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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아야! 10화

수술 후에 치매가 온 것 같아요.

by Orthodocs

섬망 관리법


1. 낮밤이 바뀌지 않도록, 낮잠은 되도록 피하고 햇빛을 보여주세요.


2. 가까운 가족 등, 평소 환자와 익숙한 분이 함께 있는 것이 도움이 돼요.


3. 회복되지 않고 서서히 진행하는 치매와 다르게 빠르게 나빠지고 갑자기 어느 날 회복되는 증상으로 나타나요.


4. 시간, 장소, 사람을 헷갈려해요. 익숙한 사람이 한 번씩 정확한 시간과 장소를 알려주는 것이 좋아요.


5.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는 갑자기 소리 지르고 집에 가겠다고 일어나려고 하기도 해요



환자 보호자가 수술 후에 치매가 온 것 같다며 치매검사를 요청하는 경우가 있다. 치매는 보통 서서히 나빠지는 만성질환의 일종으로,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는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다. (치매의 여러 종류 중 하나인 혈관성 치매는 계단식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인지능력이 갑자기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한편 치매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섬망은 수술 후에 흔히 발생하는 합병증 중 하나이다.


'섬망'이란 인지 능력이 떨어지는 정신 증상의 일종으로, 고령의 환자에게서 전신 컨디션이 나쁘거나, 스트레스 상황(낯선 환경, 통증, 염증, 마취, 수술 등)에 처했을 때 쉽게 발생한다. 시간, 장소, 사람을 잘 인지하지 못하며 화를 쉽게 내고 폭력적 성향도 보이는 양상으로 나타나며, 언뜻 치매와도 비슷해 보인다. 하지만 치매와는 몇 가지 구분되는 특징이 있다.


우선, 뇌 자체에 이상이 생겨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 치매와의 근본적인 차이점이다. 치매는 뇌 자체의 변화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인지기능 장애로, 치료를 통해 최대한 나빠지는 속도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 목표이며, 다시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는 것이 어렵다. 한편, 섬망은 뇌 자체의 문제가 아닌 다른 원인에 의해 발생한 2차적 문제이기 때문에, 원인을 교정해주면 다시 이전 기능으로 회복될 여지가 있다.


치매는 하루 중의 차이가 없이 장기적으로 점점 악회 되는 질환인 반면, 섬망은 낮에는 괜찮다가 밤에 더 심해지는 모습이 흔히 관찰된다. 덧붙이자면, 섬망의 경우 밤에 잠들지 않고 소리를 지르거나, 침대에서 나오려고 무리하게 움직이다 낙상하는 등의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사고의 방지뿐만 아니라 시간에 대한 인지능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도 낮잠을 최대한 지양하고 밤에 자도록 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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