학부모들의 어깨, 성당에서 기도하는 사람들의 등, 물건을 사기 위해 줄 서있는 사람들의 어깨. 직장에서 마주치는 사람들의 등.
‘저 사람은 어깨가 많이 굽었네…’, ‘저 사람은 자세가 진짜 반듯하네. 예쁘다.’ 주변을 둘러보며 사람들의 어깨만 보다 보니 어떤 모양의 어깨가 바르고 예쁜지, 어디를 운동해야 하는지 알 것 같았다.
‘제삼자가 보면 나도 이런 모습이겠지?’ 왠지 굽은 어깨와 등의 모습은 나를 보는 것 같아서 감정이입이 됐다. 하지만 ‘도를 아십니까’의 분들처럼 모르는 사람에게 다가가 ‘저기요... 제가 어깨. 등 운동을 하고 있는데, 저랑 같이 운동하실래요?’ 할 수도 없는 일이었다. 다른 이들에 대한 오지랖은 살짝 접어두고, 내가 가진 몸의 문제에 다시 집중하기로 했다.
나는 여전히 매일 저녁이면 운동을 한다. 보통은 'Upper-Body Release Flow', 'Shoulder & Core Essentials', 'Upper-Body Blast'처럼 어깨 뿌시기, 등 펴기 등의 상체 운동에 집중하고, 근육통이 올 때는 하체 운동으로 바꿔서 운동을 한다.
아직도 바들바들 떨리는 어깨와 등을 운동을 하는 것은 정말 하기 싫은 루틴이다. 여전히 수업 중에 화를 냈다가, 부탁을 했다가 중얼거리며 운동을 한다. 하지만 이 시간을 잘 참고 넘겨보려고 한다.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계속해 나가자고 다시 한번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