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시드니 카페 13
오페라 하우스의 서쪽에 The Rocks라는 동네가 있다. 시드니 하버 브리지와 연결되는 동네여서 이곳에 가면 브리지를 걸어 올라갈 수 있고, 반대쪽 Luna Park 뷰가 보이는 언덕(observatory Hill Park)에도 올라가 볼 수 있다.
골목 구석구석으로 분위기 좋은 올드펍과 레스토랑도 모여있다. 저녁에는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들과 그에 맞춰 몸을 흔드는 사람들도 있고, 아침에는 야외 테이블에 앉아 햇볕을 쬐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도 많다.
내가 찾아간 곳은 La Renaissance Patisserie and Cafe이다.
입구에 들어서니 불어로 대화를 나누던 직원 두 명이 영어로 인사를 건넨다.
내가 즐겨 먹는 아몬드 크로와상을 비롯해 몇 가지 빵과 커피를 주문했다. 어디서 먹을 건지 물어보길래 밖에 있는 테이블이라고 대답했는데, 알고 보니 매장 안쪽으로 정원같이 꾸며둔 넓은 공간이 또 하나 더 있었다.
주문한 빵과 커피가 나왔다. 원래 소이라테는 우유의 특성상 라테아트가 힘들다는 것은 알고 있었다. 그래서 라테 아트는 크게 신경을 안 쓰고 마시는 편인데, 오늘 라테아트는 너무 귀여워서 미소가 나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카페는 맛이 참 좋았다. 빵은 아삭함과 부드러움이 동시에 느껴지고, 달콤함도 지나치지 않는다. 커피도 부드러움과 원두의 진함이 잘 어우러져 빵과도 잘 어울린다.
금세 비워진 플레이트를 보고, 다시 들어가 몇 가지를 더 주문했다. 그 사이에도 빵과 커피를 사려는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다. 간단하게 먹으려고 했던 아침이 풍성해지고 있었다.
여름의 아침이라 햇살은 따뜻하고, 바람은 시원하다. 그곳에 앉아 맛있는 커피를 마시고 있으니 기분이 좋아진다. 일어나려는 길에 가져갈 커피 한잔을 더 주문했다. 직원이 건물 뒤로 가서 픽업하라고 말한다.
‘건물 뒤?!’ 건물 뒤로 돌아가니 주문한 커피를 픽업할 수 있는 창문이 있다. 그리고 몇몇 사람들도 골목에서 커피를 기다리고 있다. 코비드 19처럼 비대면 시에도 사용 가능할 것 같은 시스템이었다.
다시 돌아가는 길, 시간이 가능하다면 이곳에 한번 더 들러야겠다고 생각했다. 맛과 분위기가 모두 멋진 이곳. 좋은 기억 오래 기억해야겠다.
서치를 통해 누구나 확인 가능한 카페의 정보보다 그날, 그 시간대에서 내가 느낀 카페의 분위기를 주로 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