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끝났다.
낯선 공기 속에서 길을 묻던 순간도 예고 없이 일어난 일들에 미소 지었던 순간도 모두 지나갔다.
비행기에서 내리니 익숙한 도시의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빠른 걸음의 그들은 어디로 인지 바쁘게 흘러갔다.
나는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수천 년의 시간을 통과해 온 돌길과 거리마다 겹겹이 쌓인 역사가 과거와 현재를 이어주는 곳.
폼페이의 잿빛 거리에서 들려오는 고요한 울림.
아말피와 카프리 푸른 바다의 고요.
로마의 돌바닥을 밟으며 느낀 시간의 깊이.
피렌체의 우피치 미술관에서 마주한 눈빛들.
그 모든 장면들은 사라지지 않고 내 안에 남았다.
사진으로는 담을 수 없는 온도와 감정 그리고 소리와 향기들이...
로마를 걷는다는 건 과거를 품고 현재를 살아내는 일이었다.
나는 로마에서 오래된 것의 아름다움을 배웠고 오늘을 살아가는 나의 삶 역시 그 어느 유적보다 소중하다는 걸 알게 되었다.
낯선 곳에선 그 길을 끝까지 마주할 수도 있고, 그 끝을 얼마 남겨주지 않고 돌아서야 할 때도 있다. 우리들 인생과 참 많이 닮아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이 인생이라 생각한다.
여행은 끝났지만 나의 이야기는 시작되었다.
여행의 여운은 나에게 새로운 시선을 열어주었다.
여행은 끝났지만 그곳에서 본 풍경과 만난 사람들 그리고 느낀 감정이 일상 속에서 계속 살아있음을 느꼈다. 돌아와서 마시는 커피 한 잔에도 길가의 햇살에도 여행지에서 느꼈던 감각이 겹쳐 보이게 되었다. 비로소 나는 새롭게 보는 눈을 가진 채로 살아가게 되었다고 믿는다.
진짜 여행은 돌아온 후에 시작되었다.
여행 중엔 풍경과 일정에 몰두하지만 돌아와서야 비로소 그 의미를 곱씹게 되었다. 사진을 정리하거나 가까운 이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그때 몰랐던 감정과 깨달음을 발견하는 과정이 ‘두 번째 여행’이 되었다.
나의 삶이 여행의 연장이 되었다.
물리적인 이동은 끝났지만 마음의 여정은 계속되었다. 여행이 준 용기나 설렘이 일상 속 선택과 행동에 스며들면서 나는 여전히 길 위에 있는 사람으로 살아가게 되었다.
이제 나는 내 삶을 조금 더 천천히 조금 더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게 되었다.
"Ciao (챠오) 이탈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