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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 Jan 13. 2019

플라스틱제로 빵집



여기에 주민센터가 있다는데







왜 안 보이지??





이상하다





여기가 아닌가???







아 아! 여기가 아니고 다음번 골목이었어!
잘못 왔어. 저쪽으로 더 내려가자.






오. 근데 저 예쁜 가겐 뭘까. 커피숍인가?







빵집이네. 저런 작은 빵집이 맛있는데. 이렇게 준비없이 맛있는 가게를 만나다니.






아니야 그냥 가자
이번달 간식비 거의 다 썼어
가던 길이나 계속 가자    
뭘 사러 나온 게 아니라서 반찬통도 없잖아




VS




식빵식빵 ~
폭신하고 촉촉한 빵 많을텐데
여기를 언제 또 와보겠어?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서









가게로 들어갔다.







   
 어쩔 수 없지. 오늘은 비닐 써야지 뭐.







오와 맛있겠다...






   
그래도 포장이 안 되어 있어서 좋네.






-주문할게요
우유식빵이랑 버터프레첼이요
따로 말고 하나에 같이 담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빵은 먹기 편하시게 썰어 드릴까요?


-네







이렇게 오늘도 비닐을 쓰는구나. 빵 포장비닐만큼 아까운 게 없는데.       





헉!! 아닌데?!!
오늘 플라스틱제로하겠는데!!!!










제빵사님이 꺼낸 건 비닐이 아닌 노란 종이봉투!!






"어머
종이 봉투를 쓰시네요?!
정말 좋아요
안그래도 비닐 적게 쓰려고 하거든요!"








아, 네 ^^






"저희도 비닐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대신 아무래도 종이다보니까
가져가서 드시고 혹시 남는 빵은
다른 통이나 비닐에 옮겨 담아두시는 게 좋아요."






"네네"
(그럼요 일도 아니죠)



    


가게를 둘러보니, 개량제라는 것도 안 쓰시는 걸 알게 되었다.
여쭤보니 그걸 넣으면 빵이 짧은 시간에 크게 부푼다고 하신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기다려서 만든 자연스럽고 건강한 빵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기분좋게 인사하고 나와서 빵을 열어봤는데







아이 예뻐라~ 종류가 다른 빵은 종이에 한번 더 싸주셨네







이날 정말이지 감동이었다.
들어가길 잘 했어. 낯선동네에서 이리도 기분 좋은 경험을! 반찬통 없이 빈 손으로 와도 되고 세상 촉촉 맛까지 좋다.






제빵사님 덕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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