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 주민센터가 있다는데
이상하다
아 아! 여기가 아니고 다음번 골목이었어!
잘못 왔어. 저쪽으로 더 내려가자.
오. 근데 저 예쁜 가겐 뭘까. 커피숍인가?
아니야 그냥 가자
이번달 간식비 거의 다 썼어
가던 길이나 계속 가자
뭘 사러 나온 게 아니라서 반찬통도 없잖아
VS
식빵식빵 ~
폭신하고 촉촉한 빵 많을텐데
여기를 언제 또 와보겠어?
나는 왔던 길을 되돌아서
어쩔 수 없지. 오늘은 비닐 써야지 뭐.
그래도 포장이 안 되어 있어서 좋네.
-주문할게요
우유식빵이랑 버터프레첼이요
따로 말고 하나에 같이 담아 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빵은 먹기 편하시게 썰어 드릴까요?
-네
이렇게 오늘도 비닐을 쓰는구나. 빵 포장비닐만큼 아까운 게 없는데.
"어머
종이 봉투를 쓰시네요?!
정말 좋아요
안그래도 비닐 적게 쓰려고 하거든요!"
"저희도 비닐 쓰지 않으려고 하고 있어요"
"대신 아무래도 종이다보니까
가져가서 드시고 혹시 남는 빵은
다른 통이나 비닐에 옮겨 담아두시는 게 좋아요."
"네네"
(그럼요 일도 아니죠)
가게를 둘러보니, 개량제라는 것도 안 쓰시는 걸 알게 되었다.
여쭤보니 그걸 넣으면 빵이 짧은 시간에 크게 부푼다고 하신다.
천천히 시간을 두고 기다려서 만든 자연스럽고 건강한 빵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
기분좋게 인사하고 나와서 빵을 열어봤는데
이날 정말이지 감동이었다.
들어가길 잘 했어. 낯선동네에서 이리도 기분 좋은 경험을! 반찬통 없이 빈 손으로 와도 되고 세상 촉촉 맛까지 좋다.
제빵사님 덕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