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화장터로 관을 보내기 전, 인사할 시간은 너무나 짧았다.
할머니도 딸들도 아들들도 모두 울었다.
마지막 인사 전 다들 미리 “휴지 챙겼어? 손수건 줄까?”라며 한 손에는 눈물을 닦을 무언가를 쥐었다. 나는 군인인 사촌동생이 먼저 떠나면서 주고간 흰 장갑이 있었는데 이걸로 닦으면 되겠다며 동생에게 장난을쳤다. 근데 정말로 그걸로 닦게 될 줄이야. 이제는 눈물이 나오지 않을 줄 알았는데. 모르겠다, 인간의 몸은 왜 70%가 물인가. 흘릴 수 있는 물이 너무 많지않은가.
관에 손을 올렸다. 마지막 인사란다.
“할아버지 잘 가세요.
사랑했어요.
제가 많이 사랑했어요.“
아 인사할 시간이 너무 짧다.